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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낙동江과 팸투어·답사

벅수, 따로보다 마주보니 흐뭇하네

by 실비단안개 2011.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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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환경재단과 경남도민일보 주최,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 주관 생태·역사기행 4 - 창녕

 

람사르환경재단과 경남도민일보가 함께 주최하고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이 주관하는 네 번째 생태·역사기행이 12월 2일에 있었습니다.

그동안 문경새재, 우포와 화포습지, 남해안 갯벌 기행이 있었지만, 함께 하겠노라고 이야기를 하고도 개인사정으로 못하다 창녕 역사 기행에 동행했습니다.

어디로 가느냐 보다 누구와 동행하느냐가 중요한데요, (힛)안부가 궁금했던 경블공회원 몇과 함께 했습니다. 반가웠습니다.

 

역사의 고장 창녕에서 처음 만난 문화재는 관룡사 문지기 벅수였습니다.

관룡사 벅수(경상남도 민속자료 제6호)는 일주문 돌계단 아래 옛 오솔길에 한 쌍이 마주보고 서 있습니다. 

사찰의 경계를 표시하는 석표와 수문신(守門神)의 구실로 세워진 것으로 짐작되는 이 벅수는  남녀 장승 모두 꼭 다문 입술 사이로 송곳니 2개를 드러내고 있지만, 무섭거나 위엄이 있어 보이기 보다는 왕방울눈과 주먹만한 코 때문에 대부분의 장승과 벅수처럼 우스광스러우며 푸근해 친근감마져 듭니다.

 

 

이 한 쌍의 돌장승은 이곳부터 관룡사의 경내라는 것을 알려주는 일종의 석표로 동쪽에 서 있는 것이 남장승이며, 서쪽에 서 있는 것이 여장승으로 돌장승의 재료는 모두 화강석이며, 남장승은 상투 같은 둥근 머리를 튼 채 관모를 쓰고 있으며, 여장승의 머리는 족두리모양인 걸로 봐 혼례식을 하는 벅수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벅수를 포함한 목장승은 나란히 있는데 이는 인간의 눈으로 봐 보기 좋은 풍경을 만들기 위해서 같은데요, 관룡사 벅수는 서로 마주보니 벅수를 위한 벅수같아 괜히 흐뭇했습니다.

 

지난 4월이었습니다.

웃어라 섬을 안고 통영 곤리도로 갔습니다.

통영시 산양읍 삼덕항에서 뱃길로 15분 거리의 곤리도는 섬의 형세가 인근 저도와 연대도 사이를 향해 날아 오르는 고니를 닮아 이름 붙여졌으며, 예전에는 고니섬, 고내섬, 곤이도(昆伊島), 곤하도(昆何島)라 불리었다고 합니다.

 

낯선사람에게 말 걸기를 주저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당시 기브스를 푼지 얼마되지 않았으며, 걸음도 참 서툰 때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누군가에 말 걸기가 싫어 그냥 왔는데, 지금도 두 벅수가 왜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람의 모습이 그러하듯 움직이지 못하는 벅수도 나란히나 마주보고 있을 때 더 정겹기에 관룡사 벅수를 올리며 뚝 떨어져 있는 곤리도 벅수를 불러 옵니다.

 

이 섬 왼편으로 가면 새미가 있는데 그 옆에 오신장군(鰲神將軍) 글귀가 새겨진 기둥 위로 솟대가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눈이 툭 불거진 기러기는 시멘트로 만들어진 기둥위에 앉아 있으며, 그 앞에 남벅수가 있습니다.

남벅수가 있으면 여벅수도 있을텐데 여벅수는 어딨지...

잠시 두리번거리니 여벅수는 새미 오른편 전봇대옆에 있었습니다.

그때 풍어제를 지냈는지 벅수와 솟대, 마을 위 '제(祭)포구나무(수령 500년 추정 팽나무)'는 대나무와 포를 짚이 감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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