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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구이, 진해 안골에서 색다르게 먹는다

by 실비단안개 2010.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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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진눈깨비 올 확률이 60%니 우리 동네도 눈이 좀 오지 않을까 하며 큰아이가 눈이 내리기를 기다렸지만, 창밖을 보니 여느 날과 마찬가지며 포근하기까지 합니다.

그래도 전국적으로 눈이 올 거라니 눈길 미끄럼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김장철이며 저희는 며칠전에 김장을 했습니다.

도시 가정은 시장에서 배추를 아무 때나 구입하면 되지만, 시골은 얼기전에 배추를 거둬 들여야 하니 이웃 대부분 김장을 마쳤습니다.

농사철과 마찬가지로 김장도 품앗이기에 (젊은 사람이 많이 없다보니)동네 어르신들은 날을 잡아 돌아가며 하고, 김장을 마치면 양은그릇 등에 김장 몇 포기를 담아 줍니다.

 

윗지방과 다를 수 있는데 남쪽인 이곳은 김치속에 굴을 넣습니다.

굴은 김장뿐 아니라 생굴, 굴국 등 다양한 요리의 재료와 부재료가 되며, 겨울 한 철 굴구이를 먹는 재미가 쏠솔합니다.

다른 지역에선 큰통에 껍데기째 삶은 굴을 굴구이라고 하는데, 진해 안골의 굴구이는 색다르기에 먹는 맛도 다릅니다.

 

이 블로그 이웃은 안골을 잘 알겠지만, 진해 안골은 학교 교과서 임진왜란편에 안골포해전이 있었는데 바로 그 지역입니다.

지금도 안골왜성있으며 굴강의 흔적이 있으며, 가곡 '그네'의 작곡가 금수현 선생의 금수현음악촌 흔적이 있는 안골은 작은 포구입니다.

 

한 때 안골 앞바다는 굴양식장이었지만 신항건설로 굴 양식장은 폐쇄되었습니다.

그러나 평생 고기잡이와 굴양식으로 생활한 주민들은 통영과 고성 등지에서 굴을 공수하여 굴 까기 작업을 계속하며 생굴 판매와 함께 즉석 굴구이도 합니다.

 

▲ 진해 안골마을

 

 

현재 굴구이집은 18곳으로 본격적으로 굴구이를 한지 10여년 되었습니다.

한 집의 작업자 수는 5~7명으로 그들은 때로는 밤 1시까지 작업을 하며, 새벽 3~4시에 출근하여 그날의 출하를 맞추기도 하는데 하루 작업 시간은 평균 12시간을 넘습니다.

 

안골 굴구이집의 상호는 숫자입니다.

특별한 이유없이 굴 작업 천막이 하나 둘 생겨나면서 번호를 붙여 상호로 하는데, 요즘은 13번 '원준이네'하며 숫자 아래에 다른 이름이 붙기도 했습니다.

여러 집을 기웃거려 보다가 해마다 몇 번씩 생굴을 구입하는 13번집으로 갔습니다.

13번집은 다섯명이 굴 까기 작업을 하며 바쁘다보니 남자 사장님도 굴을 깠습니다.

13번집의 경우 하루 생산량은 250~300kg이지만 소비를 충족시켜주지 못한다고 하는데 굴이 생물이며 계절 상품이다보니 일손이 부족한 부분도 있습니다.

많은 양의 굴은 경매를 하기도 하며, 즉석 판매와 전국 택배 주문도 가능합니다.

 

낚시점과 굴구이 천막이 어우러져 있는 안골포구입니다.

도로를 따라 가면 안골 카페리 부두가 있기에 차량 통행이 많으며, 카페리 부두는 굴 판매량에 일조를 했는데 거가대교 개통으로 굴 소비에 약간의 지장이 있을 것 같아 작업중인 배수연(40세) 씨에 물어보니 그렇잖아도 굴 소비가 줄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 하더군요.

