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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태풍 타파로 텃밭 절단, 에너지가 필요

by 실비단안개 2019.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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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3일

지난밤 비바람은 온데갖데없이 고요한 아침이었습니다. 요양보호사일을 마치고 텃밭으로 가는데 빨리 가라고 가랑비가 내렸습니다.

도랑물은 수위는 높았지만 흙탕물은 비켜갔는데 가을꽃인 고마리가 쓸려 도랑에 길을 만들었으며, 물봉선도 많이 쓸려 내려 갔습니다. 차가 다닐 수 있는 농로는 나뭇잎으로 엉망이었지만 누구도 치울 엄두를 낼 수 없는 곳이기에 떨어진 나뭇잎을 밟고 텃밭으로 갔습니다. 남의 밭에는 고구마꽃이 피었습니다. 좋은 일이 있으려나 봅니다.

 

 

 

정구지밭 입구에 꽃무릇이 피기 시작하는데 감나무잎이 사정없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홍시도 떨어졌으며 성한 단감도 떨어졌습니다.

해가 나지 않아 그런지 다행히 말벌은 없었습니다. 포도와 머루, 가시오가피, 단감이 익을 때면 말벌이 많거든요.

 

 

쉼터인 평상앞입니다. 물통, 바구니, 발, 빗자루 등이 태풍에 날아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참다래도 여러개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심한 비바람은 처음이었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여름태풍보다 더 무서운 가을태풍입니다.

 

 

키가 큰 식물들은 거의 다 옆으로 쓰러졌으며 키가 작은 식물은 뿌리가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대상화와 별수국도 쓰러졌으며 풍선덩굴은 바람에 날리다 서로 엉겨 시들고 있었습니다.

 

 

온통 떨어진 감나무잎이며 밭두렁의 아욱도 쓰러졌습니다.

 

 

참취꽃도 쓰러졌습니다. 와중에 쓰러진 꽃이 예뻐 찍었습니다. 큰꽃다발 같았습니다.

 

 

 

웅덩이에 세워둔 허수아비도 쓰러졌고 토란대로 쓰러졌으며, 토란잎은 갈기갈기 찢어졌습니다. 토란잎이 이러기는 처음입니다. 텃밭이 절단났습니다.

 

웅덩이 아래의 오이는 잎이 다 떨어지고 오이만 댕그라니 달려 있으며, 앞쪽의 케일은 뿌리가 드러날 정도로 흙이 패였습니다.

 

 

파라솔도 뽑혀 날아 갔습니다. 파라솔 아래에는 양파와 수확한 호박을 두었는데 양파를 덮은 천막도 날아  양파가 젖었습니다.

 

 

많은 잎을 떨군 감나무가 앙상합니다.

 

 

감나무잎은 텃밭 전체에 날려 여주 지지대 사이까지 덮었으며 옆 이랑도 덮었습니다. 손을 쓸수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호박과 땡초 등 고추가 있는 곳인데 호박덩굴이 엉겨 엉망이며, 고춧대가 부러졌기에 붉은고추를 따고 고춧잎은 따로 장만했습니다.

 

 

멧돼지가 목욕을 한 들깨밭입니다. 두 군데 다 쓰러졌습니다. 들깨가 키가 클때는 무서워서 들어 가지 못 했는데, 쓰러지니 길이 막혀 들어 갈 수가 없었습니다.

 

 

앞쪽은 김장무며 뒷쪽은 들깨입니다. 김장무 북주기를 해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일을 시작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않아 그대로 두었습니다.

 

 

며칠전 잡초를 맨 상추밭입니다. 20일 태풍이 오기전 상추가 예뻐 찍어 두었는데 금방 비교 사진을 찍게 되었습니다. 감나무잎과 매실나무잎이 떨어져 있으며 앞쪽의 파라솔 의자가 넘어져 있기도 했습니다.

 

 

정구지와 쪽파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나뭇잎이 많이 떨어져 있으며 바람이 물통을 옮겨놨습니다. 텃밭이 날아가지 않은 걸 고마워해야 할 판이었습니다.

 

 

며칠전 잡초를 매고 대파 씨앗을 파종할 때 엎어져 있었던 물통이 날아가 바로 되어 빗물이 받아져 있었습니다. 덕분에 대파 몇 포기가 눌러졌습니다.

 

그렇잖아도 기울어진 아치가 고개를 숙여 겨우 다닐 정도로 망가졌습니다. 새깃유홍초가 예쁘게 피고 있지만 천상 손을 봐야 겠습니다.

 

 

잡초가 자라 꽃길이 엉망이었는데 얼라아부지가 며칠전 예초기 작업을 했습니다. 그래도 식물들이 쓰러지고 가울비에 녹아 엉망입니다.

 

 

참다래입니다. 열매는 더러 떨어지기도 했으며 잎은 바람을 맞아 언듯 합니다. 참다래잎은 기온이 조금만 내려가도 얼거든요. 텃밭을 한 바퀴 둘러보는데 에너지가 바닥났습니다.

어디부터 손을 봐야 할까요.

 

 

얼마전에 심은 여름오이 뿌리가 드러났기에 오이를 다시 심으면서 옆의 케일도 세웠으며 양배추 북주기도 했습니다. 장갑을 꼈지만 손은 금방 흙투성이가 되었습니다. 손과 호미로 고랑의 감나무잎도 쓸었으며 큰잡초도 뽑았습니다.

 

 

부러진 고춧대를 손질한 것과 여주, 오이, 호박 등을 땄습니다. 애기호박이 늦게 많이 달렸습니다.

 

 

짐을 들고 김장배추밭으로 갔습니다.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아주 조금 상하기는 했지만 집앞 남의 텃밭 배추에 비하면 양호했습니다.

 

 

잘 자란 김장배추와 뿌리를 내리지 못 해 뽑힌 배추입니다. 뿌리가 뽑힌 배추는 다시 심었으며 뿌리가 꺽인 배추는 버렸습니다. 그래도 5~6포기 정도 상했으니 정말 다행이지요.

초토화된 텃밭은 며칠간 계속 손을 보더라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 오지는 않겠지만 힘을 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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