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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에 흐르는 매화향기따라 순매원으로

by 실비단안개 2010.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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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축제의 시작은 매화로 시작됩니다.

전국의 매화군락중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양산은, 3월 중순에 6개 마을에서 매화축제가 열리는데, 6개 마을 중 원리의 순매원 매화축제는 13일과 14일 있습니다.

 

구포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낙동강을 따라 느리게느리게 원동으로 가면 매화향을 더 한껏 느낄 수 있지만, 우리는 승용차를 이용했습니다.

55km의 거리를 무료 통행 도로를 이용하니, 진해 용원을 지나 부산 송정의 가락대로를 따라 69번 지방도로를 달렸습니다.

넓은 김해평야에서는 매화를 만날 수 없었지만, 낙동북로를 지나 금곡로를 접어드니 매화향이 느껴졌습니다.

금곡로 너머에는 낙동강이 흐릅니다.

 

낙동강을 따라 물금역으로 가니 맞은편에 이란성쌍동이 매화나무가 환하여 가슴이 벌렁거렸습니다.

물금의 매화가 꽃을 피웠다면 원동매화도 만개에 가까웠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구경을 좋아하지만, 물금시장길을 그대로 달렸습니다.

1022 지방도로는 몇 곳이 확장공사 중이었지만, 통행에 큰불편은 없었습니다.

원동역 못미쳐에 있는 원리 순매원에 닿았습니다.

 

순매원 김용구 내외께서 매화밭 옆의 공간에 간이음식점을 만들며 나들이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사장님이세요?"

"사장이 아니고 농사꾼입니다. 하하"

블로그 명함을 건네니 김용구 대표께서도 명함을 주었습니다.

 

마치 팝콘같은 이 꽃은 설중매화입니다. 

설중매화는 눈이 내리는 섣달과 정월달에 피는 꽃으로, 백매나 홍매 모두 꽃을 피운다면 설중매화라고 합니다.

 

양산 원동은 우리나라 매화군락지 중에 꽃을 가장 먼저 피우는 지역으로, 설중매화는 설날전인 섣달에 꽃을 피웠는데, 보통 2월 10일 전후로 핍니다.

 

지난 설날전에 설중매화가 피었기에 설날선물로 매실세트와 매화꽃을 함께 지인들에게 선물을 했다는 대표는 꽃이 귀한 계절이라 고맙다는 인사를 많이 받았다며, 소년처럼 볼이 발그레졌습니다.

소녀때, 편지에 누름꽃을 동봉했을 때가 생각나서 해서는 안될일을 하다 들킨것처럼 마음이 화끈거렸습니다.^^; 

 

 

순매원은 원동역으로 가는 철로옆에 있습니다.

순매원의 매화나무는 낙동강물 속살거림과 기차소리를 듣고 자라 뽀얀 매화를 피웁니다.

 

주차를 하고 순매원으로 드니 매화나무 사이에 붉은 꽃이 피었습니다.

 

순매원에서 원동역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풍경은 종일 만나도 좋을 기차가 지나가는 풍경입니다.

KTX, 무궁화호, 화물열차가 수시로 달리는데, 매화를 담다보면 나즈막한 소리가 들립니다.

기차가 들어 온다는 원동역의 안내방송입니다. 그 소리를 확인한 후 적당한 자리를 잡으면 기차와 매화, 낙동강을 한 장의 사진에 담을 수 있습니다.

 

  

 

                                      매실막걸리 항아리를 소개하는 순매원 대표 ▶

 

순매원 대표는 스스로 농사꾼이라고 소개를 했습니다. 그는 선대의 땅을 개간하여 8천여평에 매화나무를 조성하였는데, 수령은 80~90년 된 나무도 있습니다.

 

원동의 매화나무단지는 비교적 일찍 조성이 되었는데,  일제시대때 일본인들이 매실시배지로 지정하여 매화나무를 심었기 때문입니다.

 

김용구 대표는 10여년전부터 본격적으로 매실나무를 심어 가꾸었으며, 현재 700주로, 원동매화 축제의 대표 일꾼입니다.

 

8천여평에 700여그루에서 풍기는 매화꽃 향기가 상상이 되시나요? 

 

순매원은 개인 매실농장이며 입장료가 없습니다.

소문에 매실농장에 가면 식사와 매실차를 마실 수 있다기에 그 장소를 물으니, 매화밭 입구의 작은 건물을 가르켰습니다.

 

매화밭 나들이객을 위해 순매원 입구에 간이음식점을 만들 정도이니 밥값이 수월찮겠구나 생각하며, 식사가 가능한지 물었습니다.