안골이 고향인 배수연 씨는 어릴 때 부터 굴을 까고 굴껍질을 꿰었으며 지금도 굴 까는 작업을 하는 분입니다.

 

 

▲ 즉석구입시와 택배 모두 양에 따라 박스포장으로 하며 얼음을 채워줍니다.

 

굴 작업장 풍경입니다.

대여섯평되는 작업장은 한 켠에 굴 까기 작업을 하며 다른 한 켠에선 즉석 구이를 합니다.

 

 

산더미처럼 쌓였던 굴은 이렇게 작업되어 소비자에게 전달됩니다.

저도 굴을 어느 정도 까지만 자꾸 나서면 짐이 될 것 같아 꾹 참았습니다.^^

 

 

굴은 깐굴을 대부분 판매 하지만 소비자에 따라 껍데기가 있는 굴을 구입하기도 하는데, (작업장에 보이는)큰바구니는 3만원이며, 대야의 굴은 2만원입니다.

집에서 숯불 등에 구우려면 껍데기째 구입하면 됩니다.

저울 눈금을 살짝 봤더니 1kg이 좀 넘더군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굴구이는 큰통에 찌듯이 하여 나오며 목장갑을 끼고 칼로 껍데기를 벗겨 먹습니다.

아래는 다른 지역의 굴구이 통과 찐(삶은) 굴입니다.

 

찌거나 삶은 굴에 굴구이라는 이름이 왜 붙었는지 모르겠는데 혹 아시는 분 계신가요?^^

 

 

진해 안골이라고 별다르겠습니까 하시겠지만 안골 굴구이는 다릅니다.

 

먼저 굴의 영양과 보관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굴은 글리코겐, 타우린, 아미노산을 포함한 단백질, 비타민, 셀레늄, 아연 등을 골고루 함유하여, ‘바다의 우유’라 불리며, 특히 피로 물질인 유산의 증가를 억제시키는 글리코겐과 최음과 강장 효과가 뛰어난 아연이 풍부합니다. 멜라닌 색소를 분해하는 성분과 비타민 A가 풍부해 피부를 희고 곱게 만들어 주기에 여성에게 특히 좋습니다.

그러나 아무 때나 함부로 먹는 것은 위험하기에 옛말에 “보리가 패면 굴을 먹지 말라”고 했고, 영국에는 “R자가 없는 달(5~8월)에는 굴을 먹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5~8월은 산란기여서 먹지 않는 것이 좋은데, 이때는 영양분도 줄어들고 아린맛이 심하며 여름철이라 빨리 부패하기 때문에 식중독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부터 살이 통통하게 오르는 2월까지가 굴이 가장 맛이 좋은 때입니다.

좋은 굴은 몸집이 오돌오돌하고 통통하며 유백색이고, 손가락으로 눌러보아 탄력이 있고 바로 오그라드는 것이 신선한 것이며, 신선하지 않은 것이라도 물에 담가 하루쯤 재워두면 싱싱한 것처럼 보이므로 탄력성을 잘 보아야 합니다.

굴은 맹물에 씻으면 영양분이 없어지므로 찬 소금물에 헹구듯 가볍게 담가 껍질과 잡티를 가려내고, 소쿠리나 조리에 건져 물기를 빼 냉장실에 보관하고, 오래 두려면 팩에 담아 급속 냉동시켜 보관합니다.

진해 안골의 굴 작업은 11월 초부터 이듬해 3월말까지 하며, 현재 굴 시세는 1kg에 12000원으로 처음 생산할 때와 같은 가격이지만, 김장철이 지나면 약간 내릴 것입니다.

 

▲ 생굴

 

 

안골 굴구이는 전문점이 아니다보니 별다른 찬 없이 김치, 콩나물, 김과 함께 굴이 나옵니다.

바구니의 굴 일부는 생으로 초장에 찍거나 버무려 먹고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약 80% 정도는 구이로 먹는데, 이때 구이판에 굴과 콩나물, 김치를 함께 올려 덖듯이 굽습니다.

