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
무릎과 어깨가 아프다는 양반이 퇴근만 하면 텃밭으로 갔습니다. 좀 쉬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습니다. 쉰다고 누가 대신 텃밭일을 해 주는 게 아니다보니까요. 반면 저는 퇴근하면 집안 청소하고 저녁준비를 하기에 아직은 텃밭에 갈 여유가 없기에 주말과 휴일에만 가고 있습니다.
12일 일요일, 아침식사 후 설거지를 하고 늦게 텃밭으로 가니 텃밭입구가 정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큰비라도 내리면 흙이 쓸려 내려와 출입문을 막곤 했거든요. 위엔 섬초롱꽃이 있으니 아래도 텃밭의 꽃을 솎아 심어야 겠습니다.
텃밭농사 첫 해에 만든 계단의 나무가 썩어 내려앉다보니 손을 봤습니다. 밭이 계단식이다보니 계단이 좀 많은데 철근을 박아 나무판을 끼워 흙으로 메웠습니다. 처음 만들었을 때는 참 서글펐는데 이제 완전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계단을 만들고 옮겨 심은 맥문동도 많이 번식을 했고요.
더덕 지지대 뒤로 잡풀이 많았는데 모두 걷었으며, 여주 지지대의 마른 덩굴도 말끔하게 정리가 되었습니다. 우렁가시가 다녀간 듯 했습니다.
참 포도덩굴도 정리를 했더군요.
농사 준비라고 하여 꼭 밭만 손을 보는 게 아니라 손을 볼 게 많은데 저는 꽃밭에 쪼그리고 앉아 꾀를 내는 편입니다.
텃밭의 우렁각시가 가죽나무를 자르고 있습니다. 곧 가죽의 새순이 날텐데 가지가 높으면 따기가 힘이 들거든요. 오래전 부터 농사를 지은 사람처럼 동네에서 소문이 날 정도로 일을 참 잘 합니다.
그래도 매화가 만발하지만 매화나무 가지치기를 하지 않았는데 일주일 동안 일을 얼마나 했을지 내일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렁각시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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