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고향 이야기/김달진 문학관

김달진문학관에서 착한밥을 먹다!

by 실비단안개 2008. 2. 20.
728x90
728x90

'고향 이야기 > 김달진 문학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시 버스로 나가려고 준비중인데 이른 시간에 우체국 택배가 왔다.

실비단안개 - 로 -

청석선생님께서 또 책을 보내주셨다. - 황금바다 -

나는 선생님께 아무것도 드린 게 없는데 선생님께서는 나의 주소를 보관하셨다가 다시 책을 보내 주신 것이다. 죄송하고 감사하고 -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어제는 창원에서 우리나라 문학관 모음 책자와 경남의 시, 文心을 주셨다.

오늘 문학관에서 집사님의 책상에 '그리는 세계 있기에'가 몇 권 있기에 달라고 하였고 -

나는 드릴 게 없다. 나도 무엇인가 드리고 싶고 의미를 가진 이웃이 되고 싶은데 …

 

아저씨, 매화밭에 내려줄 수 있나요?

그는 버스정류소가 아인데~

흠, 그럼 우짜지, 죽항에 내려서 걸어야겠네요?

차암~ 농담이요, 내라 주야지~ ㅎㅎ

^^;

잘 댕기오소~

감사합니다~ ^^

 

매화를 담은 그 밭이 아닌 다른 매화밭으로 가니 마른가지에 보석같은 몽우리만 송송하여 들길을 걸었다.

아~ 이 길이야 -

분명 며칠전에도 들길을 걸어 매화를 만났지만 오늘 걷는 길은 먼 길이었기에 마냥 흥이 났다.

끝이 없을 것 같은 길, 연신 두리번거리며 걷는데 저마치 봄나물을 캐는 분들이 보이며, 경운기도 논 가운데에 떡하니 버티고 있다.

봄이 맞구나~

언제 왔지, 문학관을 살짝 지나 대나무밭으로 갔다.

지난해에 문학관 집사님은 죽순을 찾으러 가시고 나는 더 걸어 들꽃을 만나러 간 대나무밭이다.

대나무 아래로 마삭이 겨울티를 못벗고 어울렁더울렁 있었지만 게의치않고 댓잎소리처럼 내 발자국 소리도 수런거리며 깊은 곳까지 갔다. 좋다.

세상에 나 혼자야 - 댓잎 사이로 우수를 넘긴 햇살이 맑으며 새소리도 포로롱포로롱 한다. 정말 좋다.

 

갈길이 먼데 -

대나무밭을 몇번이고 뒤돌아 보았다. 멀리 수원지가 보인다. 꼭 한달만 참자. 그럼 수원지 둑 아래도 봄바람이 나겠지. 그때까지는 절대 벚꽃 보고싶다고 칭얼거리지 않고 참아야지.

 

바람이다.

훈훈한 바람이 김달진 생가의 대나무를 감았다 풀었다 하며 논다. 산속도 아닌 마을에 위치하지만 생가에는 새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텃밭에는 겨울초가 촘촘하며, 배추도 조금 남아있다. 기특한 늠들 - ㅎ

 

안녕하세요?

예나 부지런하신 집사님이시다.

학예사님도 생가로 오셨다.

밥을 3인분으로 하라고 하신다. 마음으로 아싸~ ^^

생가의 풍경을 얼른 담고 문학관으로 오라며 학예사님께서 가시기에 나도 곧 따르니 학예사님께서 커피를 주신다.

 

새소식 인터뷰 -

조잘조잘조잘~~

 

 

 

 

 

얼마나 지났을까, 집사님께서 12시가 넘었으니 점심식사를 하자고 하시기에 집사님의 방에서 세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식사를 하였다.

 

착한밥상, 집사님께서 텃밭에서 캔 배추를 아침에 일찍 데쳐 굵은 멸치를 넣어 우거지국을 끓였으며, 배추김치와 김은 이웃이 주셨다고 하셨다. 학예사님께서 말씀을 하신다. 문학관에 관련 된 사람들은 월하할배처럼 모두가 소박하여 욕심이 없으며 마음이 맑은 사람들이라고. 관장님을 비롯하여 방문객들까지.

