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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가본 곳

雨中 들꽃 탐사 / 정병산 용추계곡

by 실비단안개 2018.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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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

마산에서 카메라를 든 분에게 얻은 정보를 들고 창원으로 갔습니다. 비음산 용추계곡이라고 했기에 내비에 비음산을 입력하여 가다가 휴대폰으로 검색을 하니 용추계곡 주차장이 따로 있었기에 용추계곡 주차장으로 재입력했습니다.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용추계곡 주변에 다양한 들꽃이 자생한다는 건 들었지만 첫 길입니다.

용추계곡 입구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안내표지판이 없었기에 계곡으로 가는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조금 걸으니 정병산 등산로 안내도가 있었지만 첫 길이니 사람들이 걸어 오는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도심과 가차운 계곡이며 등산로다보니 등산객들이 제법 되었습니다. 이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지나가는 등산객이 12시부터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일기예보가 잘 맞다고 했습니다.(사진을 ㅉ기은 시간을 확인하니 정각 12시)

비가 오네 우짜꼬?

차에 가서 우산 갖고 오소.

잠시 걸었는데 되돌아가기 싫어 둘 다 그냥 걸었습니다.

그런데 이 남자는 블로그를 하거나 하지 않으며 꽃이 그저 이쁘다고만 하면서 왜 들꽃을 찾아 함께 다닐까요.



갈림길에 화장실이 있었으며 자세한 탐방로가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그때 등산안내소에서 만난 산불조심 아저씨께서 물을 받으러 오셨기에 용추 8교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물어보니 어른 걸음으로 대략 15분 정도 걸린다고 했습니다. 15분쯤이야 비가 내리면 어떠랴 하며 계곡을 따라 걸었습니다. 그런데 제1교까지가 너무 멀었습니다.



왼쪽으로 가면 등산로와 화장실이 있고 우리는 오른쪽의 계곡변을 따라 걸었습니다.

가방을 차에 두고 가겠다고 했더니 휴대폰이 있어야 하니 자기가 들고 가겠답니다.


반가운 용추 1교입니다. 주변의 분위기를 보면 분명 들꽃이 자생할 듯 했지만 우리는 그분이 알려준대로 8교를 찾아 걸었습니다.



겨우 1교를 지났는데 빗방울이 제법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들꽃을 찾느라 두리번거립니다.



2교를 지나니 맥문동군락이 있었습니다. 앉아 맥문동 열매를 찍을 상황이 아니었기에 계속 걸었습니다.



유명한 용추계곡은 물 한방울 흐르지 않았지만 계곡이 어느 정도 깊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고, 가을에 찾는다면 아름다울 듯 했습니다.



등산로를 따라 걸으면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 이렇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바위에 앉아 쉬어도 되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싶었습니다.



장승이 우리를 맞아 주었습니다. 미니 장승입니다. 길이 가팔라졌습니다.



3, 4교는 유실된 듯 5교입니다. 김춘수의 꽃이 있었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근처를 뒤져 들꽃을 만나고 싶을 정도로 주변 환경이 들꽃이 자생할 듯 했습니다만 우리는 걸었습니다.



5교를 건너니 김달진 시인의 '그리는 세계 있기에' 있었습니다. 반가웠습니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김달진 문학관 학예사님에게 보내고 싶었는데 얼라아부지는 벌써 저마치 가고 있었습니다.


그리는 세계 있기에 / 김달진

그리는 세계 있기에 그 세계 위하여
生의 나무의 뿌리로 살자 
넓게, 굳세게, 또 깊게
어둠의 고뇌속을 파고 들어
모든 재기와 현명 앞에 하나 어리섞은 침묵으로...
그 어느 劫外(겁외)의 하늘 아래 찬란히 피어나는 꽃과
익어가는 열매 멀리 바라보면서...



정병산엔 진례산성이 있는 모양입니다. 허기야 이 나라 큰산에 산성없는 산이 드무니까요.



다시 맥문동군락이 나오고 용추출렁다리가 나왔습니다. 다리가 짧아 겁없이 혼자 잘 건넜습니다.



딱 봐도 들꽃 자생지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곁눈질을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비가 거의 쏟아지다시피 했습니다. 얼라아부지가 긴나무를 들기에 왜 하니, 멧돼지 나오면 잡아야지 합니다. 길과 바위, 숲이 젖고 있습니다.

