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7일
텃밭은 아직 황량합니다. 그러나 봄맞이를 위해 이것저것을 정리하는 중인데, 추위에 얼까봐 씌워둔 화분의 비닐을 벗기고 대를 자른 곳에 갈고리질도 했으며 화분위의 포도나루 덩굴도 잘랐습니다. 그런데 포도나무 덩굴을 자르다 봉오리를 맺은 복수초를 밟아 꽃봉오리 하나가 꺾어졌습니다.
아깝지만 도리가 없지요. 아니 왜 벌써 고개를 내밀어 봉오리까지 맺었느냐고.
텃밭을 개간하면서 돌을 파내고 길을 만들어 대나무울을 만들었는데 이제 삮아 그 울을 걷었습니다. 다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니, 시원하게 그대로 두잡니다.
울을 치우니 매다만 마늘밭 보다 화단과 화분 손질을 먼저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보다시피 진짜 엉망입니다.
송엽국이 말라 죽은 걸보니 올 추위가 상당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른 송엽국과 국화, 두메부추의 마른 가지와 잎 등을 잘르고 벤 구절초대를 갈고리로 모으니 가뭄으로 뿌리가 달려 오기도 했기에 다시 심어 주었습니다. 마른 뿌리지만 물을 주면 살아날 것 같아서요.
조심히 하길 잘 했지요. 덤불속에 있던 노루귀가 꽃봉오리를 맺었습니다. 조심히 사진을 찍은 후 다시 검불을 덮어 주었습니다.
휴~ 큰일날뻔 했네.
지난해 씨앗파종한 매발톱이 화분에서 새싹을 내고 있습니다. 화단의 매발톱도 새싹이 났으며, 옆에 있는 복수초가 봉오리를 맺은 걸 못 보고 포도나무 덩굴을 자르다가 밟았습니다. 색갈이 왜 낙엽색이냐고. 그러니 밟히지.
꺾인 복수초 가지는 버리고 남은 복수초는 낙엽으로 덮어 주었습니다. 아직은 추울것 같아서요.
지난해 죽은 줄 알고 낙담을 했었는데 가시고기도 아니면서 죽으면서 씨앗을 남겨 살아 남은 노랑할미꽃이 묵은 잎을 단 채 새싹이 올라오고 있었으며, 역시 지난해 미지의 이웃에게 나눔을 한 후 옮겨 심은 깽깽이풀도 붉은 새싹을 오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나외엔 화단에 들어가면 안됩니다.
정리가 되었습니다. 물론 또 손을 계속 봐야 겠지만 1차 정리는 여기까지입니다. 화분으로 울을 만드는 중인데 크기와 모양이 적당해야 하니 계속 손을 봐야 합니다.
텃밭 화분과 화단을 정리한 다음날 비가 내렸기에 어린 식물들이 춥지는 않을까 얼지는 않을까 염려가 되지만, 야생에서 살아 남은 식물들이니 그래도 봄비니 잘 이기겠지요.
손질전과 손질후입니다.
'마음 나누기 > 맑은 사진 - 꽃과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도사 홍매화(자장매), 꽃보다 사진가가 더 많았다 (0) | 2018.03.07 |
---|---|
변산바람꽃 대신 노루귀 만나다 (0) | 2018.03.04 |
산부추꽃 피기 기다리다 지쳐 사고치다 (0) | 2017.11.08 |
잎 가장자리 은백색선이 아름다운 향소국 (0) | 2017.11.01 |
닥풀꽃과 몇 종의 씨앗 채종 (0) | 2017.10.3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