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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진해 풍경

기도도량 천웅사 해수관세음보살에 끌려

by 실비단안개 2017.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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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8일

바람이 살짝 불긴 했지만 오후 볕이 따사로웠습니다. 수도로 가는 넓은 매립지에 골프장이 건립중이었기에 빙빙 돌아 수도마을까지 다녀 나와 웅천으로 가는데, 산자락에 해수보살님이 멀리서도 알 수 있을 정도였기에 해수관세음보살에 끌려 웅천으로 갔습니다.

오래전 갔던 사찰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사찰은, 백일마을까지 가서도 길을 찾지 못 해 다시 내려오는 길, 도랑가에 큰나티나무가 있고 '동천'이라는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도랑을 건너 매화꽃이 군데군데 핀 산길을 따라 얼마간 올라가니 작은 사찰이 나왔습니다.

기도도량 천웅사. 웅천, 천웅사.

봄이 오고 있는 계절이다보니 절집은 조용했으며, 푸른식물이 많은 계절이 아니다보니 좀은 삭막한 느낌이었습니다만 조용히 싸안듯 포근했습니다. 우리도 조용히 사찰 마당으로 들었습니다.



천웅사가 있는 산이 수미산이라고 하는데 천웅사 바로 아래까지 텃밭들이 이어져 있었고 홍매와 백매가 다투어 향기를 뿜고 있었는데 천웅사 입구에도 매화가 피어 있었습니다. 매실의 효능이 알려진 후 매화가 흔하니까요.



천웅사에서 특이한 건 작은 돌탑이었습니다. 담장 사이사이에 작은 몽돌을 몇 개씩 올려두었는데 세상을 둥글게 살라는 뜻인지 보기에 좋았습니다. 사찰 군데군데에 돌확이 있었는데 아마 수련이나 기타 수생식물이 자라는 터인 듯 합니다.



산자락이다보니 볕이 아주 좋았기에 천웅사 마당에서 찾은 봄입니다.



법당건물은 단조로웠고 주변은 정갈했는데 이 화분에선 조금 더 있으면 새싹이 나오겠지요.



큰법당. 보통 사찰의 큰법당의 당우를 대웅전(大雄殿) 또는 대웅보전(大雄寶殿)이라고들 하는데 여긴 한글로 '큰법당'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새로우면서 좋았습니다. 글씨체도 시원한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당우뿐 아니라 주련도 한글입니다.

공양간 앞에서 스님을 만나 차를 마시며 왜 큰법당이냐고 여쭈어보니, 모두들 읽어 보라고 한글로 썼다고 했습니다.




큰법당 내부입니다.




큰법당에서 내려다본 웅천읍내와 들과 지금 분양중인 아파트들입니다. 아파트 뒷쪽의 좀 평평한 산이 남산이며 웅천왜성이 있습니다.



큰법당 뒤로 사찰 공양을 책임지고 있는 장독이 대숲에 싸여 있으며, 해수관세음보살에게로 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천웅사 불사공덕비입니다. 2000년에 건립되었으며, 큰법당은 2006년, 해수관세음보살은 2014년에 건립되었는데 전통사찰은 아니었지만, 큰법당의 연등을 보면 신도가 많은 듯 했습니다.



수도에서 넘어오는 고개에서 보였던 해수관세음보살입니다.

해수관세음보살은 관음보살로 불리기도 하며, 해수관세음보살은 누구나 성심으로 기도하면 하나의 소원은 꼭 들어주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바다를 향한 관음보살을 해수관음보살이라 합니다.

해동 용궁사와 남해 보리암, 여수 향일암에 해수관세음보살이 있기도 했는데 모두 바다를 향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천웅사에서 바다가 보일까요.



해수관세음보살앞에서 보면 사진 오른쪽 가운데쯤에 바다가 보입니다. 진해만이지요.



오른쪽을 보면 백일마을로 가는 도로와 농경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해수관세음보살옆으로 저수지가 있는데, 천연 용왕당이라고 하며 방생 행사가 있기도 한다고 합니다.



요사채겸 사무실입니다. 옆으로 마당한켠에 공양간이 차려져 있었는데 마침 스님이 계셔서 잠시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악기를 다루며 찬불가를 직접 짓고, 일요일마다 법회를 한다고 했습니다. 스님은 토굴에서 30년간 생활을 했으며 세상에 나온지 이제 18년째라고 했습니다. 포근했고 안락했던 사찰에 대한 이미지가 좀 무너지는 듯 했는데 이건 저만의 생각일 겁니다.



공양간 앞의 돌확에서 생명이 꿈틀거리고 있었습니다.




천웅사의 텃밭입니다.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듯, 웬만한 사찰에서는 텃밭농사를 하고 있습니다. 세대가 젊어지다보니 무신자가 많은데 그러다보니 사찰을 찾는 이들은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이나 참신도와 여행가 내지 광광객이 대부분인데, 이는 갈수록 작은 사찰의 생계가 어려질 수도 있을 겁니다.



매화향기를 우리가 뿌리고 다니는 듯 한 산길을 내려왔습니다. 야무진 텃밭에서 농군이 땅을 팝니다. 마늘밭의 페트병은 뭔가요?

두더지 예방용입니다. 아~

매화나무 아래의 더덕을 옮겨심기 위해 캐고 계신답니다. 우리도 텃밭일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돌아 다니기만 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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