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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고향 이야기/벚꽃 · 웅천요(熊川窯)

진해역에서 중원로타리까지 벚꽃길 걷기

by 실비단안개 2017.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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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

진해역을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북원로타리쪽을 보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지금 진해는 벚꽃폭탄을 맞은 듯 하기에 어디나 벚꽃이 피어 있습니다.


제 55회 진해 군항제 달빛아래 진해의 골목은 벚꽃으로 빛나고…

2017년 4.1~4.10


뉴스에서 그럽니다. "경남 창원에서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봄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 …"

그냥 진해 군항제라고 하면 안 될까요?



횡단보도를 건너니 마약 옥수수 포차가 있었습니다. 군항제 기간에 여기저기서 많이 보는 풍경입니다. 평소 진해에는 이런 포차가 없거든요. 제발 드신 후 쓰레기 처리 좀 해 주세요.



벚꽃화관 머리띠를 한 이가 지나가기에 돌아 서서 찍었습니다. 예뿝니다.



진해 교동짬뽕, 문을 연지 얼마되지 않는 짬뽕집인지 입구에 리본을 단 화분들이 있었습니다. 한 번 가서 먹어주어야 겠습니다. 영해루나 신생원, 진해루처럼 유명해지기를 바람합니다.



벚꽃나무를 올려다보고 한 컷 찍었습니다. 곧 비가 내릴듯한 날씨였습니다.



진해에는 큰교회가 많은데 진해교회쪽에 유난히 붉은색을 띤 벚꽃이 환하게 피었기에 찍어 주었습니다. 옆의 동백도 좋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넜습니다.



벚꽃은 색상이 좋은데 동백은 많이 피어 그런지 영양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벚꽃도 많이 피었고 동백도 많이 피었습니다.




뒤돌아보니 진해역이 보입니다. 진해역에서 쭉 내려가면 중원로타리입니다. 군항제 행사가 진행중인 진해 시가지는 거리가 고만고만하기에 걸어서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오죽하면 꽃잎 한 장 둘레만한 동네라고 했을까요.


진해 / 강세화

 

꽃잎 한 장 둘레만한 동네
꽃잎 한 장 일어나 춤추고 있다.

 

꽃잎 한 장
파도 타고
꽃잎 한 장
산마루서 바다를 보고 있다.

 

부드럽고
부끄럽고
아름다운
꽃잎 한 장.

꽃잎 한 장에 하늘이 지고
꽃잎 한 장은 내 안에 있다.
(문학동네, '나는 가끔 진해로 간다'에서)



이 거린가 저 거린가, 흑백을 가려는데 언제나 골목이 헷갈립니다. 마침 소방서가 보였기에 소방서쪽으로 가서 아래로 살짝 걸으니 문화공간 흑백이 보였습니다. 벚꽃이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었습니다. 초록색 지붕과 흑백간판과 벚꽃이 잘 어울리지요.




군항제 홈페이지에서 본 『소풍유락 벚꽃 아래 설레임』 안내가 있기에 더 가까이 찍었습니다.



소풍유락 행사 중 두 가지를 흑백에서 합니다.

Romance in 흑백과 음악과 함께 하는 故 유택력 화백 추모기념회 및 특별연주회입니다. 좋은 프로그램 같으니 설레임을 숨기고 가 보셔요. 개인적으로 흑백의 시인들이 당겼지만 텃밭일로 저는 못 갔는데 행사는 군항제 기간 내내 이어집니다.


흑백다방 / 정일근

 

오래된 시집을 읽다, 누군가 그어준 붉은 밑줄을 만나

그대도 함께 가슴 뜨거워진다면

흑백다방, 스무 살 내 상처의 비망록에 밑줄 그어진

그곳도 그러하리

 

베토벤 교향곡 5번 C단조를 들을 때마다

4악장이 끝나기도 전에

쿵쿵쿵 쿵, 운명이 문을 두드리며 찾아와

수갑을 차고 유폐될 것 같았던

불온한 스무 살을 나는 살고 있었으니

 

그리하여 알렉산드리아 항구로 가는 밀항선을 타거나

희망봉을 돌아가는 배의 삼등 갑판원을 꿈꾸었던 날들이 내게 있었으니

 

진해의 모든 길들이 모여들고

모여들어서 사방팔방으로 흩어지는 중원로터리에서

갈 길을 잃은 뒤축 구겨진 신발을 등대처럼 받아주던,

오늘의 발목을 잡는 어제와

내일을 알 수 없는 오늘이 뇌출혈을 터트려 내가 숨쉬기 위해 숨어들던 그곳,

 

나는 그곳에서 비로소 시인을 꿈꾸었으니

내 습작의 교과서였던 흑백다방이여

 

memento mori,

세상의 화려한 빛들도 영원하지 않고

살아있는 것은 모두 사라지느니

영혼의 그릇에 너는 무슨 색깔과 향기를 담으려 하느냐,

나를 위무하며 가르쳤으니

 

그 자리 그 색깔 그 향기로

사진첩의 속의 흑백사진처럼 오래도록 남아있는

since 1955 흑백다방,

진해시 대천동 2번지 


흑백에서 조금 내려오니 진해탑이 보입니다. 제황산은 부엉산이라고 했지요. 벚꽃이 만발한 부엉이길을 걸어야 했는데 우체국에서 나오니 비가 내렸으며 양손에 짐이 있어서 부엉이길을 걷지 못 했습니다.




중원로타리입니다. 벚꽃화관을 많이 팔고 있었습니다. 사랑스러운 화관입니다. 얼라아부지가 뉴스를 보면서 벚꽃화관이 나왔는지 화관도 파네하네요.



벚꽃화관을 파는 처녀입니다. 머리에 써 보라고 하니 쓰곤 꽃이 되었습니다. 중원로타리에 가면 이 처녀에게 화관 꼭 사세요. :D



진해탑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맞추는데 사관생도가 쌩 지나갔습니다. 해군사관학생들입니다.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이 중원로타리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벚꽃엔딩'은 봄 캐럴이라고도 하지만 좀비노래라고 하네요. 죽지도 않고 매년 그 때가 되면 되살아나는 노래를 일컫어 좀비노래라고 하죠.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버스커 버스커의벚꽃엔딩



중원로타리 편의점 앞입니다. 벚꽃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비를 맞으면 벚꽃이 피는 벚꽃우산이 있었는데 가격이 저렴했습니다. 저는 얼마전에 좀 비싼 우산을 샀기에 가방에 넣고 다녔는데 벚꽃이 피는 우산을 사고 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군항제 기간 중원로타리에는 별의별게 다 있습니다.



舊 진해우체국이 문을 열었습니다.

樂! 우정역사와 떠나는 여행 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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