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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청매화 아래에서 쑥을 캐는 내가 신선이다

by 실비단안개 2010.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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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히 있다가 마치 누가 부르는 듯 하여 나갔습니다.

봄입니다.

 

얼음 아래로 흐르던 개울물이 똑똑하게 돌돌거리며, 봄까치꽃도 누런잎을 떨구고 눈부신 새옷을 입었습니다.

우리밭도 그렇고 남의 밭에도 매화향기가 진동을 합니다.

백매· 청매가 사이좋게 활짝 피었습니다. 

 

매화를 담으면 쑥이 캐고 싶고, 쑥을 캐면 매화에게 눈길이 가기에 흙묻은 손을 수시로 문지르며 설핏한 해를 향해 매화를 담았습니다.

 

 

 

 

 

봄비 몇 차례 내리더니 쑥이 정말 쑤~우ㄱ 자랐습니다.

발길마다 쑥이며 봄입니다.

매화나무 아래에서 쑥을 캐는 내가 신선아니겠습니까.

카메라질 잘 하는 사람이 그 모습을 담아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매화향 스민 봄 한소쿠리에 마냥 행복했습니다.

냉이는 어제 저녁 밥상에 나물로 올렸으며, 날도다리가 없기에 냉동실의 도다리를 꺼내 쑥국을 끓였습니다. 

 

 바쁜 아침 시간에 카메라질을 할 여유가 없기에 이미지는 통영의 봄 도다리쑥국입니다.

 

쑥국을 끓이는 방법은 모두 알지요.

쑥을 손으로 뜯어 살짝 치대어 부드럽게 만들고, 다시국물에 된장을 걸러 끓으면, 다진마늘과 도다리, 쑥, 들깨가루를 넣어 다시 한소큼 끓여 간을 맞추면 됩니다.

 

오늘 아침엔 통영 엔젤식당의 할머니처럼, 다시국물에 김치를 살짝 씻어 끓을 때, 마늘과 도다리, 쑥을 넣어 끓였습니다.

그리곤 간을 맞췄습니다.

 

재료에 된장과 김치가 있기에 특별히 간을 하지않아도 잘 어우러지는 게 쑥국입니다. 

 

진정 봄입니다.

도다리쑥국으로 해묵은 겨울을 씻어내리고 온몸에 향긋한 봄을 심으시기 바랍니다.

 

제가 김용택 시인보다 나은 형편입니다.

쑥을 캐다 고개만 들면 매화를 만났으니까요.

 

봄날 / 김용택          

 

찾다가

텃밭에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 잡고

매화꽃 보러 간 줄 알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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