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왜 부침개 생각이 날까요?
비오는 날은 습도가 올라가기에 우리 몸은 체온조절을 해야 하는데, 소리에 의한 연상작용이라는 설이 우세하다고 합니다.
빗방울이 유리창에 부딪히거나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는 부침개를 부칠 때 나는 지글대는 소리와 비슷하여, 부침개 소리가 무의식에 남아 있다가 비 오는 소리를 들으면 자기도 모르게 먹고 싶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를 의학적으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는데, 비가 내리는 날에는 높은 습도와 저기압으로 인해 짜증이 나면서 인체의 혈당이 떨어지는데, 혈당치를 높여 주는 식품으로 전분이 가득 든 밀가루 요리가 제격이라는 것입니다.
탄수화물(전분)이 사람 몸 속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당으로 바뀌어,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푸는 데 도움이 되는데, 부침개와 함게 막걸리도 땡기는데,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과 비타민B엔 사람의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이란 성분이 있는데, 밀가루와 막걸리에 많이 함유돼 있기에 밀가루는 가슴이 화끈거리고 답답한 증상을 풀어주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비가 오는 날엔 부침개와 막걸리 외에도 따뜻한 국물을 찾게 되는데, 신진대사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억수비가 쏟아졌습니다.
진해도 예전같지않게 비가 잦으며 폭우가 내리기도 합니다.
비가 내리며 요즘 입맛, 밥맛이 없기에 뭐든 그때그때 땡기는 걸로 만들어 먹는데, 어제 땡초를 따 왔으며, 지난주 통영 중앙시장에서 바지락을 넉넉하게 사 냉동시켜 뒀기에 홍합대신 바지락으로 정구지지짐을 구웠습니다.
모든 건 큰아이가 했습니다.^^;
재료 : 정구지, 바지락, 갑오징어, 방아잎, 땡초, 양파, 밀가루
주재료가 정구지인데 정구지는 부추라고도 합니다.^^
부추는 채소로 구분 지어질텐데, 재미있게 백합과(百合科 Lili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작은 비늘줄기는 섬유로 싸여 있으며 밑에 뿌리줄기가 붙습니다.
잎은 곧추서며 가늘고 길지만 조금 두툼하고 연하며, 길이는 20~30㎝ 정도로 자라고 선명한 초록색을 띠며 독특한 냄새를 지니는데, 8~9월에 잎 사이에서 나온 길이 30㎝ 정도의 꽃줄기 끝에 흰색의 꽃이 산형(傘形)꽃차례를 이루어 핍니다.
꽃잎과 꽃받침잎은 모두 6장으로 구분이 잘 안 됩니다.
▲ 정구지와 꽃
처녀인 우리 딸 제대로 하나 보세요.
재료를 씻어 소쿠리에 담아 물을 빠지면 적당한 크기로 썹니다.
딸아이 말이 적당히가 참 애매하며 무책임한 말이라고 하지만 정구지 3센티 이렇게 말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방아잎은 어떻게 썰까?
고추는?
조갯살은 다질까? 등 물으면 가르쳐 주는대로 잘 썰어 주었습니다.
방아잎은 다지듯이 썰고 고추는 십자로 잘라 씨앗채 썰었습니다.
다 썰고 나더니 손바닥이 화근거린다나요.^^
곱게 썬 재료를 밀가루반죽과 섞어 팬에 기름을 두르고 굽습니다.
모든 지짐 생명은 두께니까 최대한 얇게 해라...
아무리 좋은 재료라도 지짐 두꺼우면 못 쓴다...
이늠 튀김과 지짐을 정말 잘 하는데요, 웬만한 여편네보다 낫습니다.
튀김은 노릇노릇하게, 지짐은 얇게.
그렇지만 할 때마다 잔소리를 하게 되는데 엄마라서 그런 모양입니다.
팬 주변에 튀는 기름을 닦아가며 뒤집개로 꾹꾹 누르며 얌전하게 잘 부칩니다.
언니가 지짐 굽는다고 하니 작은늠 지는 정구지지짐 좋아하지 않으니 김치지짐 부쳐 달라더라고요.
그런데 지 언니가 지짐 부치는 새 한장 반을 먹어 치웠습니다.
(작은늠 친구 장미야,
이 글 보면 윤아에게 말하지 마라. 내일 너 만나러 간다고 했거든.^^)
작은늠 혼자 지짐과 대충 식사를 했으며 얼라아부지는 늦는다는 연락이 왔기에 큰아이와 둘이 먹었습니다.
우리는 특별한 찬 없이 생채 한가지 숙채 한가지, 김치, 멸치볶음, 애호박과 땡초, 바지락과 미더덕 넣은 된장국입니다.
장아찌류는 대여섯가지가 있지만 고기류를 먹을 때와 식구들이 원할 때 올리며, 양파는 지방을 분해한다기에 양파와 쌈장을 함께 차리는데, 양파 두망을 샀더니 올케가 합천 양파 한망을 더 주었기에 정말정말 열심히 먹어야 합니다.
내일은 비가 오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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