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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화살' 시사회 다녀왔습니다

by 실비단안개 2011.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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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웠으니 여름쯤일 겁니다. 자신을 서형이라고 소개하며  책을 보내주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알았다고 답을 하곤 책을 받을 주소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빚이 되니까요.

그러다 서형 기자를 창원단감 팸투어 때 처음 만났으며, 갱블의 일원으로 도드라진 활동은 없는 걸로 기억합니다만, '부러진 화살' 저자였습니다.

 

=>부러진 화살 책 구입 :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90106872

 

영화 '부러진 화살'을 보면 여기자(김지호)가 나옵니다.

변호사 박준(박원상)의 동료며 친구로 나오는 그 여기자가 서형 기자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당시 서형은 석궁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재판 과정을 지켜 보며 (법정내는 사진촬영및 녹음이 허락되지 않기에)삽화와 100% 받아쓰기로 재판 기록을 남겼습니다.

 

서형의 석궁재판기록은 2007년 8월 30일 시작하여 2009년까지 끈질기게 이어집니다.

=> 재판기록 : http://www.mediamob.co.kr/2bsicokr/Blog.aspx#

=> 서형 티스토리 : http://2bsi.tistory.com/254

 

영화 '부러진 화살'(감독 정지영, 제작 아우라 픽처스)은 석궁 사건을 둘러싼 두 얼굴의 사법부와 상식 없는 세상에 원칙으로 맞서는 석궁(김명호)교수의 이야기를 그려낸 법정 실화극으로 책 '부러진 화살'이 모티브가 됩니다.

 

수학을 가르치던 김경호(안성기) 교수는 본고사 문제의 오류를 총장에게 보고하고 며칠이 지난 뒤 수학과 교수들이 그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부교수 승진을 확신하던 김경호는 부교수 승진 대상에서 제외되었으며, 또한 조교수 재임용에도 탈락되었습니다.

이에 교수는 대학의 보복이라고 주장하며 대학을 상대로 부교수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하여 대법원까지 갔지만 패소했습니다.

 

이후 그는 10여 년이 지난 시점인 2005년 귀국하여 재임용 절차를 규정하는 내용이 들어가는 개정된 사립학교법으로 인해 자신이 승소할 것이라 믿으며 대학교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교수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패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사학과의 정이 끈끈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김경호는 항소심 재판을 담당한 서울고법 박홍우 재판장의 재판진행 절차에 불만을 품고 박홍우 재판장의 아파트 현관 승강기 앞에서 퇴근하던 재판장에게 "항소기각 이유가 뭐냐"고 따지며 실랑이를 벌이다가 석궁에 장전된 화살 1발이 발사돼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김경호는 작정을 하고 석궁을 들고 간 게 아니며, 석궁을 하고 돌아오던 길에 부장판사를 혼내주려고 한 실랑이 과정에 오발 한 겁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사법부 '석궁 테러'로 불렸고, 김명호 전 교수는 2008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돼 옥고를 치르고 지난 1월 출소했습니다.
=> 김명호 (1957년)  [김명호 석궁교수 출소]

 

부당한 재판은 김명호 교수와 박홍우 판사 간의 석궁 사건의 재판에도 계속되었는데 고의가 아니었음에도 법관이 상해를 입은 부분이 충격이지만, 부러진 화살을 보면 사회의 법치와 윤리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데, 영화가 끝난 후 정지영 감독은 사법부를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라고 했습니다.(선출된 권력도 별 볼일 없지만)

 

=> 이미지 출처 : http://www.movist.com/movist3d/etc.asp?mid=43752

 

김경호역은 안성기며 그의 변호사 박준역은 박원상입니다.

김 교수는 별명이 보수꼴통으로 그는 자신의 인권을 찾기위해 재판장까지 법전을 들고 다니며 판결의 부당함을 조목조목 지적하지만 무시당하기 일쑤입니다. 오늘 재판 어땠나요 하는 기자의 질문에 김 교수는 "이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라고 할 때, 평범한 우리가 알 수 없는 재판장의 풍경에 김 교수의 기분과는 달리 재판정을 한 방 먹인 기분이라 통쾌했습니다.

 

우리가 드라마 등에서 흔히 보는 피고인의 답, 네· 아니오는 절대 없었는데 피고가 되면 쫄기에 그렇지 실제 재판정에서는 하고 싶은 말은 다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의뢰인의 생각을 침해하거나 말을 막으면 변호사를 해임 하는 김 교수, 김 교수의 변론은 박준에게 넘어 갑니다.

박준(박훈 변호사)은 노동변호사로 경남 창원에서 활동하며, 석궁사건으로 서울을 오가며 김 교수를 변호하는데 실제와는 달리 영화에선 경상도 사투리를 쓰기에 경상도 사람이라면 동질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재판이 계속될수록 증인들은 진실을 내 놓습니다. 검찰과 법원이 증인들을 무시했기에 이제야 진실이 드러나는 듯 하지만, 진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김 교수와 박 변호사가 증거물을 내 놓으라고 하지만 검찰측은 부러진 화살 행방을 모른다고 했으며, 속옷과 겉옷에 있는 혈흔이 속옷 위에 입은 와이셔츠에는 없습니다. 와이셔츠에 혈흔이 없어 증거가 조작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범행 직후 옷가지에 피해자의 피가 묻어 있었던 이상 나중에 없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증거로 삼을 수 없다거나 복부에 화살을 맞았다는 사실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언론사 기사 등을 보면 판결문이 어려운데 쉽게 풀어 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옷에 묻은 혈흔과 부장판사의 혈액을 대조하자고 해도 법원은 어물어물 넘어 갑니다. 이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란 말이 절로 나오게 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내 놓은 재판이 석궁사건입니다.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사법부가 자신의 위치를 망각한 상식 이하의 행동은 벌을 받아야 마땅할 것입니다.

 

부러진 화살에 재판장으로 이경영과 문성근이 나오는 데, 이경영하면 '비 오는날의 수채화'에서 까마귀 소리를 내던 모습이 먼저 떠 오르는데 어느덧 백발이 성성했으며, 영화에선 재판에서 지겠다고 생각했는지 사임하여 더 이상 재판장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경영이 재판을 계속 이어갔다면 이 재판의 결과는 달라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봅니다.

 

서형의 '부러진 화살'을 문성근이 읽고 정지영 감독에게 추천했다고 합니다. 문성근은 꽉 막혀 억지에 가까운 재판장으로 나왔는데 현재의 모습과 다르기에 웃음이 날 뻔했습니다.

외에 영화엔 숨은그림이 있는데요, '이명박 BBK 대통령직 걸겠다' 기사와 재판소식이 올려진 신문, '경향신문' 글자가 유독 돋보였습니다.

 

'부러진 화살' 시사회는 박훈 변호사를 중심으로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등 20여 개 단체가 요청해서 이뤄진 것으로, 12월 14일 메가박스 창원 2개 관에서 상영했으며, 감독과 박훈변호사와의 대화가 상영관에서 잠시 있었고 자리를 옮겨 이어졌지만 아쉬움을 뒤로 하고 먼저 일어서야 했습니다.

'부러진 화살'은 설연휴인 2012년 1월 19일 개봉합니다.

 

▲ 정지영 감독과 박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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