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웅동 만세운동 행사 후 김달진 문학관으로 갔습니다. 옛 면사무소자리가 소사 공터였기에 소사까지 가서 문학관에 가지 않는 다는 건 이상한 일이 되니까요. 생가를 기웃거린 후 문학관으로 가니 학예사님은 출장 가셨고 여사님이 계셨습니다.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다 생가에 가야 겠다며 나서는데 김씨 박물관 골목입구에 남자와 여자가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반 커플과 달리 청년이 면사포를 썼습니다. 여사님께 잠시만요, 하고는 현장으로 갔습니다.
웨딩촬영인가?
청년이 벗은 면사포는 삼각대에 묶어졌으며 커플은 계속 사진을 찍었습니다. 저도 그들을 찍었습니다.
10년도 더 전에 앞쪽 담장에 '혜경아 생일 축하한다'는 현수막이 걸린 적이 있었습니다. 2006년.
그 풍경은 시골에서는 대단한 이벤트였었는데, 지금 골목에서는 셀카 웨딩촬영인지 남자는 분홍 튤립을 가슴에 달았으며 여자는 분홍 튤립 꽃다발을 들고 여러 포즈를 취하며 둘이서 촬영중이었습니다. 풋풋한 모습이 사랑스러웠습니다.
사진을 찍다말고 메일 주소를 주면 찍은 사진을 보내주겠다, 인터넷에 올릴 수 있는데 모자이크 처리가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곤 블로그 명함을 주었습니다. 청년이 얼굴을 공개해도 된다고 했는데 연락처가 오지 않았습니다.
혹여 이 사진을 보면 연락처를 주셔요. 그날 행복했습니다.
김달진 시인의 생가입니다.
인조갈대지붕은 아직 적응이 되지 않습니다.
텃밭에는 겨울초 노란꽃이 피었으며 가축분퇴비가 놓여 있었습니다.
겨울초꽃이 피니 꽁뜨 풍경도 새로웠습니다. 그러나 꽁뜨나 박물관으로 가지는 않았습니다.
감나무는 새순을 틔우고 있었으며 겨울초꽃에는 벌이 날아 들었습니다. 열무꽃이 피었던 그 자리입니다.
한 다발의 노란꽃은 옆의 겨울초와 다른 배추꽃인데 꽃의 생김은 같은데 잎을 보면 다릅니다. 요즘 케일과 적갓꽃이 피기도 하는데 꽃의 생김은 십자화과는 색과 크기에서 차이가 나긴 하지만 비슷합니다.
하얀 열무꽃만 보다 노란 겨울초꽃을 보니 새로웠습니다. 또 환했지요.
태산목 근처의 텃밭에도 겨울초꽃이 피었으며, 정구지와 상추가 꼴을 갖추었습니다. 벌써 봄이 이만큼 자랐네요.
지난해 담장 아래에 남천을 심었으며 생가 여러 곳에 식목을 했었는데 너무 쏘문 것 같다고 하니 나중에 솎아 심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장독대 근처에 잎이 익은 나무가 있었는데 당시에는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었는데 텃밭의 산수유잎을 보니 그 나무가 산수유 나무인 듯 합니다.
문학관 출입문 오른편 구석에 핀 서향(천리향)입니다. 여사님이 어린 서향을 심었었는데 이만큼 자라 골목을 향기롭게 하고 있습니다. 텃밭의 서향도 꽃을 피우긴 했는데 얼마나 지나야 이만큼 자랄까요.
담쟁이넝쿨이 담장에서 꿈틀거립니다. 봄 햇살에 간지러운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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