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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진해 풍경

추석을 앞둔 경화시장 풍경

by 실비단안개 2009.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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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역마다 대형할인점의 입점과 젊은층의 홈쇼핑 이용 등으로 인해 지역 전통 재래시장 상권이 위축되어 상인들의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뉴스를 자주 접하며, 이명박 대통령은 민생탐방 차원으로 재래시장의 한 수퍼에서 수행원들에게 뻥튀기를 사 먹어라며 전국민을 뻥가게 하기도 했습니다.

 

또 며칠전에는 서울 동대문 시장에 짠 나타나면서 2천명을 동원하여 환호하게 하기도 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평범한 국민은 상상을 할 수 없는 일을 연출한 우리의 대통령이 펼치는 서민정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추석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이 진해 경화시장 장날입니다.

3일과 8일이 경화장날이며, 경화시장은 도심에서 닷새마다 서는 재래시장입니다.

 

경화시장 주변으로 하나로마트, 롯데마트, 삼성홈플러스가 있으며, 이웃 도시 창원과 마산에 백화점도 있지만, 다른 지역의 재래시장에 비해 경화시장은 명성을 유지하는 데, 이는 경화시장 상인과 지역민이 지역의 재래시장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뭉쳐졌기에 가능합니다.

 

        ▲ 홈플러스와 경화시장은 마주합니다. 

 

경화시장 상인회 회장 권충웅 씨(사진)를 찾았습니다.

먼저 걱정이 되는 부분이 이웃의 대형할인점의 개장으로 상인들이 어려움이 없나였으며, 그동안 경화시장 풍경을 여러번 올렸지만, 시장의 역사에 대해서는 올린적이 없기에 경화시장의 역사 등을 질문하였습니다.

 

경화시장은 1945년 해방이 되던 해에 생겼으며, 처음 장옥은 4~500여평이었으며, 그 장옥은 현재 경화시장 가운데에 있는 데, 도로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있으며, 한쪽은 장옥형태가 그대로 있고, 맞은편은 장터국밥이나 시장국수를 먹을 수 있는 식당가입니다. 제가 경화시장에 가면 호박죽을 먹는 집도 이곳에 있습니다.

 

4~500편의 시장은 점차 규모가 커져 현재는 이동의 남흥아파트(김학송 국회의원 사무실 앞) 앞의 도로에서 경화시장통을 이어  경화역 맞은편까지 장이 서는 데, 그 길이가 1km가 넘습니다.

 

다른 지역의 재래시장과는 달리 경화시장통은 장날이 아닌 날에는 차도로 3일과 8일이 되면 장이 서는데, 경남에서 제일 큰 재래시장으로 규모가 엄청나며 구경하는 재미 또한 그 어떤 재미보다 좋습니다.

 

경화시장은 오전 7시에 장이 서며, 파장은 오후 9시인데, 동절기에는 빨라질 수 있고, 현재 상인회 회원은 800여명으로, 점포수가 120개며, 난전이 약 700개입니다.

경화시장의 고객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여 여쭈니, 하루 이용 고객이 보통 5천명이며, 하루 매출고 3억 정도며, 특수 시기에는 4억을 넘는다고 합니다. 재래시장으로는 엄청난 매출고입니다.

 

지난해 6월에 홈플러스의 개장으로 4~5개월은 상인들이 어려웠답니다. 지역민 역시 호기심으로 대형할인점을 잠시 이용했지만, 그 기간은 그리 길지않았으며, 지금은 대형할인점이 개장하기 전보다 더 많은 지역민이 경화시장을 찾는다고 했습니다.

 

경화시장이 서는 날에는 상설시장인 중앙시장의 고객이 5분의 1로 줄며, 대형마트(ㄹ마트)의 경우 매출이 5천만원에서 많게는 7~8천만원까지 줄어든다고 하니, 경화시장의 활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경화시장을 찾는 층 역시 다양한데, 명성으로 시장구경을 하러 오는 사람부터, 웅동, 웅천, 창원과 마산에서 경화시장에 장을 보러 옵니다.