 

당연히 식사가 가능하며, 매실차도 나온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놀랍게 밥값을 받지않는데, 식사는 오전 11부터 오후 2시까지 제공됩니다. 꽃구경 시켜주고 밥을 주는 곳이 순매원입니다.

순매원 대표께서 그간의 일들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처음에 밥값을 받지않는다고 하니, 꽃구경을 하는 이들이 코를 꿰는 건 아닌가하며 걱정어린 시선으로 보기도 했답니다.

대표께서는 당시 은행에 근무하여 식솔들의 끼니 걱정은 하지않아도 되기에, 방문객에게 식사 한끼 정도는 대접을 해야 마땅할 것 같았다고 했습니다.

 

식사 시간 전후의 우리네 인사가 "밥 먹었느냐?"이기에, 없는 찬이지만, 직접 씨를 뿌려 기른 채소로 김치와 장아찌를 담그며, 시락국을 끓여 정성으로 대접을 한다고 합니다.

 

▲ 시락국, 비지찌개와 식판 - 찬은 김치와 어묵조림, 고추잎과 무말랭이장아찌(실제 먹은 식사)

 

매화밭 입구에 있는 배식처에는 가마솥에서 한 밥과 그날의 찬과 식판이 준비되어 있으며, 한 켠에는 매실차항아리와 매실을 이용한 장아찌와 된장 등 매실세트를 판매합니다.

 

 

매화의 낙화율은 다른 과실수보다 높아 4~50%이기에 다른 과실수의 꽃처럼 솎아 줄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낙화율이 높지만 매화는 워낙 많은 꽃을 피우기에 열매 수확이 많습니다.

꽃만 보고 열매를 버릴 수 없으니 활용을 해야 하는데, 매화나무의 열매인 매실은 차와 장아찌, 양념으로 훌륭하며, 소화장애시 비상약이 되기도 합니다.

 

순매원에서는 매실을 장아찌로 담그며, 직접 기른 콩과 고추로 된장과 고추장을 담가 상품으로 판매를 합니다.

꽃구경과 식사를 한 후  상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되며, 대표께서는 나눈다는 마음으로 상품을 판매한다고 했습니다.

매화떡이 있더군요. 개 당 2천원이었는데, 돌아오는 길에 따뜻한 매화떡을 먹으면서 왔습니다.

 

장아찌와 장류 외에 매실막걸리가 있습니다.

매실막거리는 전통방식으로로 대표께서 직접 빚으며, 시식은 매화축제 기간인 주말에 가능한데, 대표께서 직접 따르며 잔을 권합니다.

 

식판을 받아 간곳은 매화밭입니다.

순매원 입구에서 본 매화밭 사이사이의 붉은꽃은 탁자와 의자였습니다.

 

            ▲ 매화밭 가운데에 준비된 매실차와 식탁

 

순매원에는 백매와 함께 홍매가 벌써 피었습니다. 

 

 

                          ▲ 접사로 담은 홍매화 백매 

 

순매원에서 원동역까지는 먼길이 아니기에 낙동강가에 핀 매화를 벗삼아 걸으면 됩니다.

역시 기차로 원동역에 닿았을 때도 순매원까지 걸으면 되는데, 모퉁이에 순매원에서 이어진 흐드러진 매화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매화밭에는 매화만 피어있는 게 아닙니다.

거름냄새 사이에는 숱한 생명이 봄을 피웁니다.

어떤 진사는 매화향을 두고 그 아래의 작은생명을 담기도 합니다.

 

지금 만나지 못하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원동매화 축제는 3월 한 달간 이어지지만, 순매원 매화 축제는 13일과 14일에 있습니다. 

기차여행을 좋아한다면, 꼭 권하고 싶은 봄여행지가 원동의 순매원입니다. 

 

위의 풍경은 3월 6일에 담았으며, 그 사이 폭설이 있었지만, 순매원의 매화축제는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통화를 했습니다.

원동 매화축제 기간과는 약간의 차이가 나는 순매원의 매화축제니 참고하시고, 이틀간의 매화축제 기간 후에도 순매원은 식사를 제공하며, 사철 개방되어 있습니다.

 

원동순매실농원(대표 : 김용구)

경남 양산시 원동면 원리 1102-1

연락처 : 055) 383 - 3644

 

 * 이 글은 경상남도 홍보 블로그 따옥따옥(http://blog.naver.com/gnfeel)에 실린 글을 보완수정했으며,

원고료 10%는 하이픈 희망모금에 기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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