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던 날씨는 낮에 잠시 비를 뿌리기에 정월대보름 행사 참여는 포기하고 화분 손질과 이것저것 집안일을 했습니다.
퇴근시 고향 후배들과 함께 오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어제 열기 한 쿨러를 낚았는데, 함께 식사를 하겠다는 이야기이기에 구이, 매운탕을 준비하고 야채와 술은 퇴근길에 준비해 오라고했습니다. 야채라야 풋고추지만.^^
저녁 식사 준비를 하는 사이 다목적운동장에서는 정월대보름 행사가 진행중이었습니다. 축포소리와 함성이 집까지 들렸거든요.
식사중 소주가 떨어져 동네 가게에 가니, 가게에 소주가 없더군요. 우리동네의 현실입니다.^^
가게에 가면서 하늘을 보니 보름달이 두둥실 떠올라있었습니다.
후배들을 보내고 옥상에 올라 물탱크 위에 카메라를 올렸는데, 수돗물이 오르는 소리에 물탱크가 흔들렸습니다. 당연히 손도 덜덜 - zz
흔들려도 달은 둥글었습니다.
보름달이니까요.
바람이 많습니다.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그래도 정월 대보름달은 두둥실 떠올랐습니다.
이 어령의 09' 소원시
벼랑 끝에서 새해를 맞습니다.
덕담 대신 날개를 주소서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싸움밖에 모르는
정치인들에게는
비둘기의 날개를
살기에 지친 서민에게는
독수리의 날개를
주눅 들린 기업인들에게는
갈매기의 비행을
진흙 바닥의 지식인들에게는
구름보다 높이 나는
종달새의 날개를
뒤처진 자에게는
제비의 날개를
설빔을 입지 못한 자에게는
공작의 날개를
홀로 사는 노인에게는
학과 같은 날개를 주소서.
남남처럼 되어 가는 가족에는
원앙새의 깃털을
이 사회가 갈등으로 더 이상 찢기기 전에
기러기처럼 나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우리 모두를 날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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