 

대형할인점과 이웃도시로 부터 지역의 재래시장을 지키기 위해서는 상인들의 노력이 중요한데, 대부분이 생물이기에 신선해야 하며, 가격 또한 할인점 보다 높아서는 안됩니다. 대형할인점의 출현으로 내부 출혈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상인들의 신용이 고객에게  믿음을 주었기에 꾸준히 찾아준 결과라고 합니다.

또 재래시장을 찾는 맛 중에 하나는 덤과 에누리겠지요.

 

오늘도 손님이 많았기에 상인회 회장님에게 '대목장이라고 보느냐'고 여쭈니, 오늘은 보통 때와 같으며, 다음 장과 그 다음장은 미어터질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전 10시 버스로 나갔으니 경화시장 도착이 11시 이전이었지만 여전히 시장은 붐볐으며, 죄송하여 상품만 찍으면 인물도 함께 찍어달라는 분들이 많아 몇 년전과는 달리 사진을 찍기에 수월합니다.

 

경화시장 풍경입니다.

 

        ▲ 시장통 입구입니다.

 

        ▲ 문어가 떨어지지 않아 이쁜 이모가 식겁했습니다.

 

        ▲ 도라지만 찍으려고 했는데, 아저씨께서 도라지만 찍으면 무효랍니다.^^

 

        ▲ 김을 숯불에 굽는데, 역시 모델을 자청했습니다. 찍은 사진을 확인까지 하더군요.^^

 

        ▲ 제가 좋아하는 철길위의 꽃집입니다. 이 철길은 군용 화물열차가 다니는 철길이지만 경화장날에는 꽃을 파는 철길이 됩니다.

 

 

햇고추가 나왔으며, 햇깨로 참기름을 짭니다. 시장통이 정말 고소했습니다.^^

 

 

 밤, 땅콩, 토란, 대추, 고구마도 햇것입니다. 고구마는 어린 이모들이 팔고 있었는데, 이쁘게 찍으라면서 고구마를 고르게 펼쳐주더군요.

 

 

        ▲ 가을답게 모든 것이 햇것입니다. 배를 손질하는 분 역시 이쁘게 담아달라고 했습니다. 배가 잘 생겼나요?

 

        ▲ 우리나라 바나나 으름입니다. 봄에 보라색꽃을 피우는데 입이 쩍 벌어진 으름은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경화시장에는 전문 상인도 있지만, 텃밭에서 채소를 솎아 오거나 콩나물을 직접 기른 콩나물이며, 청국장도 직접 담아오기도 합니다. 두부도 손두부가 많습니다.

 

오늘은 또 다른 풍경을 만났는데, 아래의 노란병속의 액체는 '호박식혜'입니다. 우리는 보통 엿질금과 고두밥으로 식혜를 만드는 데, 호박을 고아 식혜를 만들었는데, 병뚜껑에 나비 한마리가 날아갈줄을 모르고 앉아 있더군요. 호박맛에 반했나?^^

콩국은 검정콩을 함께 했기에 색은 약간 어둡지만 맛은 더 고소하더군요. 감사하게 먹었습니다.(공짜로)

 

 

재래시장에 빠질 수 없는 풍경이 뻥튀기지요. 쌀, 옥수수, 떡국, 콩 등 많은 것을 튀기는 데, 마침 콩이 튀겨졌기에 맛을 보니 말랑하며 고소하더군요.

 

 

예전에는 시장통에 고양이, 강아지, 토끼가 있었는 데 근래에 보이지 않더군요. 물어물어 찾았습니다. 경화동 시장통 옆골목에 고양이, 강아지, 토끼가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변함없는 모습이었으며, 한 마리 사 가라 - 하셨지만, 제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니 어린 짐승을 집으로 데리고 오기에는 불가능했습니다.

