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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복사꽃이 피었다고 일러라

by 실비단안개 2008.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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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이 만발이건만 따로 시간을 낼 수 없어 이삭줍듯이 여러곳에서 담았다.

 

     복사꽃이 피었다고 일러라 / 서지월

 

     복사꽃이 피었다고 일러라
     달뜨는 마을을 달려와 내가 먼저 손 내밀면
     너는 수줍어 은쟁반 같은 얼굴로
     나뭇가지 뒤에 숨어버리고
     너와 나의 살을 건드리는 남풍의 하늘은
     속절없이 빤히 내려다보고만 있으니

     바둑이는 어디 갔느냐
     엄마 따라 방앗간에 밀 빻으러 갔는가.
     그리고, 내 어릴 적 검정고무신의
     피라미떼들은 큰 강물 따라 흘러갔는가.

     복사꽃이 피었다고 일러라
     타는 아지랑이 풀밭에 주저앉아
     삐삐 뽑으며 숨찬 나를 불러내어
     이 언덕 위에 세워놓고서
     저만치 눈웃음 흘리며 사라진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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