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을 만나러 가는 날은 연일 맑은날보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거나 비가 내린 후 활짝 개인 날이 좋은데, 저는 비가 내리는 날을 선호합니다.
아침 식사용으로 커피, 얼음물, 과일 등을 준비하여 집을 나섰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렸지만, 그 시간은 짧았습니다. 우리가 진해 시내에 갔을 때 멈추었거든요.
흐린 날이 꽃을 담기에 좋지만, 운전기사에게, "우리 주남저수지에 갔다가 봉하로 갈래?" 이렇게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통했습니다.
안민터널을 지나며, "주남저수지에 먼저 갈까요?"합니다.
쾌재를 부를 순 없고, 마지 못한 듯, "그럴까? 주남저수지에 갔다가 밥 묵고 봉하에 갈까?" 했습니다.
저의 단수를 모르는 게 아니면서 순진한척(?) 김양을 다시 만지더군요.
이웃 블로그 방문시 큰소리로 혼잣말처럼 합니다.
"와~ 함양상림이 진짜 숲공원이네, 오마나~ 작년에 갔던 백련리에 벌써 연꽃이 피었네…."
조를 때도 있지만 대부분 이런 식으로 다음(휴일의) 행선지를 정하라고 압력 아닌 압력을 가합니다.
그러면서 한마디 쇄뇌시킵니다.
"늙은 할배를 내가 아니면 누가 데꼬 다니겠노, 우짜든지 내 한테 고마워하소!"
또 현장에서 얼마나 잘난척을 하는지… 이 꽃은 #$%@ … 여기가 @%$#….
연지에는 蓮만 피어 있는게 아닙니다. 수련단지가 따로 조성되어 있는 곳도 있지만, 주남저수지의 연꽃단지에는 연꽃, 수련과 여러 종류의 수생식물이 있으며, 곤충과 어린붕어, 미꾸라지 등도 만날 수 있습니다. 수생식물 중의 왕인 '벼'도 있습니다.
수생식물의 최고의 寶庫는 벼가 자라는 '논'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 물빛보다 시원한 수생식물(개구리밥에서 벼꽃까지)
길이나 들, 논두렁 등은 걷기보다 앉으면 더 많은 세계가 있는데, 물가에 앉으면 하늘이 둘, 연꽃도 둘이며, 잎도 둘이고, 잎이나 대, 꽃에 소품처럼 물방울과 곤충이 있습니다.
비가 내린 후에는 잠자리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예나 잠자리가 많았으며, 특히 실잠자리가 많았습니다.
실잠자리는 걷는 이에게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 곤충이기도 합니다.
실잠자리 두 마리가 하트를 만들었습니다.
주위를 아랑곳않고 당당하게 사명을 다하는 아름다운 행위입니다.
잠자리는 짝짓기 시기가 다가오면 대부분 색이 변하는데 이것을 혼인색이라고 합니다.
짝짓기 자세는 하트모양인데, 암컷의 생식기는 10개의 배마디 중에서 아홉째 마디에 있고, 수컷의 교미기는 2개로, 9절에 생식기가 있으며, 2~3절에 부생식기가 있는데, 암컷이 몸을 뒤집어서 여섯 개의 다리로 수놈의 배를 거머쥐고 자기 몸을 둥글게 구부려 생식기를 수컷 가슴팍에 있는 '부생식기'에 갖다 대고, 거기에 붙여 둔 정자덩어리를 받아갑니다. 암컷이 수컷에 목이 잡혀있으니 이때의 자세가 하트 모양이 됩니다.
블로거 최병성 님의 '알면 사랑한다(좋은생각)'에 '잠자리의 변신(168~171p)'이 있는데, 그 내용중의 부분을 사진과 함께 엮어보겠습니다.
잠자리의 비행은 눈을 먼뜩이며 먹을거리를 찾는 행동이며, 식성이 좋아 하루에 모기를 300마리나 잡아 먹는다고 합니다.
하늘을 나는 잠자리는 아이러니하게도 물을 좋아 하는데, 물속에 알을 낳습니다. 물속에 알을 낳기 위해서 수면 위를 낮게 비행하다 물고기에게 잡혀먹히는 위험이 있지만 감수해야 하는거지요.
짝짓기 중인 두 마리의 실잠자리를 나누어 찍었습니다.
잠자리는 짝짓기를 할 때 하트처럼 재미있는 자세를 취합니다. 암컷은 다리로 수컷의 배를 잡아 꼬리를 수컷의 배에 붙이고, 수컷은 긴 꼬리로 암컷의 목덜미를 누르는데 이때 하트모양이 됩니다.
사진의 위가 수컷이며, 아래가 암컷입니다. 다시 사진을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같은 듯 하지만, 두 장의 모습은 다릅니다.
잠자리는 알을 낳을 때도 두 마리가 한 몸이 되어 날아다니다가 수생식물이나 물속의 돌틈에 알을 낳습니다.
잠자리 애벌레들은 때가 되면, 이른 새벽 물가로 나와 풀이나 바위위로 올라 따스한 햇빛을 받으며 몸을 말리자마자 새로운 세상을 펼치는데, 애벌레 등이 살짝 갈라지면서 감춰졌던 머리와 상체, 앞다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잠시 숨을 고른 후 앞다리로 나뭇가지를 힘껏 부여잡고 뒷다리와 꼬리를 허물에서 빼어냅니다.
허물에서 빠져 나오면 날개와 꼬리가 쭈욱 길어지는데, 사르르 날개를 펼칠때는 차곡차곡 접어 둔 손수건을 펼치는 것 같다고 생태교육가 최병성 목사는 섬세하게 이야기를 합니다.
날개를 펼친 잠자리는 마지막으로 몸에 있는 수분을 오줌 누 듯 꼬리 끝으로 방울방울 내 보내는데, 그 양이 찻숱갈 하나 정도의 양이라고 합니다. 수분이 빠지고 몸이 단단히 굳어지면 하늘을 날 자세가 된 겁니다.
우리가 실제 경험을 하지 못했을지라도 눈을 감으면 조용히 그려지는 풍경입니다.
잠자리의 종류는 약 5천여종이며, 작은곤충, 풀잎, 이슬이 잠자리의 먹이입니다.
실잠자리는 실잠자릿과의 잠자리를 통틀어 이르며, 몸의 길이는 4cm 정도이며 배와 날개는 가늘고, 앉아 있을 때는 날개를 등 위에 합칩니다. 방울실잠자리, 아시아실잠자리, 참실잠자리, 등검은실잠자리 따위가 있습니다.
▲ 실잠자리와 잠자리의 앉은 모습(주남저수지에서)
어느 한 가지에 빠지는 일도 중요하지만, 들, 물가 등에 가면 잠시(오래면 더 좋겠지만) 지체하여 더 많은 것을 보세요.
어린이집에서 연지 답사를 왔었나 봅니다.
저건 홍련이고 이것은 백련인데….
백련과 홍련에 머물거나 스치는 바람, 그 꽃과 잎 아래의 신비로운 세상도 보아주면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젖은 물가에 오래 지체했지만, 누구도 저의 눈빛을 쫓지 않더군요. 연지에는 연꽃만 황홀하게 피어 있는 게 아닌데….
미디어법 청원 링크입니다. 한 번만 클릭하여 주세요.
헌법재판소 할아버지! 대한민국을 지켜주세요!!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77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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