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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복수초와 할미꽃은 멀리있지 않았다

by 실비단안개 2010.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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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풀꽃은 봄까치꽃과 고마리, 제비꽃이지만, 이웃의 꽃 사진을 볼때는, 나도 복수초 한 번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얀눈을 뚫고 고개를 내민 노란꽃이 얼마나 튼튼한지 보고싶어서 였습니다.

 

2월, 고성의 소담수목원에 가니 3월이라야 핀다고 했지만, 고성이 가까운 곳이 아니기에 다달이 갈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얼마전 시장통의 꽃집에서 노란 복수초를 만났습니다.

주인 할머니께 꽃 이름을 아느냐고 여쭈니 모른다고 하시더군요.

포기당 2천원이었지만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봄이 채 오기도 전에 복수초는 여전히 이웃 블로그를 장식했습니다.

그렇다고 복수초를 찾아 나서고 싶은 마음은 없었으며, 때가 되면 우리가 만나겠지 했습니다.

 

4월 11일, 진해만 생태숲의 들꽃단지로 오르는 데, 얼라아부지가 다급하게 불렀습니다.

할매꽃이 있다는 겁니다. 앵초도 있답니다.

이게 얼라아부지의 한계입니다.^^

 

앵초 단지앞에 노란꽃이 보이더군요.

그런데 사진으로 만난 복수초와는 달리 키가 훌쩍 컸습니다.

그래도 생김은 복수초였고요. 맞지요?

 

 

 

 

 

이미 오래전에 피었기에 지고 있었습니다.

 

복수초

복수초(福壽草)는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동부 시베리아와 전국 각지의 산에서 자란다. 키는 20~30 센티미터 정도이고, 잎은 잘게 갈라진다. 2~3월에 꽃이 핀다. 얼음을 뚫고 나와 봄을 부른다. 5월에 다른 식물들이 막 신록을 뽐낼 때, 복수초는 휴면에 들어간다. 꽃은 줄기 끝에 한 개씩 달리며, 지름 3~4 센티미터 정도이고 노란색이며 꽃잎은 20~30장 정도로 많다.

 

꽃이 황금색 잔처럼 생겼다고 측금잔화(側金盞花)라고도 부르고, 설날에 핀다고 원일초(元日草), 눈 속에 피는 연꽃 같다고 설연화(雪蓮花), 쌓인 눈을 뚫고 나와 꽃이 피면 그 주위가 동그랗게 녹아 구멍이 난다고 눈색이꽃, 얼음새꽃이라도 부른다. 강원도 횡성에서는 눈꽃송이라고 부른다.
(출처 : 다음 백과 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10XX217518)

 

 

할매꽃은 서운암에서 실컷 만난 꽃입니다.

그 전에 진해예술촌에 가서도 만났지요.

우리는 둘이 자주 쌀쌀거리고 다닙니다. 

 

 

 

서운암에는 할매꽃이 엄청스레 많습니다.

진사들의 출사지로 유명하며, 서운암에 가면 전문꾼을 실제 만날 수 있습니다.

그날도 여러명의 꾼이 있었습니다.

멀리서 보아 작업복 차림의 여러 사람이 모여 있다면 그곳엔 뭔가가 있습니다.

 

담다보면 이쁜늠도 있지 - 하는 편인데, 꾼들은 사진처럼 거의 폐인모드입니다.

들꽃이 드문드문 있다면 폐인모드라도 별 걱정이 없습니다만, 서운암이나 기타 몇 곳처럼 들꽃 군락지에서 폐인모드는 보는 이를 걱정하게 하는데, "아저씨 그렇게 하면 꽃 다치는데요"해도 힐끗보곤 다시 그 자세입니다.

그 꽃 찍어 어디다 쓰려는지 알 수 없지만, 나를 돌아보는 계기도 됩니다. 

 

 

                          ▲ 서운암 할매꽃 단지

 

우리 얼라아부지가 나를 다급하게 부른 곳입니다.

복수초의 윗밭에 무수히 많은 할매꽃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서운암의 할매꽃이 꽃대가 짧고 털이 많은 반면 생태숲의 할매꽃은 늘씬했으며, 진화중이었습니다.

개량종같습니다. 

 

 

 

 

엄마가 1박 2일로 인천을 다녀오셨습니다.

동네 노인회에서 인천대교 관광을 가신 겁니다.

우리가 전화를 받지않으면 왜 빨리 받지않느냐, 뭐 했느냐 - 고 하시면서, 우리 엄마도 우리만큼 전화를 받지않습니다.

 

얼마전에 음을 최고로 맞춰드렸는데도 엄마는 전화를 받지않았습니다.

그저께 밤 9시쯤에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급체같은데 종합병원으로 가려면 2시간 정도 걸린다기에 숙박업소에서 약국으로 약을 사러 갔다고 했습니다.

얼라들 키울 때처럼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하게 합니다.

 

걱정이 되어 어제 일찍 연락을 드리니 좀 그만하다는 답변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음놓고 종일 돌아다니다 해가지니 엄마 생각이 나더군요.

우리 엄마는 몇 번을 연락해도 역시 받지않았습니다.

 

밤 9시가 넘어 다시 전화를 하니 숨이 턱에 찼습니다.

"인제 집에 들어온다, 잘 왔다."

 

깜빡했습니다.

다른 때 먼 외출시에는 나나 동생이 불과 보일러를 켜 두는 데 어제는 둘 다 마음이 딴 데 있었기에 죄송한 날이 되었습니다.

저녁 식사는 하고 오셨다네요.

 

일찍 엄마에게 갔습니다.

며칠전에 염색을 해 드렸기에 백발은 아니지만, 구부정한 허리로 아침 밥상을 차리고 계셨습니다.

아직 위가 편치않으시다며, 쌀뜨물에 밥을 삶았습니다.

 

마루에 할미꽃 화분이 있습니다.

전에 손이 아팠을 때 약으로 요긴하게 썼다시며, 또 필요할 때 쓰려고 한 포기에 1만원을 주고 샀답니다.

 

잊고 있었던 할미꽃 사진인데, 엄마의 할매꽃을 보니 생각나서 정리합니다.

 

얼라아부지가 이제 들꽃 만나러 서운암까지 가지 않아도 되겠다 합니다.

탐라산수국, 상사화, 원추리 등등 - 많은 것들이 피어날 계절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나무의 꽃으로는 진달래, 벚꽃, 서부해당화, 모과나무, 명자나무 등이 있었고, 풀꽃으론 개별꽃, 남산제비꽃, 현호색이 많았으며, 청설모가 날렵하게 다니며 새소리는 너~무 시끄러웠습니다.

 

 

진해만 생태숲 풍경을 언제 정리할지 약속을 할 수 없지만, 부모님과 도시락 싸서 함께 가고 싶은 곳이며, 가까이, 멀리있는 블로거 이웃에게 자랑하고 싶은 곳이기도 합니다.

 

꽃이 필 때 생각나는 사람, 그 꽃 함께 보고 싶은 사람

그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그리운 사람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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