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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키높이의 육필원고가 인성적인 태백산맥 문학관과 현부자집

by 실비단안개 2018.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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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9일

드디어 태백산맥 문학관(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홍암로 89-19 TEL : 061-850-8653 FAX : 061-858-5696)입니다. 태백산맥 문학관은 두번째 방문입니다.

태백산맥 문학관은 소설'태백산맥'의 첫 시작 장면인 현부잣집과 소화의 집이 있는 제석산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문학관은, 소설 태백산맥이 땅속에 묻혀있던 역사 진실을 세상에 드러낸 주제의식을 형상화하기위하여 산자락을 파내서 특이하게 설계된 건물로 세워졌습니다. 문학관 건물은 세계적인 건축가 김원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과거 아픈 역사를 끄집어내기 위해 벌교읍 제석산의 등줄기를 잘라내고, 2전시실은 공중에 매달려 있는 형상으로 건축되었으며,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북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문학관 입구에는 태백산맥 문학관 건물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동굴과 굿판을 건물안으로 끌어들인다는 생각으로 자연스럽고 절제된 건축양식에 한 발 물러선 듯한 모습으로 문학관을 시각화했으며, 등줄기가 잘려지는 아픔을 그대로 보여주기로 했다고 합니다. 

문학관은 4층 건물로 1전시실, 2전시실, 옥외광장, 전망대가 있으며, 입장권은 무인자동발매기로 구입했습니다.





문학관 전시실에는 1983년 집필을 시작으로 6년 만에 완결하고 이적성 시비로 몸살을 앓았으며, 그 유형무형의 고통을 겪고 분단문학의 최고봉에 올랐던 작가 조정래의 소설'태백산맥'에 대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소설을 위한 준비와 집필', '소설 태백산맥의 탈고', '소설 태백산맥 출간 이후', '작가의 삶과 문학 소설 태백산맥'이란 장으로 구성되고, 1만 6천여 매 분량의 태백산맥 육필원고를 비롯한 159건 719점의 증여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소설 태백산맥은 1983년 9월 연재를 시작하여 1989년 11월 연재 종료된 조정래의 대하 역사소설로 ≪현대문학≫, ≪한국문학≫ 연재(1983, 9∼1989, 11)를 거쳐 1989년 전 10권으로 한길사에서 간행되었다가 출판사를 옮겨 1995년 해냄사에서 재간행되었으며, 1994년 임권택 감독에 의해 제작 개봉되었습니다. 임권택 감독의 작품으로 서편제가 있는데, 서편제 출연배우 김명곤, 오정해가 나오기도 한 작품입니다.




어른 키높이의 16,000매 육필원고와 작가의 캐리커처가 있습니다. 그리고 문학관에는 아들과 며느리와 독자들의 필사본(손으로 베껴 쓴 책이나 서류)이 전시되어 있기도 한데, 문학관에 독자 필사본이 증정되기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합니다.



필사본입니다.

좌로부터 며느리, 아들, 독자들의 원고 필사본입니다. 자신의 사후에 작가의 아들과 며느리가 자신의 저작권으로 먹고 살거라면서 아들과 며느리에게 태백산맥을 원고지에다가 일일이 손으로 베껴 쓰게 한 일은 유명합니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의 육필 원고와 조정래 작가와 손자입니다. 우리는 어느새 컴퓨터 워드프로세스에 익숙해졌기에 육필원고는 위압감을 주었습니다. 바닥에는 태백산맥의 주무대인 벌교가 펼쳐져 있습니다. 대단한 작가와 태백산맥이며 벌교읍입니다.




작가의 생활용품도 전시되어 있는데 아래에는 설명이 알뜰합니다.



태백산맥 문학관에는 태백산맥의 주요인물 설명이 있습니다.

태백산맥은 저마다 순수한 뜻을 세우고 그것을 실현하고자 하는 치열한 삶을 살았던 중심 인물 대부분이 그 뜻의 실현에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그림으로써, 이 시기 역사 전개의 비극성을 증언하고 동시에 그들이 해결코자 했던 과제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이후 역사의 과제로 남겨졌음을 강조합니다. 소설 태백산맥은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것입니다. 

작가의 연재 시작때 모습과 연재를 마쳤을 때의 모습도 있습니다.




2층 전시실 창밖으로 보이는 현부자집입니다.



문학관 약간 위, 현부자집의 맞은편 약간 아래에 태백산맥의 인물인 소화의 집이 있습니다. 실제로는 소설속의 그런 집이 있었는데 허물어지고 밭으로 되었다가 그 밭마저 주차장이 되었다가 근래에 성냥갑처럼 현재의 모습으로 반듯하게 지었다고 합니다. 소설 속의 소화네 집은 "조그만 하고 예쁜 기와집, 방 셋에 부엌 하나인 집의 구조…… 부엌과 붙은 방은 안방이었고 그 옆방은 신을 모신 신당이었다. 부엌에서 꺾여 붙인 것은 헛간 방이었다."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예쁜 기와집이라기보다는 작고 반듯한 기와집으로 이 집의 신당에서 정하섭과 소화의 애틋한 사랑이 시작됩니다.




현부자집은 태백산맥 등산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습니다. 소설 '태백산맥'이 문을 여는 첫 장면에서 처음 등장하는 집입니다. 조직의 밀명을 받은 정하섭이 활동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새끼무당 소화의 집을 찾아가고, 이곳을 은신처로 사용하게 되면서 현부자와 이 집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펼쳐지게 됩니다. 소화와 정하섭의 애틋한 사랑의 보금자리이기도 하지요.

대문 위로 솟아있는 2층 누각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현부자네 집입니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물로 곳곳에 일본색이 묻어납니다. 소설 '태백산맥' 시작 부분에 등장하는 현부자네 집으로 실제로는 박씨 문중 소유라고 합니다.

한옥을 기본으로 했지만 마루는 조선식, 천장·누각·단청 장식 등은 일본식입니다. 대문채 2층 누각이 특히 눈에 띄는데 예전에는 관람객들에게 개방돼 올라갈 수 있었으나 사건사고가 너무 많아져 지금은 올라갈 수 없게 됐다고 합니다. 대문 위 2층 누각에 오르면 중도방죽이 내려다 보인다고 하며, 소작인들을 감시하기 위한 용도라고 합니다. 한 순간도 감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일제강점기 소작농의 애환이 그대로 드러나는 집입니다.






안채 마루쪽에서 찍은 현부자네 대문채 2층 누각입니다. 감시가 가능하도록 유리로 되어 있으며 마당 가운데에는 둥근 정원이 있습니다.



마루는 옻칠을 하여 당분간 출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마당을 한바퀴 걷고 현부자네집을 나왔습니다.

오랜만의 벌교여행이었는데 소설 태백산맥 문학길을 못 다 걸었으니 언제 다시 날을 잡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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