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
다음날 고성 안국사행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둘이서 열심히 텃밭일을 했습니다.
전날 오후에 꽃잎을 열기 시작한 작약은 제법 피었으며 붉은 인동도 꽃잎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정열의 5월입니다.
가물지만 잡초는 쉬지 않고 자랐습니다. 작물 재배밭의 잡초는 호미로 매면 되지만 언덕의 잡초는 예초기를 이용해야 합니다. 텃밭에는 제초제를 전혀 사용않다보니 농사 시작과 함께 잡초와의 전쟁입니다. 그러다보니 잠시 앉아 꽃구경을 할 때도 손으로는 잡초를 뽑고 있습니다.
예초기는 위험한 기구다보니 안전장구는 필수입니다. 올해는 무릎과 다리 보호대, 모자(?)와 안경이 하나로 된 헬멧을 구입했습니다. 값은 비싸지 않았습니다. 일회용 작업복을 입기를 권했지만 일옷 그대로라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예초기 작업시 잡초먼지가 대단하거든요.
지난해 예초기를 바꿨는데 칼날대신 줄 같은 게 양쪽으로 있는데, 줄 같은 게 돌면서 잡초를 베는데 회전속도가 워낙 빠르다보니 보이지 않습니다.
풀을 베기전에 머위를 뜯었습니다. 예초기 작업을 하면 한동안 머위 구경을 할 수 없거든요.
정구지지짐에 넣으려고 방아잎도 뜯었습니다.
머위와 잡초가 잘려 나가고 있습니다.
예초기 작업은 시간이 많이 걸리기에 작업을 하는 사이 고추줄치기를 했습니다. 얼라아부지가 퇴근 후 며칠째 하고 있지만 못 다 했거든요.
고추줄치기를 하고 나오는데 이곳도 예초기 작업을 하겠지 하며 꽃마리를 찍었습니다. 꽃마리는 아주 흔한 들꽃이지만 이름이 예쁩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피며 물망초와 비슷합니다.
지난해 서울 숲공원과 남해 원예예술촌에서 만난 물망초입니다. 물망초도 작지만 꽃마리는 더 작은 들꽃입니다.
다시 우리 텃밭으로 왔습니다. 잡초먼지로 일회용 작업복으로 갈아 있고 예초기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예초기 작업후 뒷일을 해야 합니다. 베어진 잡초를 갈구리로 긁어 한 곳에 모으거나 고랑 등에 모으는 일입니다.
당연히 팔이 아프지만 예초기 작업을 하는 사람도 있으니 팔이 아프다는 말은 못 합니다.
정구지밭 입구의 토끼풀이 너무 자라 잔디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5월인데요.
예초기 작업후 흩어져 있는 풀을 긁어 따로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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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고를 쳤습니다. 파라솔옆의 백합이 보이지 않을까봐 호미를 잡초를 맸는데도 백합을 잘랐습니다. 참나리도 꺾어졌습니다. 키가 크다보니 아차 싶었던 모양입니다.
후에 확인을 하니 쉼터 뒤의 장미와 애지중지 애기동백도 날렸습니다.
갈구리질을 하다말고 뽑아 말리는 쪽파를 밭으로 옮겼습니다. 정말 바쁘게 움직인 하루였습니다.
갈구리질을 하다 아래를 보니 고추밭 입구의 잡초를 베고 있었습니다. 꽃마리를 찍은 곳입니다. 줄칼이 그물망울에 자꾸 걸리는지 몇 번이나 허리를 숙이더군요. 그렇다고 울을 없앨수도 없고.
예초기 작업을 하기전과 작업 후입니다.
머위가 잘려 나갔으며 사과나무 아래의 잡초는 그대로인데, 여기는 불량단지 같기에 무늬둥굴레를 심었더니 식물이 다칠까봐 호미로 잡초를 매라고 합니다.
예초기는 텃밭입구로 가고 웅덩이에 수중펌프를 담가 작물에 물을 주었습니다. 물론 기계 시동은 얼라아부지가 걸어 주었으며 인증샷도 찍어 주었습니다.
그동안 너무 가물었기에 모든 작물이 시들했기에 얼갈이부터 토마토, 호박과 화초에까지 물을 주었습니다. 한 번 물을 주니 아나 곶감아 하기에 네 번씩 주었습니다. 긴호스가 작물과 화초를 다치게 할까봐 조심스러웠습니다.
갑찌기 조용해졌습니다. 텃밭 입구로 가니 줄날이 끊어졌답니다. 종일 너무 고생한 것 같아 여기서 그만 끝내자고 했습니다. 번식력이 강하며 열매를 잔뜩 매단 염주괴불주머니를 베어야 하지만 이날 일은 여기서 끝냈습니다. 둘 다 그랬지요. 종일 수고 너무 많았다고. 어디 하루 나가려면 전날은 일을 곱빼기로 해야 합니다.
카메라를 다시 꺼내기 귀찮아 14일 오전에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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