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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생강나무와 산수유꽃 눈꽃으로 피다

by 실비단안개 2010.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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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나무꽃이 벌써 피었겠지 생각하면서 그동안 찾지 못했습니다.

 

눈을 맞으며 들을 지나 산속으로 갔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모르는 그곳에 생강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드문드문 꽃을 피운 생강나무가 눈모자를 썼습니다.

평생 이런 풍경은 처음입니다.

 

봄에 피는 노란꽃 중에 생강나무꽃과 산수유꽃이 있습니다. 언뜻보면 비슷한것 같지만  생강나무의 꽃은 그 향기가 산수유보다 진한 편이고, 가지를 꺾어서 씹어보면 생강 냄새가 납니다.

 

꽃 빛깔은 물론 개화기도 비슷해서 분간이 쉽지 않은데, 대체로 이른 봄 마을가에서 노란 꽃을 피우면 '산수유', 산비탈 양지바른 곳에서 노란 꽃을 피우는 건 십중팔구 '생강나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산수유는 꽃자루가 길어서 꽃이 위로 모여 피며, 생강나무는 가지에 꽃이 붙다시피 해서 피는 핍니다. 생강나무에는 조그맣고 동글동글한 까만 열매가 달리는데 예부터 기름을 짜서 등잔을 밝히거나 머릿기름으로 썼다 합니다. 값비싼 동백기름을 못 구하는 중북부지방 사람들이 즐겨 썼다고.

그러다 보니 이름도 ‘개동백’, ‘산동백’이었고, 강원도에서는 그냥 '동백나무'라고도 불렀다 합니다.

김유정 단편 '동백꽃'은 바로 이 생강나무꽃을 이르는 것인데, 그 꽃은 붉은 꽃이 아니라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입니다.

 

 

동백꽃 - 김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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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점심을 먹고 나무를 하러 갈 양으로 산으로 올라서려는데, 점순네 수탉이 아직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우리 닭을 다시 쪼아서 선혈이 낭자했다. 나는 작대기를 들고 헛매질을 하여 떼어 놓았다. 나흘 전에 점순이는 울타리 엮는 내 등뒤로 와서 더운 김이 홱 끼치는 감자를 내밀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밀어 버렸다. 이상한 낌새에 뒤를 돌아본 나는, 쌔근쌔근 하고 독이 오른 그녀가 나를 쳐다보다가 나중에는 눈물까지 흘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다음날 점순이는 자기집 봉당에 홀로 걸터앉아 우리 집 씨암탉을 붙들어 놓고 때리고 있었다. 점순이는 사람들이 없으면 수탉을 몰고 와서 우리 집 수탉과 싸움을 붙였다.

하루는 나도 우리 집 수탉에게 고추장을 먹이고 용을 쓸 때까지 기다려서 점순네 닭과 싸움을 붙였다. 그 보람으로 우리 닭은 발톱으로 점순네 닭의 눈을 후볐다. 그러나 점순네 닭이 한번 쪼인 앙갚음으로 우리 닭을 쪼았다. 점순이가 싸움을 붙일 것을 안 나는 우리 닭을 잡아다가 가두고 나무하러 갔다. 소나무 삭정이를 따면서 나는 고년의 목쟁이를 돌려 놓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점순이가 바윗돌 틈에 소복이 깔아 놓고 앉아서 닭싸움을 보며 청승맞게 호드기를 불고 있다. 약이 오른 나는 지게 막대기로 점순네 큰 수닭을 때려 죽였다. 그러자 점순이가 눈을 흡뜨고 내게 달려든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겠느냐고 다짐하는 점순이에게 그러마고 약속한다.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에 함께 파묻힌 나는 점순이의 향긋한 냄새에 정신이 아찔해진다. 이때 점순이는 어머니가 부르자 겁을 먹고 꽃 밑을 살금살금 기어서 내려가고 나는 산으로 내뺀다.


산수유꽃은 유명꽃이니 모두 아실겁니다.

생강나무꽃과 산수유꽃을 맞춰볼까요?^^ 

 

 

 

 

 

 

                               ▲ 이상 생강나무꽃으로 가지에 얌전하게 붙어 핍니다.

 

아래는 산수유꽃입니다.

생강나무꽃을 만나고 오면서, "오늘 산수유꽃을 만난다면 비교를 하기 좋을 텐데…."했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제 편같습니다.

김달진문학관에서 마천시장까지 걸었는데, 매화나무 옆에 산수유꽃이 피어있더군요.

밭주인 할아버지께서 나무 이름을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자신있게 산수유라고 했습니다.^^

 

눈이 그치고 녹을 때입니다.

할아버지께서 아침에 왔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시더군요.

오전에 들과 산으로 뛰어 다닌다고 오후에 문학관을 찾았거든요.

곧 구례 산수유 축제가 있겠지요.

차가운 눈이 꽃에게는 치명적이지만, 눈꽃을 선물받은 좋은 3월입니다. 

 

 

                               ▲ 산수유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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