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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층암의 보물 모과나무 기둥과 암자의 봄

by 실비단안개 2019.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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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23일

화엄사는 다른 큰사찰과 마찬가지로 여러 암자가 있는데 그중 화엄사에서 가장 가까운 암자는 구층암입니다. 구층암을 거쳐야 천년기념물 '화엄사 매화'를 만날 수 있기에 구층암부터 들렸습니다.

구층암(九層庵)은 화엄사 대웅전을 옆으로 끼고 비밀통로같은 대숲을 따라 10여분 정도 올라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 물소리를 들으며 대숲을 걷는 것만으로 봄을 느낄수 있었지만 우리는 천연기념물 매화를 만나러 가는 길에 있는 구층암부터 들렸습니다.

구층암(九層庵)의 '구'는 단순한 숫자가 아닌 구성이나 완성의 의미로, 이는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구층암 입구에는 깨어진 삼층석탑이 있었는데 세월의 흔적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구층암과 삼층석탑입니다. 삼층석탑은 요사채 바로 앞에 엉성하게 세워져 있는데, 건립시기는 신라 말에서 고려 초기로 추측하며, 1961년 보수작업에 참여했던 목수 일행이 암자일대에 흩어져 있던 석탑 부재들을 주워 복원했다고 합니다.

 

 

3층석탑은 2층의 기단위에 3층 탑신을 얹었는데 기단에는 여래좌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마루에는 올망졸망한 화분들이 봄 햇살을 쬐고 있었습니다.

 

 

 

 

제법 단정한 앞면과 달리 뒷면의 기단과 탑신은 엉성하기 짝이 없지만 보수공사에 참여한 목수들의 정성으로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잘 버티고 있는 듯 했습니다. 

 

 

요사채를 돌아가면 앞마당이 나오는데 그곳으로 가는 길목에 장독대가 있으며 기와에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새겼는데 아주 평온합니다.

 

 

구층암의 천불보전과 석등입니다. 천불전에는 천 개의 토불이 모셔져 있으며, 석등은 고려전기에 건립되었다고 하며, 전라남도 시도유형문화재 제132호로 현재 천불전 앞에 있으나 원래는 구층암 어귀의 요사채 앞에 있는 삼층석탑 곁에 있었다고 합니다.
석등 앞에는 장방형 배례석이 놓여 있는데, 배례석의 옆면에는 안상(眼象)이 조각되어 있고, 윗면에는 화방이 조각된 화문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석등은 현재 기단부의 하대석·간주석(竿柱石)·상대석·화사석(火舍石)·옥개석·상륜부(相輪部) 등이 모두 갖추어져 있는데, 간주석과 화사석은 유실되고 없었던 것을 1965년 복원하면서 새로 만들어 넣었다고 합니다. 간주석과 화사석이 유실되어 근래에 새로 만들었으나 다른 부재는 완전한 상태로서 통일신라시대의 전형적인 석등 양식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으며, 석등의 조성 연대는 구층암 경내에 있는 삼층석탑과 같은 시기인 고려 전반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칠불전앞에는 모과나무 한 그루와 작은 꽃밭이 있었는데, 수선화와 원예종 매발톱이 피어 있었고 옆에는 백매화가 은은했습니다. 작지만 오밀조밀한 구층암입니다.

 

 

구층암의 봄입니다.

 

 

 

 

구층암을 이리저리 살피는데 구층암을 떠받들고 있는 도랑주에 눈길이 멈추었습니다. 천불전 앞에는 산 모과나무가 있으며 승방앞에는 죽은 모과나무가 기둥이 되어 서까래와 지붕을 받치고 있었습니다.

 

 

화엄사 안내표지판에 구층암 모과나무 기둥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기둥입니다.

 

 

 

구층암에는 3개의 모과나무 기둥이 있는데 두 개는 차방인 차향사류(茶香四流)의 기둥이며 다른 하나는 요사채의 기둥입니다.

茶香四流는 차 시배지인 화엄사 일대에서 백두대간을 타고 차 향이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건축물의 기둥은 대패질을 하여 매끈하게 하는데 구층암의 기둥은 모과나무의 생김 그대로 울퉁불퉁하며 옹이도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350년 전 중수한 승방의 기둥인 모과나무는 천불보전 앞마당의 아름드리 모과나무를 베어 사용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구층암의 보물입니다.

현재 '차향사류(茶香四流)'라는 현판이 걸린 승방에서 스님의 좋은 말씀을 들으며 전통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입니다.

 

 

모과나무 기둥을 자세히 보겠습니다. 구층암 방문객이 기둥이 신비로운 듯 어루만집니다. 자연미를 한껏 살린 기둥은 주초석위에 놓여 처마를 떠받치는데 주초석은 기둥이 물에 젖어 썩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밑동은 주초석에 뿌리를 내리고 위는 서까래에 가지를 뻗었습니다.

 

 

 

모과나무의 기본 수명은 기본 150~ 300년이지만 우리나라에는 600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천연기념물 모과나무가 있기도 하며,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구상나무는 죽어 고사목이 되어서도 그 기품을 잃지 않고 오래도록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데 화엄사 구층암의 모과나무 (기둥)또한 그러합니다.

 

 

또 하나의 기둥은 차향사류 맞은편 요사채의 기둥입니다.

큰사찰의 암자는 지주스님의 취향에 따라 건립되는데, 구층암의 지주스님은 자연의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대하지 않은 듯 했습니다.

혹여 화엄사 흑매를 만나러 가신다면 화엄사 뒤편의 구층암의 모과나무 기둥을 만나고 봄도 함께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이제 홍매와 큰감나무 사잇길을 따라 화엄사 천연기념물 매화를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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