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
된장이 없는데 우짜꼬? 서운암에 주문할까 안국사에 갈란기요?
아침 식사도 하지 않았는데 고성 안국사에 가잡니다. 이 사람은 늘 이런 식입니다. 혹시나 하며 카메라 배터리 충전은 해 두었습니다. 다행이지요.
고성 안국사는 시인이자 쪽 염색 전문가에 도예가, 발효 식품을 제조하는 대안스님이 안거하는 산중의 작은 사찰입니다.
2년 전 부처님 오신 날 안국사에서 쪽빛 시 노래 콘서트가 있었기에 다녀오기도 했는데, 이후 코로나로 행사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 바람도 쪽빛에 물드는 안국사 쪽빛 콘서트 대만족2019.05.13
안국사로 가는 길은 마치 수행을 하는 듯한 길입니다. 특히 우리 김양은 꼭 골목으로 안내를 하다보니 마을 안길과 논둑길을 조심조심 달려야 했기에 나중에 돌아올 때는 김양을 무시하고 왔습니다.
안국사로 가는 산길로 접어드니 오솔길 양쪽으로 수국이 피어 있었습니다. 그렇잖아도 고성이니 만화방초의 수국이 생각났지만 차마 말을 하지 못했는데 작으나마 산길을 달리면서 수국을 만났습니다. 돌아갈 때 잠시잠시 내려 달라고 해야지.
구비구비 오솔길을 지나 주차장에 닿았습니다. 수국이 더 많았습니다.
속으로 만화방초에 가지 않아도 되겠네.
요사채로 드는 대나무 대문 뒤로 올라가니 역시 수국이 많이 있었습니다. 대단한 대안스님.
키가 큰 수목 아래에는 꽃잎이 작으며 키도 작은 수국이 흩뿌린 듯이 피어 있었습니다.
수국은 범의 귀과라는 곳도 있으며 수국과라고 검색되기도 하며, 원산지가 중국과 일본으로 나오기도 하는 여름꽃입니다. 수국은 수많은 작은 꽃들이 모여 하나의 꽃을 완성하기에 꽃병에 한 송이만 꽂아도 풍성합니다.
줄기는 높이 1-3m 잎은 마주나는데 난형 또는 넓은 난형으로 두껍고 윤이 나며,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습니다.
꽃은 6-7월에 줄기 끝의 산방꽃차례에 많이 달리고, 연한 자주색, 푸른색, 연한 붉은색 등이 있으며 생식능력이 없는 중성꽃만 있습니다. 꽃받침은 4-5장인데 꽃잎(헛꽃)처럼 보이며, 꽃잎은 4-5장이지만 매우 작으며 수술은 10개쯤이며 시기에 따라서 색깔이 달라집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국(水菊)은 물을 좋아하는 식물입니다. 특히 꽃이 피어 있는 동안 물이 부족하면 꽃이 금방 지거나 말라 버릴 수 있으니 물 주기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고성 안국사 대웅전입니다. 화려한 단청이 없다보니 단조롭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소박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요사채입니다. 안국사에 드니 강아지 3마리가 막 짖었습니다. 개를 무서워 하기에 엉거주춤 하니 개가 뒤로 물러 났으며 얼라아부지가 있다보니 용기를 냈습니다.
안국사는 작은 절로 대웅전과 요사채, 가마와 도자기를 보관하는 건물이 있을 뿐이며, 담장을 따라 장독대가 쭈욱 늘어져 있었고, 쪽염색의 벽과 쪽염색을 하여 만든 초롱 등이 처마마다 걸려 있는데 2년 전 그때 그대로였습니다.
도자기는 사금파리까지 좋으나 만져보지 않았습니다.
대웅전과 요사채 사이입니다. 초롱 등이 절집 주인의 마음을 잘 나타내고 있는 듯합니다.
작은 절마당에는 많은 항아리 옆의 석불이 인간 세상을 그윽하게 내려다보는 듯합니다.
이상한 건 안국사에서는 잡초도 예쁩니다.
다시 요사채입니다.
대안스님은 시인이며 도예가이고 쪽염색 전문가입니다.
스님은 지난 1996년 모시고 있던 통도사 성파 큰스님과 함께 통도사 성보박물관에 '감지금니대광불화엄경'을 쓴 종이, 즉 수백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감지'를 재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다 '감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쪽'이라는 식물(풀)에서 염료를 채취해 한지에 물을 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쪽' 염색에 푹 빠져 염색을 하다가 우리 천연염색재료인 홍화·치자·소목 등의 초목으로 물을 들이는 방법을 하나씩 터득하여 마침내 120여 가지의 천연염색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염색은 초목에서 색소를 추출해 섬유를 넣고 끓여주면 되는 것으로 아주 쉽지만 실제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복잡한 과정이 있어 대안스님은 누구나 보면 알기 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 2000년에 '전통염색의 이해'라는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쪽은 여뀌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쪽은 거의 털은 없고 줄기는 원통 모양이며 붉은 자주색입니다.
