본문 바로가기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원동 순매원 매화 나들이, 팝콘냄새가 난다

by 실비단안개 2017. 2. 13.
728x90

2월 12일

양산 원동 순매원에 다녀왔습니다.

순매원에는 설중매가 있기에 한겨울에도 꽃을 피우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검색을 하니 백매와 홍매가 피기도 했습니다.

10년도 더 전에 부산역에서 대구행 열차를 타고 구포를 지나는데 열차아래로 하얀 꽃들이 마치 팝콘을 흩뿌린 듯 피어 있었기에 대구에 도착하여 지인들에게 막 자랑을 했습니다. 그꽃은 하얀 배꽃이었으며, 친정의 밭에 매화나무가 있었지만 그때는 사진을 찍지 않았기에 꽃이 피어도 핀 줄 몰랐고 꽃이 져도 계절이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른 어떤 이들보다 먼저 계절을 느끼며 가끔이지만 꽃을 찾아 나서는데, 해가 바뀌면 가장 먼저 피는 꽃이 매화며 찾아가는 꽃 또한 매화입니다.

오래전 달렸던 구포쪽으로, 열차가 아닌 승용차로 낙동강을 따라 원동 순매원으로 갔습니다. 1시간 10분 소요.


순매원 윗쪽 도로는 원동 매화거리라고 칭할 만큼 원동에는 매화가 많으며 매화 축제도 있습니다. 매화하면 광양이 먼저 떠오를 테지만 전국의 매화군락중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곳은 양산이며, 여러마을에서 매화축제가 열리는데 그중에서 원리의 순매원 매화축제가 가장 먼저 열립니다.



순매원 윗쪽에는 작은 쉼터가 있는데 정자와 멋진 소나무도 있고 장승도 있으며, 홍수진 시인의 시비가 있습니다. 강마다 역마다 그에 얽힌 시가 있다시피 하는데 요즘은 옛날같지 않기에 옛날에 쓰여진 그런 시가 나오지 않을 듯 한 시대입니다. 우리는 화장실옆에 주차를 한 후 푸른 바다같은 낙동강을 잠시 구경했습니다.



경부선 원동역 / 홍수진


우리는 그때 부산역에서 같이 떠나,
완행열차가 서는 곳,
경부선 원동역에서 헤어졌다.
1969년

무거운 짐 진 그대 영혼 멀리 떠나거라
우리 헤어질 때
빈 들에는 어둠이 더욱 넓게 번지고
강물도 고여 멎었다

소리 없는 강물처럼 행렬 속으로
사라지던 그대, 뱉는 침
저주처럼 가라고 말하지만
역사(驛舍)에는 빛이 고이고
흐린 불빛은 나의 절망이었지

떠나가는 것에 대해
다시는 추억하지 않으마. 언약처럼
떠나거라 떠나는 길
이승의 끝이랴

휘어진 길 돌아서 가는 열차의 불빛
삼랑진, 낙동강변으로
이어진 길
추억이 아득할수록 그날의 불빛은 살아
차라리 따스하고 아름답다

그대 떠난 후 남아 있는 것
시 한 줄의 아픔 뿐,
너무 늦은 눈물로 내 다시 찾아 오마



시비에 새겨진 <경부선 원동역>은 홍수진 시인이 20세 되던 해인 1969년에 쓰여진 시라고 합니다.

홍수진 시인의 삶과 발자취입니다.

홍수진 시인은 철길이 아름다운 원동면 원리 출생으로 원동초등학교를 나와 대신중, 동성고, 서라벌 예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으며 유년은 양산에서 20대는 부산을 거쳐 울산에서 DJ, 팝칼럼니스트로 활동하다 포항으로 옮겨 극단 '은하극장' 멤버로 연극활동을 하였습니다

포항에 머물 당시인 1977년 영일만의 오두막에 살면서 음악다방 DJ로 있을 때, 부산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가수 최백호와 영일만에서 검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밤새 소주잔을 나누다 만들어진 노래가 '영일만 친구' 이며, 그 노래의 실제 주인공이 다름아닌 홍수진 시인이라고 합니다.



매화 만나러 갑니다. 낙동강과 철길과 순매원입니다.



봉오리를 잔뜩 단 매화나무 아래에 예전에는 없었는데 청마의 '행복'이 있었습니다.


행복 /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로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뜻한 연분도
한 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순매원은 매화잔치를 위해 분주했습니다. 하여 방해가 될까봐 인사도 드리지 않고 사진만 찍었습니다. 물레방아가 봄이 온다고 힘차게 돕니다.



일찍 핀 홍매와 백매가 얼거나 시들었습니다. 그래도 아쉬움에 몇 컷 담았습니다. 많이도 피었습니다.




죽은 듯 한 가지에서 어쩌면 이런 향기를 가진 꽃이 필까요. 누가 때를 알려주는 것도 아닌데 꼭 이맘때면.













순매원에서 나와 순매원 윗쪽에 하얗게 핀 매화를 만나러 가는데, 1박 2일이 '봄꽃 기차여행'이란 주제로 순매원에서 촬영했다는 안내가 있었습니다. 더 이상 유명해지면 안되는데 1박 2일이 일을 쳤군요.



순매원 한 켠에 커피집이 생겼으며 자리가 꽉찼습니다. 낙동강을 배경으로 젊은 연인들이 많이 오갔으며 낙동강과 함께 풍경이 되기도 했습니다.



커피집 옆엔 매화국수집이 생겼더군요. 오전까지 강추위로 손이 얼얼 했으며 얼라아부지는 추워서 차에 있었고 혼자 다녔기에 국수 맛은 못 봤습니다. 풍경 좋은 곳에 이런 음식점과 카페가 생기는 게 달갑지 않은 1인입니다.



한 그루가 유난히 꽃을 많이 피웠으며 주변의 매화나무도 꽃을 열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 량짜리 기차가 빠앙하며 쌩 지나갔습니다.



드디어 긴 기차가 오고 있습니다. 몇 컷을 계속 찍었습니다. 붉은색이면 더 어울릴텐데 얼라아부지가 기다리기에 무작정 다음 기차를 기다릴 수 없어 기차를 보내고 매화와 잠시 놀았습니다.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 들었는데 아이를 동반한 가족도 있으며, 장모님을 모시고 매화 나들이를 한 사위도 있고, 젊은 연인도 있었으며 젊은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젊은 처녀가 말을 합니다. 매화에서 향기가 난다, 팝콘냄새다, 팝콘냄새 같지 않냐고.

매화향기를 딱 이것이다라고 단정할 수 없었는데 팝콘냄새라는 말을 듣고 보니 팝콘냄새같기도 했습니다.

생김도 꽃받침까지 팝콘이지요.









되돌아 주차한 곳으로 왔습니다. 순매원 매화잔치 안내가 도로변에 걸려 있었습니다.

순매원 13돌 매화잔치는 2월 25일~ 3월 26일까지이니 한 달 넘게 잔치가 이어지는군요. 매화축제보다 잔치라는 말이 더 향기롭고 풍성하게 들립니다. 순매원에서는 매실차와 고추장, 된장 등을 판매하는데 잔치기간에는 할인을 한다고 합니다. 지금 꽃봉오리가 한창 여물었으니 보름쯤이면 완전 만개하지 싶습니다.


순매원(055-383-3644)

     도로명 : 양산시 원동면 원동로 1421

     지번 : 양산시 원동면 원리 1102-1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