들꽃 탐사만 아니라면 더없이 반가운 봄비며 단비입니다.



용추정(계곡 입구 갈림길)에서 900m 걸어 왔으며, 제 5교에서 200m 왔습니다. 12시 29분, 갈림길에서 12시 6분이었으니 23분 걸었는데 한 시간은 넘게 걸은 듯 했습니다. 어른 걸음이라면 벌써 8교에 도착해야 하는 시간인데 8교는 보이지 않습니다.



용추7교 삼거리인데 유실된 7교의 흔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다리가 없어도 충분히 계곡을 건널 수 있었습니다. 장마비가 얼마나 내리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요. 그래도 등산객들이 등산을 하는데 무리가 없으니 유실된 다리를 방치했겠지요.



8교라고 하기에는 계곡변이며,아주 긴 테크로드였습니다.



계곡에 얼음이 녹지 않았기에 계곡으로 내려갔습니다.



계곡에 내려가면 막 헤집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들꽃이 있을 듯 보였습니다.



8교는 어디쯤 있을까. 그렇게 한참 걸었습니다.

둘 다 새앙쥐꼴이 되었지만 걸으며 몇 번이나 돌아 갑시다라고 해도 묵묵히 앞서 걸었습니다. 둘다 고집이 보통아니지요.

요즘 옷은 생활방수가 기본이다보니 비가 세차게 내려도 방울방울 흘러내리지 속이 젖지 않기에 다행이었습니다. 모자를 벗고 걸었다보니 모자에 물이 스며 차가웠기에 씌워주는 모자를 다시 벗었습니다.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냈지만 금방 물에 빤 손수건처럼 되었습니다.



아 다리다. 그런데 용추 9교였습니다. 8교는 어딨지? 12시 44분입니다. 약 50분을 걸었습니다.

이제 정말 돌아 갑시다.



우리는 9교 앞에서 돌아 섰습니다. 다시 계곡변을 따라 내려오면서 들꽃이 있을만한 곳들을 살폈습니다.

어차피 비는 맞았으며 내려갈 일만 남았으니까요.



8교를 찾아라. 내려오면서 올라갈 때 본 못 유실된 8교를 찾았습니다. 훗.



긴 테크로드앞에서 삼각대와 우산을 든 노인을 만났습니다. 들꽃을 찾아 나선 분이었으며 8교 근처가 노루귀가 많다고 일러 주었지만 우리는 조심하시라고 하곤 걸었습니다. 아무리 들꽃에 환장을 했다하더라도 다시 8교근처에 가서 두리번 거리기에는 지쳐가고 있었거든요.



얼라아부지가 계곡변의 산쪽으로 오르기에 조심하라고 하며 나는 계곡으로 내려 갔습니다. 바위사이사이에 쌓인 낙엽이 무릎에 닿을 정도였습니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었다보니 낙엽 또한 많이 쌓였습니다.



우리 뒤에서 우산을 들고 오던 이들이 앞질러 갔습니다. 비를 쫄딱맞고 헤매는 듯한 우리가 이상하게 보였던지 힐끔거리면서요.



걷다보니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입구가 가까워올 때 여긴 먼지떨이가 없나하며 걸었는데 입구에 먼지떨이가 있었기에 비를 맞아 일어날 먼지가 없었지만 먼지떨이로 신발 등에 쐈습니다. 오후 1시 26분. 1시간 30분만에 제자리에 왔습니다.

계곡 입구에 음식점이 있었는데 오리탕 먹고갈래 하기에 그러자고 했습니다. 뚝뚝 떨어지는 빗물은 수건을 얻어 닦고 따뜻한 방에 안내되어 카메라를 분리하여 빗물을 닦았으며 가방도 젖었기에 따뜻한 방에 뉘었습니다.

둘 다 귀신한테 홀렸나 보다며 깔깔거렸지요.



차에 우산있네.

트렁크에도 우산이 있지만 새봄이라고 농협에서 선물로 받은 우산을 집에 우산이 많기에 비닐도 벗기지 않고 뒷자석에 두었는데, 잠시 내려와 가지고 가기 귀찮아 둘이서 1시간 넘도록 비를 맞고 계곡주변을 헤맸습니다.

차에 군불 좀 떼소.

밥집에서 나와 차에 오르니 한기가 들었습니다. 그래도 둘이라 세찬비를 맞긴 했지만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해마다 봄꽃 만나러 갈때면 이날을 이야기할 듯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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