벽지는 쪽염색을 한 천이 벽지입니다.
공양간도 그랬는데 지금은 아마 그러하리라 생각합니다.
요사채 뒤로 오른 길에 핀 나무수국입니다.
대웅전 현판입니다.
대게의 사찰은 꽃살문이 화려한데 안국사는 빗살문이며 돌쩌귀마저 자연의 하나인 나비 문양이었습니다.
항아리 옆의 석불입니다. 뒤 건물이 대웅전입니다.
세월이 느껴지는 석불을 보면 대웅전에 들지 않아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부처의 손 모양이 정면 왼쪽 손바닥이 어깨쪽에 있는 것을 시무외인이라고 하며, 반대로 아래로 향한 것은 여원인이라고 하는데, 자비를 베풀어 중생들의 두려움을 없애고 모든 바라는 바를 들어준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수국과 놀다 시간이 자꾸 가는 것 같아 스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곧 갈 테니 개(강아지)와 놀고 있으랍니다. 스님이 늦을수록 좋기에 다시 수국과 놀았습니다.
안국사는 일주문과 사천문이 없으며 주차를 하고 돌아 서면 마당으로 바로 드는데 그곳에서 만난 작은 수국을 다른 곳에서 또 만났습니다. 만져볼까?
수천 송이의 수국을 만났지만 손끝 하나 스치지 않았습니다. 어디서나 어떤 꽃을 만나더라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이 수국은 만지면 잘 닦여진 그릇처럼 뽀드득 소리가 날 것 같았습니다.
진해 생태숲에 많은 산수국입니다.
수국은 어릴 때와 만개했을 때 색이 다른데 꽃의 색 변화입니다.
위의 수국이 다 익은 색입니다.
산수국도 종류가 많은 듯합니다. 색 또한 오묘합니다.
불두화인 수국 백당나무의 꽃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 즘에 피는데 늦게 피어 있었습니다. 인동과입니다.
스님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늦어지시는 듯했습니다.
된장 있는데 알지요?
아니요.
혼잔기요?
남편과 둘입니다.
그라모 남편하고 더 놀고 있으소.
수국 백당나무와 잎이 비슷한 백당나무의 열매입니다. 안국사 입구에 있었습니다.
백당나무의 꽃은 5월 성남에 갔을 때 남한산성 옛길을 걸을 때 만났습니다. 검색을 하니 불두화처럼 인동과라고 하는 곳도 있으며, 산분꽃나무과라고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백당나무의 꽃입니다.
불두화와 백당나무의 꽃 모두 수국의 꽃과 비슷합니다.
붉은 열매가 달린 나무는 가막살나무이며 동글동글한 초록의 열매가 달린 나무는 백당나무입니다.
스님이 오셨습니다. 작업복 차림이었으며 트럭에 대형 물통을 두 개 싣고 왔습니다. 새 물통을 사려니 비싸기에 중고로 구입했는데 액비 보관통을 할 거라고 했습니다.
된장이 어딨는지 알면 돈을 두고 들고 가라고 하려고 했답니다.
가막살나무의 열매와 잎, 수피입니다.
가을에 백당나무의 열매와 함께 볼만하니 가을에 다시 오랍니다.
수국과 혹은 범의 귀과로 검색되는 나무수국입니다.
거제 산방산 비원에서 나무수국을 많이 만난 기억이 있습니다.
스님 말씀이 수국의 종류는 200여 종이라고 하며 스님은 수국을 삽목중이라고 하셨으며 우리를 삽목 하우스로 안내했습니다.
이미 꽃이 핀 수국도 있었는데 새 가지를 삽목해도 가능할까요 여쭈니 새 가지도 조금 단단한 부위를 잘라 상토에 꽂아두면 된다고 했습니다.
우리 텃밭의 별수국이 꽃을 피기 시작했습니다. 얼라아부지 왈, 별수국도 삽목하면 되겠네.
안국사에 된장 구입하러 갔다 수국 이야기만 했습니다.
들고 온 된장입니다. 된장은 1kg 4통이며 친정 살림을 살다보니 참기름도 한 병 구입했습니다. 조선간장은 스님께서 맛을 보라며 주셨습니다.
된장 1kg에 15,000원이었으며 참기름은 소주병(?) 1병에 12,000원이었습니다.
스님 맛있게 먹고 떨이질때즘 안국사에 또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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