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내가 연꽃을 담는 사이 동네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마침 함안장날이라고 했답니다.
기억하기 좋도록 장날이 우리 마천장날과 같은 5일과 10일입니다.
가야읍을 천천히 달리다보니 오른편에 가야시장이 있었는데, 가야시장은 상설시장같았습니다.
가야시장을 벗어나 조금 더 달려 철길이 보이는 오른편으로 도니 들판과 맞물렸지만, 자동차가 충분히 다닐 수 있는 길이 있었습니다.
철길을 끼고 아주 천천히 나아가니 굴다리부터 대형 파라솔과 함께 함안장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반바지 5천원, 티셔츠 5천원, 수박 5천원 등 5천원 짜리가 많았으며, 여름이불도 이곳보다 쌌습니다.
방학이라 엄마 손을 잡고 온 어린이, 청소년이 많았으며, 여기와 마찬가지로 상품의 사진을 찍을 때 모델료를 달라는 웃음을 받았습니다.^^
야채전과 먹을거리가 풍성했습니다.
시장 도너츠를 좋아하지만, 너무 더웠기에 손이 가지않았지만, 옛날과자는 집어 먹었습니다.
어~ 경화동 삼춘이네~
옛날과자를 파는 이는 진해 경화장에서 만나는 이로 마음과 손이 참 푸집합니다.
과자를 골라 바구니에 담으면, 무게를 달고 몇 가지를 넣어 줍니다.
"이건 내 마음~
요건 언니 마음~
이건 한번 더 먹어보고~
.
.
…"
인사도 보통 상인과는 다릅니다.
어린이나 청소년이 과자를 살 때는, "방가방가~"하여 과자전을 둘러 선 이들을 기분좋게 해 줍니다.
물론 상술일 수도 있지만, 천성이 상술을 앞설 수는 없지요.
차에 빵과 옥수수가 있기에 과자를 사주지는 못하고 집어 먹기만 했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자라 개성껏 골라 입지만, 어릴 때 두 늠을 키울 때 다섯살 터울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같은 모양을 입혀야 했습니다.
언니 옷만 사면 꼴통 작은늠이 심통을 부리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 이런 말을 하면 엄마는 거짓말쟁이라고 합니다.^^
객지에서 만나는 고향 사람에게 느끼는 각별한 정처럼, '남해'에 깜빡 넘어 갔습니다.
(아이들의)고향 남해의 단호박과 콩입니다.^^
시장에 가면 발길이 멈추는 곳이 있습니다.
큰늠 어릴 때 영주동 시장을 거의 매일 다녔는데, 이늠이 콩국을 얼마나 좋아하던지 여름날 시장에 가면 꼭 먹였습니다.
덕분에 나도 콩국을 좋아 하며, 요즘 경화장날이면 퇴근시에 들려 콩국이나 떡 등을 사옵니다.
많은 음료가 있지만, 여름날 서민 음료로 식혜와 콩국만 한게 없는데, 둘은 의좋은 형제처럼 꼭 붙어 있습니다.
우무콩국의 재료는 우뭇가사리와 콩이란 걸 다 아시지요?
한대접에 2천원 했는데, 혼자 먹기에는 많은 양이었습니다.
콩국을 혼자 먹으면 식구들이 목에 걸립니다.^^
더운 날이었기에 다른 전보다 콩국집은 손님이 만원이었습니다.
이상하게 내가 가는 점빵들은 손님이 넘치더라고요.^^
시장을 벗어나는데 함안역에 정차한 기차가 출발했습니다.
기차와 시장 - 마치 진해의 경화시장같은 정다움이 느껴진 함안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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