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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참깨밭 정리, 하마터면 집이 뱀소굴 될 뻔

by 실비단안개 2018.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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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1일

9월 하순에 마늘을 파종해야 하기에 며칠전 수확한 참깨밭을 정리해야 합니다.

비닐만 걷어내면 참깨대와 뿌리는 관리기로 갈아 갈구리로 정리를 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먼저 참깨단을 묶은 노끈을 일일이 풀었습니다. 배추를 묶을 수도 있으며 내년에 고추를 묶을 때 필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흩어진 참깨대를 안아 가지가 있는 곳 윗쪽의 빈자리에 모아 두었습니다.

다음은 방수포와 한랭사, 비닐의 먼지와 흙을 비로 쓸었습니다. 비가 자주 내리기에 내리는 비에 흙이 좀 씻기도록 지지대에 널어 두었는데 얄밉게도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참깨를 말릴 때 그렇게 내려 마음에 상처를 주더니 정작 필요할 때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한랭사를 먼저 개었습니다. 한랭사가 크다보니 양쪽을 잡아 지지대끝에 가져놓고 나머지를 접어 나가면서 나중에는 돌돌말았으며, 방수포는 더 크며 무겁다보니 한랭사를 접는 방식으로 했지만 힘에 겨웠습니다. 힘겹다고 도와주는 이 없으니 혼자 요령껏 왔다갔다 하면서 접었고, 큰비닐도 빈 지지대를 이용하여 접어 모두 창고에 넣어 두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케이블타이로 고정한 쇠파이프 지지대는 너무 무거워 들수가 없었기에 두 손으로 잡아 끌어 원래의 자리로 옮겼습니다.

 

 

케이블타이로 고정하여 만든 쇠파이프 지지대며, 비닐을 씌웠을 때 비닐이 날아갈까봐 아래에 비닐고정용 쇠파이프도 있었습니다. 케이블타이를 자를 때 지지대가 발등에 떨어질까봐 많이 조심했습니다.

 

 

검정비닐은 농자재이긴 하지만 재활용이 되지 않기에 태우는 쓰레기 봉투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곤 호미를 들어 비닐고정 꽂이와 비닐을 벗기면서 큰잡초도 대충 뽑았습니다.

우리 텃밭에는 뱀, 지네, 지렁이, 개구리가 아주 많습니다. 참깨가 한창일 때 참깨밭을 스르르 나가는 뱀을 봤지만 잊고 비닐을 걷는데, 아기뱀이 쏜살같이 무궁화울로 사라졌습니다. 이번에는 지네가 그것도 아주 큰 지네가 비닐속으로 자꾸 도망을 가기에 호미로 비닐을 계속 걷으며 두 마리를 죽였습니다. 잡아 죽인 게 아니라 도망가는 지네를 호미로 몇 번 힘껏 내리쳐 도막을 냈지요.

호미는 참 유용한 농기구입니다. 잡초를 매며 작은 풀을 걷거나 자르기도 하고, 고랑과 이랑도 만들고 비닐 고정 꽂이를 뽑을 수 있으며, 비닐을 걷고 결코 해를 입히지는 않지만 무서운 지네까지 잡으니 농기구가 아니라 가끔은 흉기가 되기도 합니다.

 

 

지렁이입니다. 비닐을 걷을 때 마다 이렇게 나왔지만 이제 지렁이는 무섭지 않습니다. 지네도 발견즉시 죽일 정도로 담이 커졌고요.

소변이 마려웠습니다. 커피도 고팠지요. 커피를 마시고 소변을 봤습니다. 텃밭에 화장실이 없다보니 평상옆 화분이 줄줄이 놓인 곳에서 보는데 언제나 주변을 살핍니다. 뱀이 많은 밭이니 뱀이 나올까봐 사방을 살피는 편입니다. 헉 뱀이다.

소변을 보고 일어서는데 발 옆에 어린 뱀이 고물거렸습니다. 악~

호미, 아니 없지, 꽃삽. 화분근처이기에 튼튼한 꽃삽이 있었기에 꽃삽으로 뱀을 몇번 콕콕 찍어 꽃삽으로 떠서 아래밭으로 던졌습니다. 그리곤 옷을 아래위 막 털었습니다. 걷은 비닐을 걷어 안아 옮길 때 비닐속에서 태어난 어린 뱀이 옷에 붙었던 모양입니다. 먼저 만난 어린뱀은 쏜살같이 도망을 갔었는데 이 뱀은 죽을 운명이었는지 겨우 꼼지락 거렸기에 죽은 거지요.

가을에는 뱀이 많은데 요즘은 뱀을 만나더라도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편입니다. 뱀도 여유롭게 멈추었다 스르르 지나가고요.

 

몇 해전 김장김치를 차에서 내려 집에 넣으면서 현관문을 잠시 열어 두었는데 그때 쥐가 집으로 들어 왔는지 어느날 낮잠을 자는데 (장롱)나무를 갉는 소리가 거슬렸습니다. 뭐지 쥐?

벌떡 일어 났습니다. 그리곤 약국에서 쥐잡이 끈끈이를 구입하여 집안 몇 곳에 두었습니다. 오 마이 갓!

정말 쥐가 몇 마리 잡혔습니다. 징그럽게 쥐가요. 하마터면 집이 쥐소굴이 될 뻔 했는데, 텃밭에서 소변을 보지않고 집에 와서 봤다면 집안에 어린 뱀이 떨어졌을 테고, 집안이 텃밭보다 따듯하니 뱀이 새끼를 치면 뱀 소굴이 되었을 텐데 다행이지요.

엄마께 말씀을 드리니 오만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일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농로에서 가늘며 긴 뱀을 또 만났습니다.

올해 지네에게 두 번 물렸는데 한 번은 자다가 발을 찌르는 느낌에 손으로 치니 손가락까지 지네에게 물렸으며, 텃밭에서 장갑을 끼다가 장갑속의 지네에게 또 물렸습니다. 그러다보니 언제나 조심하게 되는데, 밤에 잘 때는 이불을 한 번 들었다가 아무것도 없음을 확인하게 되는데 그래도 자려고 누워 있으면 지네와 뱀에 관해 온간 상상을 하게 됩니다. 병이 된 듯 합니다.

 

처음엔 걷은 비닐을 태우는 쓰레기 봉투에 담았는데 뱀 사건 이후에는 손을 한껏 뻗어 호미로 비닐을 걷어 뭉쳐 두었습니다.

 

 

참깨재배를 한 윗밭입니다. 윗밭에는 잡초가 아주 많았지만 뱀 사건 이후 비닐을 걷되 대충대충 마무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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