 

밥공기는 두개인데 집사님께서 큰공기에 밥을 가득 담아 내 앞으로 주시기에 집사님께서 드시라니까 기어코 나에게 먹이고 집사님께서는 대접에 밥을 펐는데 많이 죄송한 시간이었지만 내집처럼 편안하게 알뜰히 먹었다. 어딜가나 밥 시간이면 사양않고 먹는 성격이다보니 때로는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편안하게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 모두를 위하여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앞으로도 사양은 없을 것 같다.

 

 

 

월하할배의 유품이다. 워낙 검소하신 분이셨기에 값이 나가는 유품은 없다.

여유롭게 문학관을 관람하였으며, 김달진 문학제 수상자들의 모습도 찬찬히 보았다.

 

 

 

 

문학관 입구에는 문학관과 생가의 풍경이 사진으로 정리되어 있으며, 방명록이 있고 정수기가 있다. 오늘은 방문객이 없었기에 오랜만에 방명록에 실비단안개라고 기록을 하였으며, 다른 문학관이나 기념관처럼 커피자판기도 없기에 커피나 녹차를 마시고 싶으면 준비 된 차로 정수기 물을 부어 마신다.

 

학예사님께서 설거지를 하시기에 집사님과 문학관 현관에서 생가를 마주보았다. 우물가의 감나무가 바로 보이기에 이야기는 자연스레 감나무에게로 갔으며, 미디어몹의 한그루님께서 블로그 이미지로 김달진 생가의 감나무를 사용한다는 이야기와 월하할배의 '고향시초'를 이야기하다가 집사님께서 고향시초를 읊으셨다.

 

까 - 만 하늘

밤이 새나리 지붕 우에 질식했다.

추녀 끝에 낙수 소리 쓸쓸히 빛나는 밤

감나무에 청개구리 울음이 잦은 밤

람푸 불빛이 고여 흐르는 작은 뜰 우에

가끔 흰 빗발이 몰래 지나가는 밤

나는 형수씨와 마주앉아

담배도 피우며 시염시염 부채질도 하며

향토에 작은 이야기들을 모자라듯 들었다.

- 김달진 '고향시초' 부분

 

고향시초에 나오는 감나무가 우물가의 감나무였을거야, 청개구리도 나오니. 그러시면서 집사님께서 올해는 담장 아래쪽으로 씬냉이를 심어야겠다고 하셨으며, 자리를 함께 한 학예사님께서도 거드셨다.

 

씬냉이꽃 / 김달진

 

사람들 모두
산으로 바다로
新綠철 놀이 간다 야단들인데
나는 혼자 뜰 앞을 거닐다가
그늘 밑의 조그만 씬냉이꽃 보았다.

이 우주
여기에
지금
씬냉이꽃이 피고
나비 날은다.

 

씬냉이꽃은 지역에 따라 민들레를 씬냉이라고 부른다지만, 시의 씬냉이는 씀바귀와 민들레꽃이 아닌 냉이꽃이다.

오래전부터 마음으로 봄에 봉숭아 씨앗을 담장 아래 뿌려야지 하였는데, 집사님께서 씬냉이를 생각하고 계시니 봉숭아보다 씬냉이가 더 잘 어울릴테니 봉숭아는 없던 일로 해야겠다.

열무꽃과 씬냉이가 피고 꽃잎같은 나비가 날 날을 함께 기다리며 4월에 열무를 파종해야 한다는 말씀도 잊지않으셨다.

 


                                               
 

 

오후 3시에 관장님과 시청 문화관광과에서 문학관에 오시기로 하셨다는데 오늘 일정이 바빠 텃밭의 겨울초만 캐어 왔다.

 

그동안 올린 김달진문학관 포스트를 한페이씩 넘겨보았다. 많은 사람들과의 인연이 맺어진 문학관 - 조재영시인, 문승희학예사님, 수아, 내서어린이집 -

그리고 문학관에서 만난 블로그 이웃분들도 스친다.

문학관 개관과 내 블로그의 일지가 비슷하다.

 

냉이국과 겨울초 겉절이로 저녁 식사를 하였다.

 

 

 

                          임의 모습 / 김달진

 

                         어디고 반드시 계시리라고 믿기에

                         어렴풋 꿈 속에 그리던 모습

                         어둔 밤 촛불인 듯 내 앞에 앉으신 양

                         아 이제 뵈는 모습 바로 그 모습이네.

