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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가본 곳

김수로 촬영지 해양드라마 세트장

by 실비단안개 2012.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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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방을 시청못하다보니 재방 내지 케이블에서 시청하는데 드라마 '브레인'과 '해를 품은 달'을 봅니다.

티비를 시청하는데 '무신' 안내가 나오기에 무심코 던진 말이 "구산 해양드라마 세트장 가 보고 싶다"였습니다.

일요일 눈을 뜨니 구산 갈 준비를 하라는 겁니다.

준비랄게 뭐 있나요, 배터리 충전이 전부입니다.

 

요즘 읽고 있는 책 '시내버스 타고 우리지역 10배 즐기기'를 얼라아부지도 읽고 있는 모양인지, 그 책 참 좋더라 했습니다.

그 책이 처음으로 시내버스를 타고 간 곳은 진동이며, 진동 옆 동네가 구산면입니다.

말이 좋아 창원시지 시 티가 전혀 나지 않는 구산면은 고개고개를 넘어야 바다를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카메라와 '시내버스 타고~ '는 챙겼는데 휴대폰을 챙기지 못했습니다.

요즘은 애인이 없어 그런지 휴대폰에 애정이 없네요.^^

 

책 어딘가에 해양드라마 세트장이 있을 거야...

달리며 차례를 확인하니 끄트머리에 있습니다.

책의 주인공 김훤주 기자는 시내버스를 타고 그런저런 동네들을 찾아 가지만, 나 혼자 시내버스를 타고 진해를 벗어난다면 하루 종일 걸릴겁니다.

차안에서 이것저것 정리하며 내비에 구산면을 입력하고 달리는 사이 마창대교입니다. 구산까지 30분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해양드라마 세트장을 나오면 나도 책의 주인공처럼 성호네서 돌장어구이를 먹어야지...

 

아~ 이 길.

진동가는 길에서 왼편으로 꺽어지면 현동초등학교가 나오고... 국화마을 찾느라 달렸으며, 덕동 하수종말처리장이 있고, 수정 트라피스트 수녀원 가는 길...

몇 년전만해도 더러 다녔던 길이었지만 새도로가 생긴 후 우리는 이 길을 잊고 있었습니다.

현동초등학교를 조금 지나면 해양드라마 세트장 안내판이 있으며 산길을 한참 달려서야 드라마 세트장 입구에 닿았습니다.

 

할머니 두 분이 굴과 찹쌀을 팔고 계셨기에 잠시 이야기를 했습니다.

할머니가 파는 굴은 양식굴이 아닌 돌에 붙은 굴이었기에 크기가 양식굴의 반도 되지 않기에 그릇을 채우려면 손을 많이 놀려야 합니다.

이제 시작이니 굴을 달랑달랑 들고 다닐 수 없었기에 드라마 세트장으로 향했습니다.

 

드라마 세트장은 주차장과 400m  정도의 거리에 있기에 조곤거리며 걷기에 적당합니다. 세트장으로 가는 길 오른편에 화장실이 있습니다.

대형수족관처럼 만들어진 화장실은 음악이 흐르고 있었으며, 창원시의 볼거리가 액자에 담겨 있었는데 진해루와 로망스 다리도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유쾌한 화장실이었습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석곡리 770번지.

석곡, 규화언니 동네 이름도 석곡인데.

 

해양드라마 세트장은 가야를 건국한 김수로왕의 일대기를 다룬 MBC 주말드라마 '김수로'의 촬영을 위해 조성된 세트장으로 합천영상테마파크 이후 이렇게 대형 세트장은 처음입니다.

 

세트장에는 가야시대 특유의 나무 껍질 지붕으로 지은 목조건물 25채가 있습니다.

 

구산면 해양드라마 세트장은 김수로뿐 아니라 '야차', '근초고왕', '짝패', '무사 백동수', '계백', 재밌게 시청한 '공주의 남자'도 촬영을 한 곳입니다.

짝패와 공주의 남자는 시청하다 잠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재방송을 봤는데 해양드라마 세트장 풍경이 나왔든가... 그땐 드라마 세트장을 본적이 없었으니 나왔더라도 그저 스쳤겠지.

 

 

드라마 김수로 하는데 영화배우 김수로 얼굴이 왜 자꾸 떠오를까요.^^

 

아유타국 허황옥이 돌배를 타고 온 곳은 용원 망산도인데 드라마 세트장엔 망산도 비슷한 풍경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세트장 선정 기준이 여럿 있겠지만, 녹산공단 자리에 가야를 위한 드라마 세트장이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봅니다.

 

세트장에 들어서면 비밀연구동과 야철장이 나오지만, 김수로 드라마 주촬영장소인 김해관을 중심으로 소개하겠습니다.

김해관앞으로 선착장이 있으며 가야 및 중국풍의 선박 3척이 바다에 있는데 가운데 배 선미쪽에 엔진이 가려져 있는 걸로 봐 단순한 소품이 아니고 진짜 나아가는 배같습니다.

선착장도 건물들과 마찬가지로 나무로 되어 있습니다.

내가 보기엔 참으로 엉성하여 바다로 쑥 빠지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였기에 조심스레 걸었습니다.

