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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가본 곳

서편제, 태백산맥 촬영지 보성 강골전통마을

by 실비단안개 2018.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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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9일

득량역으로 가는 사거리에 '강골마을'이정표를 봤습니다. 거리는 4km. 하여 득량역을 둘러보고 내비에 주소를 입력했습니다.

전라남도 보성군 득량면 오봉리 230.

그런데 언덕으로 차가 가기에 잘못 입력한 건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곳에는 정자가 있었는데, 입구를 찾을 수 없어 강골마을 마을회관앞에 주차를 했습니다.


강골마을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전남 보성군 득량면 오봉리지만 강골마을이라 부르기도 하고, 체험마을로 지정되면서 득량마을로 불리기도 하는 이 마을은 광주 이씨 집성촌입니다.
강골마을은 지금까지 남아 있는 조선시대 한옥 마을 가운데 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마을 가운데 하나로, 이 마을의 전통 가옥들은 대부분 19세기 이후 광주 이씨 집안에서 지은 것들로, 30여 채가 마을 뒷산인 오봉산을 등지고 도란도란 모여 있습니다. 마을 여기저기에는 이미 고목이 된 벚나무, 목련, 석류나무 등이 마을을 지키고 있으며, 집과 집 사이에는 담쟁이덩굴과 대나무로 뒤덮인 돌담길이 이어져 전형적인 우리 옛 마을의 정취를 제대로 간직하고 있는 마을입니다.

강골마을 3개의 가옥과 1개의 정자가 중요 민속자료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높은 마을입니다. 이금재 가옥(중요 민속자료 제157호), 이용욱 가옥(중요 민속자료 제159호), 이식래 가옥(중요 민속자료 제160호), 열화정(중요 민속자료 제162호)이 그것입니다. 


강골전통마을은 영주의 무섬마을처럼 기와집과 초가가 어우러져 있었지만 겨울이라 그런지 원래 그런지, 인적이 드물어 그런지 좀은 을씨년스러웠습니다. 더군다나 작은 개울을 따라 가는 중요민속문화재 제162호 열화정으로 가는 길엔 대나무까지 있었기에 을씨년스럽다는 기분은 더 했습니다.



열화정앞에 닿았습니다. 강골길이지만 역전길이기도 합니다.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어 있는 열화정은 주위의 숲을 그대로 살려 아름다운 공간을 연출하는 전통적인 한국 조경의 수법을 잘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정자 옆 연못이 인상적인 곳이라고 소개되지만 겨울이라 연못은 바닥을 드러냈으며 수백년 수령의 동백은 이제 봉오리를 맺고 있었습니다.



강골마을의 주산 중턱에 위치한 열화정은 이진만이 지은 정자(子)로 1845년 쓴 에는 도연명이 쓴 귀거래사에 나오는 "친척과 정이 오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기뻐하다." 라는 글을 따서 열화정( 亭)이라 붙였다 적고 있습니다. 일섭문(門)은 향촌에서 소요자락하는 선비의 풍모로 이 또한 도연명과 관련된다고 합니다. 亭으로 드는 門입니다.



열화정입니다. 정자는 앞면 4칸·옆면 2칸으로 ㄱ자형의 누마루집으로, 집의 구성은 가로칸 가운데 2칸에 방이 아래·위로 있고, 세로칸은 누마루가 있습니다.

열화정은 연못주변에 담을 쌓지 않고 누마루의 기둥도 높게 올렸는데, 이는 현 득량만지역에 바닷가와 오봉산의 조망을 위해서 였다고 합니다만 누마루에 오르지는 않았습니다.




열화정 옆과 뒤로 수령이 오래된 동백나무 몇 그루가 있었는데 동백꽃이 필때 간다면 지금보다 풍경이 따듯할 듯 하지요.



열화정 뒤는 지형을 이용하여 만든 정원과 잘 지어진 담장이 옛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연못가에서 본 열화정입니다. 인위적으로 산을 깍거나 하지 않고 집은 자연석 바른층쌓기의 높은 축대 위에 자리하며, 아래는 연못, 마당, 열화정, 뒤란순으로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연못안에 탑이 있었는데  연꽃문양이 조각되어 있었습니다.

