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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첫매화와 매화꽃차

by 실비단안개 2009.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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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꽃앓이를 해야 한다니 얼마나 철이 없기에.

 

어제 집앞의 밭두렁에서 매화를 만났지만, 대여섯 송이였기에 조금 더 기다려야지하며, 마을버스를 타고 성흥사 마을로 갔는데, 백매와 청매 모두 봉긋하기만 하였습니다.

 

마을버스를 버리고 걸었습니다. 1시간 정도.

지나는 젊은 아기엄마가 차를 세우며, 시장이 있는 동네까지 태워 준다고 했는데, 매화 만나야 하기에 걸어야 한다면서 감사하다는 인사만 하고 보냈습니다.

휴경지에 더러더러 매화나무가 심어져 있거든요.

 

어느 밭이나 논에도 매화는 피어 있지 않았습니다.

 

토요일이니 내일은 공사장이 쉴거야….

진해 남양, 신석기 유적지 발굴 현장(우리의 집회 대상)이 외부인은 출입이 금지지만, 일요일은 휴일이기에 오늘 아침을 기다렸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곳은 이슬, 서리와 함께 다른곳보다 먼저 꽃이 피어나기에 가는 길이며, 마을이었는데, 이제 공사 현장이기에 논을 메운, 길도 없는 황토밭을 공사차량을 피해가며 걸어야 했습니다.

공사가 바쁜지 일요일지만 부분 공사중이었습니다.

걷다가 웅덩이가 있으면 둘러야 했고, 물이 고여 있으면 또 다른 길을 만들었습니다.

 

봄에 수선화를 가장 먼저 만나는 집은 아직 허물지않고 있었지만, 그 앞의 우물이 있는집은 대나무울만 남았고, 하천은 쓰레기로 난장이었습니다.

 

매화가 핀 곳은 그 마을의 어느 집 텃밭입니다.

겹매화는 더 환합니다. 두 그루가 매화를 피웠습니다.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아래는 겹매화입니다. 코를 킁킁거려 봤습니다.

 

 

 

 

매화가지 작은늠을 꺾었습니다. 가지치기?^^

 

앗, 공사 사무실 앞에서 현장소장과 마주쳤습니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낯이 익은 사이입니다. 집회 때문에요.^^

 

"안녕하세요?"

소장도 웃으며 인사를 합니다.

이유를 이야기 해야지요.

"새터에 매화가 피는데 길이 여기 뿐이라서요."

"벌써 매화가 피었습니까?"

뒤에 감춘 매화꽃을 내밀며 향기를 맡게 했습니다.

"좋죠?"

"네, 좋네요!"

하하

 

녹차를 우려 매화꽃차를 만들었습니다.

꽃차는 투명다구라야 꽃과 향을 맑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찻잔에 핀 매화, 매화꽃차

 

매화는 꽃봉오리가 맺혔다가 꽃잎이 열리기 시작할 때 꽃을 살짝 따다가 찻잔에 넣어 놓으면 그대로 매화꽃차가 됩니다.

 

* 냉동꽃차

꽃잎이 열리기전에 따서 맑은물에 헹궈 물기를 빼고 냉동보관을 하여, 흐리거나 비가 내리는 날에 매화의 종류에 따라 두어송이를 찻잔에 넣어 끓인 물을 약간(80도 정도)식혀 조심스레 찻잔에 부으면, 찻잔속에서 매화가 피어납니다. 꽃잎이 피어날 때 이미 향으로 매화꽃차를 마시며, 열리는 꽃잎을 보며 눈으로 또 마십니다. 그리곤 입술을 찻잔에 가만히 대면 또 한 잔의 매화꽃차를 마시지요. 매화꽃차는 마시기전에 벌써 여러잔을 마시는 차입니다.

 

*  말려서 보관하기

매화꽃차는 다른 꽃차와 마찬가지로 매화 봉오리를 따서 잘 말리기만 하면 됩니다. 봉오리를 딸 때에는 반쯤 핀 것을 고르는 게 좋고, 뜨끈뜨끈한 방에다 한지를 깔고 널어 하룻밤 정도 말리면 됩니다. 반쯤 피어 있는 봉오리를 골라야 나중에 차로 마실 때에 뜨거운 물의 기운으로 마치 꽃이 피어나는 것 같은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봉오리가 다 말랐으면 역시 한지에 싸서 서늘한 곳에 보관해 두고 생각날 때마다 뜨거운 물을 붓기만 하면 은은한 매화차가 완성된답니다. 

 

* 설탕이나 꿀에 재는 법

역시 약간 열린 매화꽃을 따서 맑은 물에 헹궈 물기를 뺀 후, 다른 꽃차와 마찬가지로 1:1의 비율이나 1.3:1 의 비율로 차곡차곡 재워두었다 차로 마시면,  얼굴빛이 윤택해지고 기미, 주근깨, 버짐 등이 없어진다고 하니, 여성에게 잘 어울리는 미용차가 됩니다.

 

매화꽃차는 향긋하고 끝 맛이 부드럽기에 그 어느 차보다 봄의 향기를 느끼기에 적합한 차이니 잠시의 수고로 늘 향기로운 날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매화꽃만 차로 우려마셔도 좋지만 녹차를 우려 한송이를 띄우는 것도 멋스럽습니다.

 

 

매화꽃차를 마시며, 꺾어 온 매화를 향꽂이에 꽂아 작은 접시에 담았습니다.

꽃앓이가 조금 가셨으며, 오늘은 종일 천사가 될 것 같습니다. 식구들에게 심술 부리지않고 밥도 제 때에 잘 차려주고.^^

 

 

다음주에는 쑥을 캐고 매화꽃을 따야겠습니다.

꽃이 피기전에 따서 냉동실에 보관하면 내내 매화꽃차를 즐길 수 있거든요.

 

    매화(梅花) / 서정주


   梅花에 봄사랑이 알큰하게 펴난다.
   알큰한 그 숨결로 남은 눈을 녹이며
   더 더는 못 견디어 하늘에 뺨을 부빈다.
   시악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梅花보다 더 알큰히 한번 나와 보아라.

   梅花향기에서는 가신 님 그린 내음새.
   梅花향기에서는 오신 님 그린 내음새.
   갔다가 오시는 님 더욱 그린 내음새.
   시악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梅花보다 더 알큰히 한번 나와 보아라.

 

* 생김이 비슷한 봄꽃 비교 : 벚꽃에게 "매화야~ " 하기는 없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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