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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노루귀 눈 뜨다

by 실비단안개 2010.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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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만나기전엔 그 꽃이 그립지 않습니다.

 

노루귀도 많은 봄꽃들처럼 꽃이 먼저 핍니다.

잠시 한눈 팔면 지난해 만났던 자리도 스치게 하는 작은 꽃입니다. 

 

 근처에서 복수초와 바람꽃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기에 자연스레 노루귀를 기다립니다.
노루귀라는 다소 엉뚱한 이름은 털이 돋은 잎이 나오는 모습이 ‘노루의 귀’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노루귀는 높이 5∼10cm의 미나리아재빗과 여러해살이풀로 산의 활엽수 밑에서 자라며,  다른 이름으로 파설초(破雪草)라고도 합니다.

파설초(破雪草)라는 이름은 봄소식을 알리듯이 이른 봄에 꽃이 눈을 비집고 올라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처음 노루귀를 만났을 때, 다른 꽃을 처음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조심스레 생김만 요리조리 살폈습니다.

'니가 옥녀꽃대구나' 했을 때처럼.

 

그리곤 조심스레 담고 주변의 마른 나뭇잎을 이불처럼 덮어 도닥여줍니다. 

다음에 보자.

 

어느날부터 꽃을 만난 장소를 비밀로 하게 되었습니다. 

무분별한 채취로 들꽃이 위기를 맞기 때문입니다.

 

(내가 전문꾼이 아니지만)믿을만한 우리끼리는 비밀글로 장소를 주고 받습니다.

명월산자락과 계곡에선 얼레지잎만 겨우 만났습니다.

얼레지의 잎은 깜찍합니다. 가랑잎 사이에서 "나 얼레지 아니다" 하듯이 잎이 얼룩덜룩합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얼레지가 있는 곳엔 현호색과 노루귀가 있습니다. 

 

명월산을 떴습니다.

 

차를 타고 가면 작은 노루귀는 보이지 않지만,  주위의 풍경이 노루귀가 피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마음이 급해 차에서 내린 후 문을 닫지않았습니다.

명월산의 흙이 묻은 신발을 벗고 있다가 급하게 내리느라 신발을 들고 내렸습니다.(내려보니 신발을 들고 있었음)

 

누가 들을세라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다른 꽃도 만났나요?

다른 (봄 들)꽃은 만나지 못했다면서 팔을 둘러 노루귀가 핀 자리를 알려줍니다.

다음 꾼을 위해 가랑잎을 조심스레 덮어두고 그들이 떠났습니다. 

 

 

 

▲ 봉오리부터 조금씩 잎을 엽니다.

 

노루귀의 보송한 털과 고물거리는 듯한 모습은 마치 작은 동물이 세상과 만나려는 몸짓처럼 귀엽습니다.

새로운 들꽃을 만난다는 것, 이듬해 그 자리에서 또 만난다는 것은 어떤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 더 큰기쁨이며 행복입니다.

 

 

 ▲ 노루귀가 보이나요?

 

봄 숙제 하나를 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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