열화정은 강골 마을의 공동소유로서 영화 '서편제, 태백산맥, 혈의 누, 불꽃처럼 나비처럼' 등의 촬영지라고 하는데, 서편제와 태백산맥을 봤지만 어느 장면인지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

 


마을로 내려왔습니다. 마을회관옆에는 제법 큰 연못이 있었는데, 이 연못은 마을 중앙에 있긴 하지만 마치 중요민속문화재 제159호로 지정되어 있는 이용욱가옥의 부속같이 보입니다.

이용욱 가옥 옆은 이금래가옥(중요민속문화재 제157호)인데 백구 한 마리가 어슬렁거렸기에 다가가지 못 했습니다.




이용욱가옥은 '명품고택'으로 우수 전통한옥 문화체험 숙박시설로 체험과 숙박이 가능하지만 예약제인지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강골마을 체험 프로그램은 '안개 자욱한 녹차밭과 전통 한옥에서의 불편한 하룻밤'이라는 긴 이름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전통 한옥 마을에서의 하룻밤을 보내는데, 옛날 그대로의 생활(재래식 화장실, 우물물 사용하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벚꽃이 피는 시기에 강골마을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득량역의 아름다운 벚꽃에 빠져드는 득량역 벚꽃카페를 경험할 수 있으며, 봄부터 여름을 거쳐 초가을까지는 새벽안개가 자욱한 보성 녹차밭을 둘러보며 아름다운 보성의 풍광과 향기에 젖어볼 수 있답니다. 그리고 한겨울을 빼고는 가까이 있는 청정 해역 득량만에서의 살아 있는 바지락, 쏙 등을 잡으며 생태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겨울이라 이래저래 아쉽지만 텃밭일이 없는 계절이다보니 이 계절에 다녀왔습니다.



다음 백과에서 가지고 온 이용욱 가옥의 배치도와 가옥 설명입니다.

마을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이용욱 가옥은 조선시대 양반 가옥의 전형을 보여주는 솟을대문과 담장으로 막아 사랑마당이 외부로 드러나지 않도록 한 독특한 구조가 눈길을 끈다고 하는데 솟을대문 사이로 살짝 봤기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쉬움에 잠겨진 문틈으로 안을 봤습니다. 사랑채인 듯 했습니다.



이용욱 가옥옆에는 공동우물인 소리샘이 있습니다. 이씨 종가에서 주민들을 위해 우물을 파서 개방해 주고, 대신 여론수렴 창구로 활용했다고 하는데, '소리샘'의 핵심은 네모난 구멍으로 우물 바로 옆 담벼락에 뚫려 있습니다. 종가에서 이 구멍을 통해 제사나 잔치음식을 나누었으며, 종가에서 주민들의 애환을 듣는 통로이기도 했다고 하니 양반과 서민의 소통 공간이었던 셈입니다.



이용욱 가옥옆에는 새로 이는 초가가 있었는데, 이식래가옥인데 대문은 따로 있었습니다.

1984년 1월 10일 중요민속자료 제160호로 지정되었으며, 안채는 5칸 전후 좌우 퇴인 초가 지붕집입니다. 칸살이는 서쪽으로부터 좌퇴에 툇마루를 깔았으며, 앞칸에 작은방, 뒤칸에 뒷방을 두었습니다.



세월이 켜켜이 쌓인 집의 담장을 따라 긴 골목을 들어서면, 조그만 대나무 대문간이 나타납니다. 초가가 대나무에 싸였으며 담장도 대나무였는데 일부는 안을 볼 수 있도록 대나무를 자르기도 했습니다.




이식래가옥 대문간으로 가는 길에 만난 문패입니다.

안골댁으로 부부의 이름이 나란히 새겨져 있었는데, 설이 지난지 며칠되지 않았기에 더 새롭게 다가오는 남녀평등 사회를 보는 듯 하여 올립니다.


낮은 대문의 이식래가옥입니다. 이식래가옥은 보성 이준회 고택 (寶城 李駿會 古宅)으로 소유주가 이식래입니다. 주요가옥들이 문이 잠겨있어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언젠가 날이 좋은 날 다시 방문할 날이 있겠지요.




강골마을회관앞에서 보이는 강골들판과 득량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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