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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바지락 · 첫물 정구지 지짐과 삼채 도토리묵무침

by 실비단안개 2019.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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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해산물이 풍성한 계절은 겨울이지만, 벚꽃이 필 무렵 가장 맛있는 해산물은 바지락입니다. 해마다 엄마는 바지락을 몇 십 kg씩 구입하여 해감후 바지락을 까서 냉동실에 보관합니다. 이때 구입해 해감한 후 냉동 보관하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으며, 바지락도 통통하고 국물도 뽀얗게 나옵니다.

해감은 천일염을 풀어 하는데 이렇게 많이 구입할 경우 근처 횟집에서 바닷물을 받아 와서 하는데, 하룻밤 바닷물에 담가두면 바지락의 이물질이 빠져나옵니다.

 

바지락은 백합과에 속하는데 다른 조개류와 달리 가느다란 세로줄이 부채꼴로 촘촘하게 퍼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나무의 나이테처럼 추운 겨울 1∼2월에 바지락의 성장이 더뎌져 촘촘한 줄이 생기기 때문이랍니다.

바지락은 서식 환경에 따라 색깔과 무늬가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색깔이 검고 진한 것이 있고 연한 것도 있습니다. 바지락이 이렇게 제각각인 것은 유전적 요인이 아닌, 주변 환경 조건에 따른 개체 변이 때문이랍니다.

 

 

아침에 친정으로 가니 엄마는 전날 늦은 밤부터 바지락을 깠다고 했습니다. 하여 옆에 앉아 바지락을 함께 깠습니다.

친정집은 바다와 접해 있으며, 어릴때 집앞의 자갈이 섞인 갯벌에서 바지락을 많이 캤습니다. 당시에는 어촌계가 없었기에 돌멩이로 담을 쌓하아 각자의 바지락밭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오랜만에 바지락을 까니 처음엔 서툴렀지만 조금 까니 실력이 나왔습니다.

 

 

봄 바지락은 바지락살의 크기가 껍데기와 비슷합니다. 통통한 살이 탐스럽습니다.

 

 

얼린 바지락살과 얼릴 바지락살, 껍데기가 있는 바지락입니다. 껍데기째 바지락탕을 끓이면 시원하며 된장찌개에도 통으로 넣기도 합니다.

껍데기째 보관할 때는 빈껍데기나 뻘이 들어 있는 바지락이 있을 수 있으니 잘 골라야 바지락탕을 통째 버리는 일이 없습니다.

바지락살은 된장찌개나 지짐 등에 주로 이용합니다.

 

 

지난해엔 정구지가 통통했었는데 올해는 약합니다. 그동안 씨앗이 떨어지도록 꽃을 베지 않고 두었더니 씨앗이 여기저기 막 떨어져 정구지밭이 질서가 없기도 합니다. 하여 정구지를 모두 캐어 다시 포기심기를 해야 겠다고 하니 정구지 이식은 7월에 하는 거랍니다.

어쨌던 첫물 정구지를 캤습니다. 정구지밭뒷쪽에 조금 있는 삼채도 캤습니다.

 

정구지는 백합과의 다년생 초본식물로 원산지는 중국 서부 및 북부지방으로 알려져 있으며, 요즘은 시절이 좋아 사철 정구지를 구입할 수 있지만 노지 첫물정구지를 최고로 칩니다.
정구지는 경상도 방언이며 표주어는 부추인데요, 예로 부터 부추를 일컽는 말로 부부간의 정을 오래도록 유지시켜준다고 하여 정구지(精久持)라 하며, 신장을 따뜻하게 하고 생식기능을 좋게한다고 하여 온신고정(溫腎固精)이라 하며, 남자의 양기를 세운다하여 기양초(起陽草)라고 하고, 과부집 담을 넘을 정도로 힘이 생긴다 하여 월담초(越譚草)라 하였고, 장복하면 오줌줄기가 벽을 뚫는다 하여 파벽초(破壁草)라고 하였다고 할 정도로 많은 별명이 있습니다. 또 '봄 부추는 인삼·녹용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과 '첫물 부추는 아들은 안주고 사위에게 준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아들에게 주면 좋아 할 사람이 며느리이니 차라리 사위에게 먹여 딸이 좋도록 하겠다는 의미를 가졌다고 할 정도로 첫물 정구지는 우리 몸에 좋다고 합니다.

 

 

정구지밭에는 제비꽃, 민들레, 방풍, 잡초 등 무수한 식물들이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정리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날 정도인데 7월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삼채입니다. 정구지보다 튼튼합니다. 아직 뿌리는 한 번도 캐지 않고 잎만 먹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구지는 지짐용이며 삼채는 방풍, 민들레잎 등과 도토리묵무침을 할 겁니다.

 

 

어릴때는 정구지를 캔 후 아궁이의 재를 긁어 뿌렸는데 요즘은 퇴비를 하는데 보통 유박을 뿌려둡니다.

 

 

 

 

다듬어 씻은 정구지에 굴, 조갯살, 버섯, 땡초를 썰어 넣고 소금간을 약간 하여 밀가루에 버무립니다.

굴은 겨울에 구압하여 냉동해 둔 것이며, 땡초는 지난해 가을에 수확하여 역시 냉동해 두었습니다. 여기는 시골이다보니 끼니때마다 장을 볼 수 없기에 냉동보관이 가능한 식재료는 냉동보관합니다.

 

 

 

지짐을 굽는 날에는 골목에도 지짐냄새가 납니다. 얼라아부지는 현관문을 열면서 지짐구웠는 갑네합니다.

정구지지짐은 비가 오지 않는 날에 맛있다보니 정구지 생산이 가능한 철에는 일주일에 두 세 번씩 지짐을 굽기도 합니다. 위 정구지밭 사진에서 보다시피 정구지밭이 크다보니 언제나 풍부한 편이거든요.

 

 

삼채도 첫물입니다. 삼채 근처에 있는 방풍, 민들레, 샐러리, 치커리 등과 묵무침을 만들겁니다.

 

 

 

도토리묵은 파도칼로 썰어 준비한 채소와 함께 양념장에 버무립니다.

양념장은 다진마늘, 소금, 매실액, 자일리톨 설탕 약간, 깨소금과 마지막으로 참기름을 두릅니다.

 

 

묵무침입니다.

얼라아부지가 봄이라고 밥상에도 장다리꽃이 피었네 했습니다. 채소의 꽃은 식용이 가능하거든요.

 

 

봄날 저녁밥상인데 요즘 대부분의 저녁밥상이 이와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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