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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진해 풍경

경화시장에 '봄'이 왔습니다

by 실비단안개 2009.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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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정월 대보름날이며, 오늘은 경화장날입니다. 특별하지 않은 날에도 경화시장은 많은 사람으로 붐비니 오늘은 보름장이니 더 붐빌테지만, 시장을 보고 구경도 할겸 경화시장으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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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정월대보름은 음력 1월 15일이다. 정월은 한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로서 그해를 설계하는 달이다. 정월대보름을 한자어로 '상원(上元)'이라고 한다. 상원이란 삼원의 하나이다. 1월 15일인 대보름날에는 점을 친다. 또 율력서에 "정월은 천지인 삼자가 합일하고 사람을 받드받들어 일을 이루 며, 모든 부족이 하늘의 뜻에 따라 화합하는 달"이라고 써져있다.

5가지의 곡물로 만든 오곡밥과 나물을 하루에 10번 먹었다. 또한, 부스럼이 생기지 말라는 의미에서 견과류의 부럼을 먹는다. 이때 부럼의 껍질을 직접 깨물어 까는 것이 특징이다. 보름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고 하였는데, 가족중에 누군가 잠이 들면 밀가루 등으로 눈썹을 하얗게 칠해놓기도 했다. 보름날 전후로 며칠간은 밤에 쥐불놀이를 하고, 보름날 해뜨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한해 더위를 팔았다.

 

오늘 진해의 날씨는 차창을 열어도 좋은 날씨입니다.

경화시장하면 먼저 떠오르는 풍경이 철길위의 꽃가게입니다. 추우나 더우나, 비가 내리나 햇빛이 쨍쨍한 날이나 경화장이 서는 날엔 어김없이 펼쳐지는 철길위의 꽃가게입니다.

 

철길위의 꽃가게

 

 

 

 

많은 꽃들이 주인을 기다리는데, 나이드신 아저씨께서 히야신스를 구입하고 싶어하십니다. 선인장류와 난류가 특히 많았으며, 벌써 망울을 맺은 천리향도 인기가 좋았습니다.

 

 

 

 

아줌마들은 지쳤는지, 사진을 와 찍노, 그만 찍어라 - 이런 말씀도 없습니다. 그래도 방해가 되지않도록 조심스레 다니며 찍었습니다.

 

경화시장의 봄

보름장이기에 더없이 붐빈 장터였으며, 할머니들게서는 지난해 거둔 나물들과 냉이, 달래를 작은 바구니에 담아 팔며, 군데군데 잘 띄운 메주도 보였습니다. 입춘을 전후로 장을 담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봄이 왔습니다.

 

 

 

 

 

 

  ▲ 피망에서 오이고추까지 모든 고추는 다 모여 있었습니다.

 

  ▲ 사철 이쁜색의 떡전이지만, 오늘따라 봄옷을 입은 듯 더 이쁜색입니다.

 

  ▲ 종묘상에도 슬쩍 들려봤습니다. 상추입니다.

 

사철 좋은 경화시장

국화빵 10개 1,000원, 집으로 올 때 아이들에게 먹이려고 2,000원어치를 샀습니다.^^

아저씨 : 이제 사진 다 찍었는기요?

 

 

  ▲ 선지국밥

 

올케에게 팥칼국수 사 줄께 - 했기에 언제나 가는 그집으로 갔는데, 방과 홀이 만원이었기에 밖에 자리를 잡았는데, 건너편 어르신의 칼국수 찬이 달랐습니다. 보통 풋고추와 깍두기인데, 풋고추 대신 된장에 박은 고추였습니다.

어르신 : 우리 찍는기요?

아니요, 고추요~^^/

 

 

  ▲ 하하, 우리 팥칼국수가 나왔는데, 역시 된장에 박았던 고추가 나왔습니다. 알뜰히 먹어주었습니다.^^

 

  ▲ 뻥튀기 내용물은 다양합니다. 설날에 먹다남은 가래떡과 콩, 쌀 등등 - 내용물이 그릇에 담겨 줄을 서 있습니다. 뻥~ 하며 터질 때 파란점퍼의 아기는 미리 귀를 막더군요. 옆에는 강정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한 가족인 모양입니다.

 

  ▲ 새댁이나 종일 고스톱 친 아줌마들은 지갑과 입만 가지고 오셔요, 모두 있습니다~ 대형마트의 찬가게 못지않게 많은 밑반찬이 봉지봉지 담겨있습니다.

 

기웃기웃 다니다보니 2시간이 훌렁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손두부를 사고 비지를 얻어 시장통을 벗어나려는데, "국민 여러분 밥 묵읍시다~"합니다.

과일을 파는 젊은 아저씨의 늦은 식사시간이었습니다.

 

산다는 것, 살아야 한다는 것, 참 겹습니다.

 

장날 풍경 / 趙春熙

 

냇물 소리 잠든 복개천가 단위 농협 주차장 공터엔 5일마다 맘 놓고 장이 선다
시가지 보도블럭 위에 땟국 절은 보따리 펼쳐놓으면 득달같이 달려오는 호루라기 소리
불안한 생의 안쪽으로 쫓겨가던 날들
장날 만큼은 언 손 녹여주는
농협 인심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빈대떡 냄새 시장 가득 풀어놓으면 닫혔던 가슴 화안히
봉다리 늘어놓고 장이 선다
며느리 몰래 퍼 온 고추장 매운 맛 끝내준다며 연신
손 잡아끄는 할머니
대충 잘라온 촌두부 양념장 꾹 찍어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고
생각 없이 나와 있던 백수 아저씨 거나해진 얼굴에 언 땅 후끈 달아오르네
귤 한무데기 이천원, 귀를 째는 스피커
냉이, 무말랭이, 양파 손대중으로 담아 낸 삶의 무게들
햇살 끝에 놓인 꼬맹이 운동화,
봄이면 달려 갈
푸른 운동장을 기억하고. 장터에서 얼었다 녹았다
구릿빛 얼굴에 피어난 꽃 파장 무렵이면 불룩 아이 하나씩 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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