 

옆의 사진은 돼지 부산물 삼종세트입니다. 제가 즐기는 것들인데요, 선지, 족발, 돼지껍데기입니다.

돼지껍데기는 뜨거운물에 살짝 데치면 잘 썰어지니 참고하세요.^^

 

 

진해는 작은도시입니다. 더러 밭농사를 짓기에 농기구를 팔며, 곤충백화점도 있습니다. 곤충은 지네, 굼뱅이 등등 - 이며, 잡화점에는 없는 것 빼고 모두 있습니다. 엄마께 드리려고 독 커버 다섯개를 샀습니다. 곧 햇고추장을 담글테고 그러면 어울리게 새커버를 해야 하기 때문에요.

 

 

 

아기들도 엄마 손을 잡고 시장에 왔습니다.

아기들에게 신기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지요. 그리고 시장통에서, "엄마~"하면 모든 엄마는 먹을거리를 손에 쥐어 줍니다.

제가 깐깐하게 굴지만 재래시장통에서는 뭐든 잘 먹으니, 여러분도 너무 따지지 마세요.^^

 

         ▲ 할머니 추석빔인가 봅니다.^^

 

경화시장에는 보세나 중고를 파는 곳이 있는데 오늘은 한복도 나왔더군요.

 

 

어느 시장이나 커피 이모가 있는데 경화시장에도 커피 이모가 있습니다. 오늘은 콩국을 얻어 먹었기에 커피를 마시지 않았는데 다음엔 커피를 마시겠습니다.

 

 

집에는 제비새끼같은 작은늠이 엄마를 애타게 기다립니다. 엄마를 기다리는 마음보다는 먹을거리를 더 많이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찐빵이 3개 1천원 하기에 3천원어치를 사니 이모가 한 개를 더 주었으며, 국화빵은 12개에 2천원인 데 아저씨가 14개를 주었습니다.  만두는 이쁜 이모에게 부탁해서 담았으며, 예나 호박죽을 먹으러 갔습니다.

 

호박죽 그릇을 비우니 아저씨께서 "더 주까?"하시기에 "됐어예"했습니다. 제가 돼집니까.^^

호박죽을 먹는 집은 15년째 호박죽과 국수류 등을 취급하는데 언제나 만원이기에 합석은 기본으며 합석을 해도 불쾌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우리 어머니들이 텃밭에서 거룬 채소들입니다. 무화과가 있으며, 박이 있고, 늙은 호박도 긁어왔습니다.

"사진 찍나?"하시기에 네 하며 웃었습니다.^^

 

 

 

반찬가게가 몇 곳 있으며, 어묵공장도 있습니다. 어묵은 뜨거울 때 맛이 좋은데, 호박죽을 먹었기에 통과했습니다.

 

 

        ▲ 재래시장에서 빠질 수 없는 옛날과자입니다.

 

경화시장에는 채소와 생선, 즉석먹을거리 외에 약재상과 종묘사가 있으며, 곡식도 갖가지 있는데, 모두 원산지 표시가 되어 있고,  고래고기도 있습니다.^^

 

        ▲ 고래고기

    

경화시장을 서너시간 돌아 다녔나 봅니다. 얼라가 기다리는데….

작은늠 먹이려고 복숭아 한 상자를 샀으며, 낙지와 삼겹살 불고기가 먹고 싶다기에 낙지를 사고, 냉동실에 두고 조금씩 쪄서 먹으려고 감자떡도 샀습니다. 괜히 흐뭇 -^^

 

경기 침체로 명절이 부담이 되기도 하겠지만, 지혜롭게 즐거운 명절을 만들어야 겠습니다.

여러분이 재래시장과 상인에게 힘이니, 추석 차례 준비는 우리 재래시장에서 하면 어떨까요?

 

경화시장 상인 여러분 건강하시고 힘 내십시오.

그리고 오늘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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