 

                         아 내 마음 어떻게 두어야 하리까?

                         너무도 작고 더러운 존재오라

                         영혼의 속속들이 눈부시는 빛 앞에

                         화살 맞은 비둘기인 양 나래만 파닥일 뿐.

 

                         사랑이 되고 안 되고사

                         오로지 임에 매이었고

                         마주 앉아 말 주고 받은 인연

                         오백 생(生) 깊음이 느껴 자랑스럽네.

 

                         푸른 나뭇잎 나뭇잎 사이로

                         말간 가을 하늘 우러러 보면

                         어디서 오는 가느란 바람이기에

                         꽃잎처럼 흔들리는 임의 모습.

 

                         들 밖 어둔 길을 밤 늦어 돌아오면

                         허렁허렁 술기운 반은 취하고

                         먼 남쪽 하늘 가 흐르는 별 아래

                         산 너머 물 건너 몇 백 리인고.

 

                         가다가 문득 문득

                         가슴 한 월컥 안기는 그리움

                         해바라기 숨길처럼 확확 달아

                         가을 석양 들길에 멀리 선다.

 

                         애달픈 이 사모를

                         혼자 고이 지닌 채 이 생을 마치오리까?

                         임아, 진정 아닌 척 그대로 가야 하리까?

                         살아 한번 그 가슴에 하소할 길 없어… .

 

                         창 밖에 궂은 밤비 소리 들으면

                         풀숲에 숨어 있는 한 마리 벌레가 되어

                         울지도 못하는 외로운 가슴

                         암초롬 이슬밭에 얼어 새우랴.

 

                         어렴풋 잠결에 꾀꼬리 소리

                         놀란 듯 허겁지급 창을 여나니

                         꿈에 뵈던 임의 소식 아니언만

                         알뜰히 살뜰히 아쉬움이라.

 

                         동무와 떠들다 문득 입 다물고

                         잔 들어 흥겨웁다 문득 멀리 앉아 봄은

                         어디서 오는 또렷한 모습이기

                         눈썹 끝에 아롱다롱 한숨발에 어리는고

       

김달진 문학관 단신

☆.. 시야 놀자 : 격월(2, 4, 6, 8, 10, 12월) 첫째 토요일 오후 3시. 강사는 중앙과 경남의 시인 각 1명씩이며, 사회는 이서린 시인.

☆.. 문학 세미나 : 년 2회이며 5월에 1박 2일 예정.

☆.. 문학동네 : 문학체험교실과 독서체험교실이 있으며, 초 중등생 대상으로 선착순 30명. 교육비 무료.

                     강사진은 조재영 문학박사(시인, 창원대 교수), 정정헌 박사, 이성모 박사(문학관 관장, 마산대 교수) 외에 다수

                     의 문학박사.

☆.. 김달진 문학관 후원인 모집 : 다른 단체처럼 후원금 납부가 없으며, 김달진 문학관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등록을 하면 문학관

                     발행 책자를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다.

☆.. 김달진 문학상 중 진해특별상과 진해 문학상 제정 : 특별상은 진해를 빛낸 개인이나 단체이며, 문학상은 진해출신의 문학제

                     응모 시인.

     

* 참고 : 2008년 제 19회 김달진 문학상 시상 내역(총 상금 7,000 만원)

            시 부문 : 2,000 만원

            평론 부문 : 2,000 만원(등단 10년 이상자)

            제 3회 젊은 시인상 : 500 만원

            제 3회 젊은 평론가상 : 500 만원

            제 4회 월하 지역 문학상 : 500 만원

            제 1회 진해 특별상 : 1,000 만원

            제 1회 월하 진해 문학상 : 500 만원

 

♡.. 김달진 문학상은 잡음없는 순수 문학상임을 자부하며 뜻 있는 분들의 관심을 희망합니다.

 

 

 

 

김달진 문학관의 4월, '시야, 놀자!'  (0) 2008.04.06
나의 살던 고향은 …  (0) 2008.03.14
김달진 生家의 하늘  (0) 2008.01.28
월하 탄생 100주년 기념호 '시애(詩愛)'에서  (0) 2007.11.19
12회 김달진 문학제 - 생가 방문  (0) 2007.09.1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