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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사이판 총격 그 후…

민폐끼칠까 조개찜집을 울산에 차렸다

by 실비단안개 2011.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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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끼를 먹자고 마산에서 진해를 들러 울산으로 간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친구 김만수씨가 울산에 계시기에 그러할 수도 있다고 하지만, 박재형씨가 마산에서 밥 한끼 먹자 하면 김만수씨는 충분히 마산으로 올 수 있는 분입니다.

친구 사이에는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으며 무엇이든 부탁할 수 있는 사이가 친구 사입니다.

 

운행중에 물었습니다.

안개님 뭐든 드시지요?

네, 영양탕  개고기는 안 먹어 봤습니다.

안 먹었지 먹지 못한다는 건 아니네요.

 

명숙씨는 나의 궁금증을 풀어 주고 싶어 했지만 재형씨는 얄상한 모습과는 달리 과묵했습니다.

조개찜을 왜 울산에서 먹어야 하는지 이유도 모르고 그렇게 울산 달동의 조개찜집으로 갔습니다.

재형씨와 명숙씨는 조개찜집에 출입이 많았는지 사장과 친한 사이같았습니다.

속을 데우라고 그러는지 홍합탕이 나왔습니다.

땡초를 넣은 국물이 칼칼했습니다.

 

 

이어 생굴이 나왔는데 뽀얀게 상처없이 잘 까졌습니다. 소스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초장과 참기름장, 와사비장이었습니다.

 

 

굴을 먹을 때 사랑님과 만수씨가 왔으며, 조개찜 재료들이 그릇에 가득 나왔기에 이걸 어떻게 다 먹나하니 사랑님 말씀이 다 먹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조개찜은 탁자 아래의 불을 이용하여 망위에 조개류와 전복, 문어를 올려 찌는 건데 조개구이와 달랐습니다.

얼라아부지가 술을 마시지 않다보니 우리는 술집에 둘이 가본적이 없고 그러다보니 조개구이나 조개찜 등 술을 마실 때 먹는 안주류를 제대로 모릅니다.

또 그 양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릅니다.

 

조개류는 바지락, 홍합, 모시조개, 가리비, 키조개 등이며 전복이 기본에 포함되어 있지만 사람 수 대로 주문했으며, 꿈틀거리며 다리를 마구 뻗는 큰문어가 맨위에 올려졌습니다.

두껑을 덮어 익기를 기다리면 됩니다.

 

 

조개찜이 익는 사이 안주거리로 땅콩과 양파장아찌가 나왔고 우리는 맥주에 이어 막걸리로 건배를 했습니다.

울산에는 태화루라는 유명한 막걸리가 있다기에 나중에 태화루 맛도 봤는데 시원했습니다.

 

조개찜이 익는 시간에 명숙씨가 그간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바다조개찜'집을 12월 22일에 개업했답니다.

장사를 하려면 주거지인 마산에서 해야지 왜 울산이냐고 했더니, 지인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울산을 택했는데, 지난달 개업 준비를 위해 울산의 사랑님댁에 며칠 머물기도 했답니다.

 

순진한건지, 바본지… 이해가 어려운 양반들입니다. 자기네들이 동화를 쓰겠다는 건지.

축하를 먼저 해 주어야 마땅하지만 어이없는 저지름에 기가 막혔습니다. 한편으론 독립을 위한 그들의 몸부림이 기특하고 고마웠습니다.

지인들에게는 민폐가 될 것 같아 울산에 차렸다면서 실비단안개에게는 꼭 보여주고 싶었답니다.

실비단안개는 기동성이 없기에 가고 싶다고 그때마다 갈 수도 없는데….

 

조개찜집 운영은 후배 두명이 맡아 하는데 개업을 한지 얼마되지 않아 그런지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손님이라곤 우리들 뿐이었기에 신경이 쓰였습니다.

재형씨가 부탁을 합니다.

조개찜집 차린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리지 말라고.

사이판 총격 피해자들과의 송년회를 위해 울산으로 갔는데 그냥 그저그런 조개찜집에서 조개찜을 배터지게 먹고 왔다?

마산과 진해 모두 바다가 있으며 주위에 조개구이나 찜을 하는 집이 많은데 박재형씨의 몸으로 조개찜을 먹기 위해 울산으로 갔다, 다만 친구가 있어서. 이게 말이 됩니까.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제가 좀 적나라하며 거짓말을 하는 일에 익숙치 않으니 어쩝니까.

재형씨와 명숙씨가 화를 내도 어쩔 수 없으니 울산 근처나 울산, 특별한 조개찜을 먹기 원한다면 울산 남구청 건너편의 '바다조개찜'을 찾아 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이웃이 조개찜을 하더라도 음식이니 맛이 있어야 하는데 맛은 제대로였습니다.

 

진짜 사장님인 재형씨가 시킨 메뉴가 세트 2나 3 같습니다.

이 정도면 4인 가족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우리는 전복을 두 개 추가했으며 5명이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양념키조개가 나왔는데 소스는 스파게티소스 맛이 났는데 유명 호텔 주방장에게 전수받은 특별식으로 칼국수를 비벼먹어도 좋다네요.

이제 조개찜이 다 됐습니다.

바다향기에 가려 앞과 옆의 사람 얼굴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앙탈을 부리던 문어가 고개를 푹 숙였으며, 전복은 변함없는 모습입니다.

수족관에 문어와 전북을 함께 넣어 두었더니 문어가 전복을 잡아 먹더래요. 그 문어 누가 드셨는지 전복먹은 문어지요.

우리도 그런 문어 좀 주시지.^^

 

 

문어 대가리는 먹물때문에 따로 그릇에 담아 주었으며, 나머지도 사장님이 먹기좋도록 잘라 주었습니다.

 

 

 

재형씨 아기마냥 명숙씨가 전복 자르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홍합껍데기로 국물을 먹는 이는 사랑님입니다.

 

 

그 많던 조개찜은 어디로 갔을까요.^^;

망 한쪽을 덜어내고 칼국수를 끓입니다.

 

 

조개찜맛도 일품이었지만 국물맛이 정말 끝내줬는데 국물맛의 비결은 재형씨가 비밀인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나도 잘 먹지만 재형씨와 명숙씨도 참 잘 드시더군요.

사랑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메뉴를 조개찜으로 한 이유는 실내 인테리어에 많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며 밑반찬이 양파장아찌와 김치이기에 남자가 운영하기에 무리가 되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고 합니다.

실내는 희망을 안은 일출 풍경이며 조명도 태양 같습니다.

조개찜집의 인테리어만큼 이곳이 박재형씨 가족에게 희망의 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울산광역시 남구 달동 1328­_ 4번지

바다조개찜 052)267_ 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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