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이 일주일이 되었습니다.
얼라아부지가 내게 꽃구경과 운동을 시켜주기 위해 특별 휴가를 냈습니다.
청산도 갈 준비를 하라는 연락을 받았지만 이 몸으로 청산도는 아무래도 무리같아 식구들이 모여 의논을 했습니다.
1순위는 통영의 연대도, 2순위는 통영의 곤리도, 3순위는 거제 바람의 언덕이었습니다.
그 전주에 남해를 다녀오며 내년 4월 첫째 일요일에는 거제 공곶이(공고지)로 수선화 보러가자고 했더니 3순위인 바람의 언덕 가는 길에 공고지에서 수선화를 만나기로 했습니다.
이채구 시인과 공고지를 다녀온지 벌써 3년이 되었습니다.
당시는 2월이었기에 수선화가 피지 않아 많이 아쉬운 걸음이었지만 먼길이 아님에도 공고지를 찾지 못했는데 특별휴가 덕분에 수선화를 보러 갔습니다.
처음 공고지에 갈 때 이채구 시인이 여기는 어디고 저기는 어디다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지만 당시는 건성으로 네네했지만, 거제를 몇 번 다니다 보니 이제 거제면과 연초면은 까마득하지만 나머지는 대충 압니다.
일운면은 장승포에서 고개를 넘으면 있는데 지난해 12월에 다녀온 옥하마을도 일운면이며 공고지는 와현에 있습니다.
3년전 첫길에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몸이 개운하지 못해 그런지 처음보다 멀게 느껴졌습니다.
당시 짓고 있던 펜션등은 완공되었고 공고지로 가는 농지에도 많은 식물들이 심어져 있었으며 지금도 작업중이었습니다.
예구마을에서 야트막한 고개를 넘어 동백터널을 지나 바닷가까지 내려가면 영화 종려나무 숲의 촬영지로 제공된 이곳을 가꾼 노부부의 집이 있습니다.
집입구에는 무인판매를 하는 수선화와 천리향 등이 있었지만 노부부의 모습은 역시 보이지 않았습니다.
4만5천평 공곶이에는 해풍을 맞고 자란 종려나무와 팔손이나무, 동백나무, 수선화가 아름다운 절경을 이루며, 거제8경중에 하나인 이곳을 거제시는 지방의 특화된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예구마을에서 산 정상까지 길을 만들고 있는데 공곶이로 가는 길에 만난 인부중에 할아버지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공곶이 동백나무 터널길은 약 200여 미터로 나무와 시멘트 계단이 아닌 고르지않은 돌계단으로 얼라아부지가 세어 보더니 대충 310계단이라고 했습니다.
거제의 외도와 산방산 비원, 고성의 소담수목원이 개인 농원으로 짧게는 10년 이상, 길게는 반평생을 땀 흘려 개간한 농원으로 공고지는 돌계단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계단식 밭이기에 농기계를 동원 할 수 없어 강명식 할아버지 부부는 호미와 삽과 괭이로 40여년 동안 땀 흘려 개간한 삶의 현장이자 수선화 명소가 되었습니다.
하얀수선화와 노란수선화가 피어 있으며 조팝나무 하얀꽃도 피어 있습니다.
약간 고개를 돌리면 해금강이 보이고 유람선이 수시로 오가는 바다색을 우리 딸은 하와이 바다같다고 했습니다.
멀리 해금강이 보이며 공고지 맞은 편의 섬은 내도입니다.
이때만 해도 봄꽃의 대명사인 벚꽃이 하얗게 피어 있었고 약간 각도를 달리하면 내도가 보이긴 하지만 다른 풍경이 되는 공고지입니다.
땀을 흘릴만한 날씨는 아니었지만 여린 바람이 좋았고 수목은 여러가지의 초록색을 보여줍니다.
공곶이(공고지)의 영향인지 와현을 달리는 도로변에도 수선화가 피어 있었습니다.
노부부의 집으로 가는 계단 입구에 판매를 하는 수선화 화분이 있습니다.
일주일만 빨리 갔더라면 보다 말간 수선화를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우리가 만난 노란 수선화는 지는 중이었기에 많은 풍경을 올릴 수 없어 아쉽지만 하얀색과 미색수선화는 이때까지 볼만했습니다.
꽃이 단아합니다.
바닷가 큰나무에 그네가 있었습니다.
나들이객들이 타길래 우리도 그네를 탔습니다.
공곶이는 아름다운 농원이지만 걸는 거리가 있고 계단이 있다보니 많은 이들이 찾지 않지만 그래도 소문으로 찾아 오는 이들이 더러 있습니다.
우리가 가는 길에 이미 공고지를 다녀오는 이가 있었으며, 우리와 함께 바닷가를 거닌 이들도 있었습니다.
돌담장을 따라 걷다보니 전에는 못본것 같은 보초를 서는 초소가 몇 있었고 화장실도 있었습니다.
돌틈사이에서 복사꽃이 피고 벌써 갯완두도 피었습니다.
남쪽은 모든꽃이 빨리 핍니다.
지난 1월만해도 아무렇지 않게 걷던 길이 너무 멀었으며 지쳤습니다.
동백꽃이 떨어진 계단을 다시 올라 구조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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