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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진해 식물원

바나나꽃배 띄워두고…

by 실비단안개 2008.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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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때면 누구나 지나온 걸음을 돌아보며, 잊고 있었던 이들을 생각할 것입니다.

딱히 그가 보고싶다, 그립다 보다는, 그래도 생각나서 보고싶다 이렇게요.

참 이상한게요, 누군가가 '보고싶다'고 되뇌어보면 정말 막 보고싶어 집니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잊고 있었던 얼굴들이 막 떠오르지요?

'보고싶다'라는 말은 마술입니다.

김범수의 노래를 이 페이지에 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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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었던 건 아닌데, 그동안 예술촌의 장영준 할아버지(장영준 화백님 작업실에서)를 뵙지 못하였습니다.

식물원과 가까운 거리인데, 마음 탓인지, 배려인지 그건 확실치가 않네요.

할아버지 뵙고, 맞은편 학교에 가서 민경이 만나야지, 하며 집을 나섰습니다.

여름이면 아이스크림, 겨울이면 붕어빵이면 할아버지께서 좋아하시는데, 근처에 붕어빵을 굽지않았기에 언젠가 좋아한 기억을 떠올리며 양갱과 과자를 샀습니다.

먹을거리(간식류)를 만드는 재주가 없거든요.

 

할아버지 오토바이가 보이지 않기에, 요즘은 추워서 버스로 출퇴근을 하시나하며 현관을 들어서니 사무실에서 할아버지께서 오늘 부산에 일이 있어 가셨다고 하더군요. 에휴~;

가끔은 먼 나들이를 하시는 분인줄 알면서 연락을 드리지 않고 방문한 탓입니다.

민경이에게 가지않고 식물원으로 가면서 정쌤께 연락을 하였습니다.

연말이라 많이 바쁘시다며, "잠시 얼굴만 볼까요" 하기에 "커피 준비하여 오셔요"했습니다. 과자를 먹어야 하니까요.

 

주말농장이 휑하며 하우스내도 휑한 농업기술센터지만 식물원은 계절을 느끼지 못합니다.

칼랑코에가 피었더군요.

며칠전 성산아트홀의 소망등을 보니 달랑달랑한 모습이 꼭 칼랑코에 같더라구요.

 

정쌤과 원장님과 커피를 마시고 우리는 각자의 일을 했습니다.

칼랑코에를 담고 몇 송이 피운 캐리안드라(야(野)한 여자가 말하는 캐리안드라(Calliandra)와 하... )를 담았는데, 위치가 사나워 다시 담아야 할 듯 합니다. 파피오페디룸(여신의 슬리퍼(파피오페디룸)에 봄비가 방울방울 )이 한 송이 꽃을 피우기도 했습니다.

 

폴래폴래선생님과 갔을 때 걸려있던 바나나는 아직도 익지않았기에 누구도 손을 대지않았더군요.

그 옆으로 바나나가 여럿 열려있었으며, 꽃이 피고 떨어지고 - 그렇게 있었습니다.

산다화와 호주매화를 담을 때 보니 꽃잎이 떨어져 있었는데 ….

떨어진 꽃잎에 산소호흡기를 달아줘야지, 그럼 며칠 더 생생하게 버티겠지, 꽃배를 만들어야지….

선인장류 위에는 언제나 자트로파의 붉은 꽃이 선인장의 꽃처럼 떨어져 있기에 떨어진 꽃잎들로 충분히 꽃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참 원장님은 다른 직원과 일을 보러 가셨습니다.^^

 

  ▲ 배는 바나나꽃의 받침이며, 배 안의 꽃잎은 산다화, 시계꽃, 호주매화, 자트로파 등입니다. 물이 있어야 며칠 견딜것 같아 배에 물을 약간 담았습니다.

 

  ▲ 수련 사이에 띄우니 가만있기만 하여 물레방아가 있는 작은 연못(▼)에 띄워두고 왔습니다.

 

 

지금쯤 원장님께서 어떤 표정이실지 궁금합니다. 꽃배만 띄워두고 기다리지않고 그냥 왔거든요. 꽃잎에 산소호흡기를 달아주었으니 며칠만 두셔요!()

 

바나나꽃의 받침은 으름덩굴의 암꽃같은 받침이 있는데, 위의 사진처럼 받침이 아주 큽니다.

* 으름(덩굴)꽃과 바나나꽃 (흰색꽃도 있음)

 

  ▲ 꽃술이 가운데에 있고 아래 위의 자주색 넓은 잎이 받침입니다.

 

 

  ▲ 받침이 한장씩 열리면서 꽃이 드러나는데, 바나나꽃은 아래(땅)로 향합니다.

 

  ▲ 바나나가 무거워 대가 휘어지며, 나중에는 꺾어지기도 합니다.

 

  ▲ 떨어진 꽃받침 - 오른쪽의 것은 오래 된 것.

 

  ▲ 무거워 떨어진 바나나를 사무실앞에 매달아 두었습니다. 아직 한참 있어야 익겠네요.

 

  ▲ 급한 마음에 집으로 오면서 과일전에서 찍었습니다.

 

아줌마~ 바나나 좀 찍을게요 - 하니, 숙제인 모양이네요 하기에, 네~ 했습니다. 어디 학교 숙제만 숙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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