 

삶은 굴을 직접 까 먹는 다른 지역의 굴구이와는 달리 안골 굴구이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몇 가지를 넣어 불판에 직접 구워 먹는데, 맛은 개인이 느끼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이들과 동행시 부모가 껍데기를 일일이 까 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좋으며, 굴만 먹을 때의 특유의 맛 대신 김치와 다른 채소가 어울리니 물리지 않아 많이 먹게 됩니다.

 

생굴 1kg이 12000원이며 굴구이는 15000원입니다.

 

 

 

생국과 구이굴 모두 초장에 버무려 먹어도 됩니다.^^

 

 

굴구이 나들이 가족과 목욕탕에서 목욕을 한 후 굴구이집을 찾은 가족입니다.

모델을 기꺼이 허락했으며, 아이들에게 먹여주는 아버님의 자상한 모습이 좋았습니다.

 

 

굴 작업은 겨울철에 하기에 손이 금방 곱기에 장작난로를 지피는데 고구마를 구울 수 있는 장치가 있습니다.

여기에 고구마 대신 굴을 구웠습니다.

이건 누구에게나 가능한 게 아니니 소문 듣고 왔노라고 하며 주인을 살짝 찌르시기 바랍니다.^^

 

 

밖에서 혼자 잘 먹으면 식구들이 걸립니다.

4인 가족 기준 1kg이면 적당히 먹을 수 있는데요, 굴은 현지에서 갱물에 잘 씻어졌기에 집에서 소금물에 헹구듯 가볍게 씻어 건져 물기를 빼, 가장 쉽고 자신있는 굴요리를 해 줍니다.

그렇다고 생굴과 초장만 덩그러니 낸다면 재미가 없지요.^^

 

 

정말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굴밥과 굴탕수, 굴국입니다.

굴국은 봄에 캐 둔 쑥이 있으면 좋겠지만 없을 경우 무와 함께 끓이면 시원하며 담백합니다.

 

국밥을 짓는 방법입니다.

굴밥의 재료는 쌀, 굴, 톳, 무, 대추, 도라지며, 간장과 쪽파, 고추가루, 참기름으로 양념장을 만듭니다.


쌀을 씻어 두고, 굴은 찬 소금물에 헹구듯 가볍게 담가 껍질과 잡티를 가려내어 소쿠리나 조리에 건져 물기를 빼 두고, 톳은 뿌리부분을 잘 다듬어 적당한 크기로 잘라 두며, 대추는 물에 불려 씨앗을 빼고 무와 함께 채로 썹니다.

 

도라지는 껍질을 벗겨 소금물에 담가 쓴맛은 빼고 쌉쌀한 맛은 살립니다.

보통 영양굴밥이라고 하여 은행, 밤, 표고버섯 등을 넣지만 우리는 텃밭에서 재배한 것들로 합니다.

 

 전기밥솥 대신 4~5인용의 큰뚝배기에 밥을 하는데, 뚝배기에 참기름을 두르고, 적당한 크기로 썰어 둔 도라지와 채로 썰어 둔 무와 대추를 볶는데, 무르게 볶지 않아도 됩니다.

 

볶은 재료에 불려둔 쌀을 붓고 다시 한 번 볶은 후 다시마 물로 밥물을 맞추며, 야채가 있으며 약간 고슬한 밥이 비비기에 좋으니 물은 평소의 밥물보다 적게 자작할 정도로 맞추면 됩니다. 

처음엔 센불로 하다가 끓는 소리가 나면 약불로 뜸을 들인 후 밥이 90% 정도 지어질 무렵 톳을 꽃잎처럼 밥 위에 펼치고 그 위에 굴을 얹어 뜸을 푹 들입니다.

정말 쉬운 요리니 제 철 생물인 굴로 영양을 보충하여 건강한 겨울을 만드세요.^^

 

 

▲ 매월 넷째주 화요일은 쉽니다.

 

이 글은 경상남도 홍보블로그 따옥따옥(http://blog.naver.com/gnfeel)에 실린 글을 고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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