 

 

 김해관 풍경입니다.

 

 

 

 김해관 옆의 나무 계단으로 허황옥이 뭍에 처음 오른 모양이며, 모든 것이 나무인데 반해 불을 밝히는 화로라고 해야 하나.. 이것은 주물로 만든것인데요, 철기시대임을 알리는 증표같습니다.

 

 

김해관 첫사진, 왼편이 저잣거리인데요, 가야시대장터로 약재, 짐승가죽, 비단, 대나무바구니 등을 팔며, 주막이 있습니다.

 

 

 

장석같은데요, 정교한 가야 금관이 생각났습니다.

가야를 대표할 수 있는 이미지같아 대표이미지로 할려고 했는데 이야기를 풀다보니 아쉽게 대표이미지가 되지 못했습니다.

 

 

야철장 뒤의 해반천 구역인데 헐벗고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곳으로 소박함이 특색이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긴칼과 토기, 여러 채소가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마늘, 옥수수, 오이, 가지 등과 감자가 진열되어 있는데요, 감자가 들어온 시대는 조선시대인 걸로 아는데 다른 드라마 촬영으로 소품이 바뀌었나...

아무튼 빈민촌같지 않은 해반천 구역이었습니다.

 

 

김해관은 김수로 주촬영장소라고 했습니다.

1층엔 해양드라마 세트장 안내와 김수로의 어머니와 허황옥의 모습, 김수로와 허황옥 인물 안내가 있으며, 2층엔 침실, 화려한 소품 등이 있었습니다.

어느 시대나 귀족의 생활은 비슷한가 봅니다. 그러면서 감히 백성과 국민을 위한다니.

 

 

 

나무계단을 이용하여 더 오를 수 있지만 간이 콩알만졌기에 내려왔는데요, 아래는 2층에서 내려다본 저잣거리와 가야관입니다.

혹 무엇이 보이는지요?

김해관을 비롯 많은 건물에서 볼 수 있는 두 마리의 물고기, 쌍어입니다.

 

 

 ▲ 가야관

두 마리의 신어는 허황후의 오라비 장유화상에 의해 창건 된 은하사와 장유사에서도 만날 수 있는데, 인류학자 김병모(金秉模) 선생이 쓴 <김수로 왕비 허황옥: 쌍어의 비밀>이라는 책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가라'는 '물고기, 물'이라는 뜻이라 하며,  김 선생은 김해 김씨와 김해 허씨의 조상인 김수로왕과 허황옥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찾기 위하여 전설상의 아유타국을 찾아 세계 지도를 뒤져 '아유타, 아유다, 아요디아, 어유타, 어유다' 등으로 표기된 곳들을 탐사했는데, 놀랍게도 '아유타'라는 지역마다 두 마리의 물고기 무늬를 발견하였다고 합니다.

김해에 있는 김수로 왕의 능에는 두 마리 물고기가 조각되어 있고, 그 뒤 편 신어산의 '신어사(神魚寺)'에서도 두 마리의 물고기 무늬가 있으며, 허황옥이 왔다고 전하는 인도의 아유타, 태국의 아유타, 중국 양자강 유역의 '보주(普州: 지금의 사천성 안악현: 허 황후는 보주태후로 기록되어 있는데, 김 교수가 가보니, 이곳엔 지금도 허씨들이 집성촌을 이루어 살고 있다고 한다.)'에서도 두 마리의 물고기 무늬를 발견하였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 김 선생은 언어학자 강길운(姜吉云) 교수의 '가야어와 드라비다어의 비교'라는 논문에서 '가락(Karak)'은 옛 드라비다어로, 물고기를 뜻하는 것이고, '가야(Kaya)'는 지금의 드라비다어로 물고기라는 뜻을 알았다고 합니다.(참고 : http://www.newstown.co.kr/newsbuilder/service/article/mess_main.asp?P_Index=58138)
 

 ▲ 유주각과 보호문의 신어문양. 경상남도 기념물 제89호(진해 용원초등학교 근처)

 

유주각의 쌍어는 여의주를 마주하고 있는데, 해양드라마 세트장의 가야관과 야철장의 쌍어는 각각 여의주를 물고 있으며, 선창작 문에 톱니모양의 햇살무늬가 있는데 이는 16 호국나한상(護國羅漢像)을 상징하는 톱니바퀴 모양의 햇살무늬며, 신어(神魚)는 수로왕릉 숭신전 납릉 정문에 장식판 의장(意匠)에 남방식 불탑을 그린 양편에 마주보는 두 마리의 물고기인데, 이러한 장식은 허황후의 본국인 아유타국 전승의 신어임이 밝혀졌다고 합니다.

 

해양드라마 세트장은 가야를 위한 드라마 세트장인데 이곳에서 다른 시대 드라마들이 촬영되었다니 쌍어나 햇살무늬 등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궁금합니다. 그렇다고 드라마 다시 보기는 하고 싶지 않고.

 

 

 

▲ 새미정 : 공동우물

 

▲ 야철장의 쌍어는 여의주를 문 부분이 달아났는데요, 그새 망가진 것 같습니다.^^

 

 세트장을 비켜 할머니께서 굴을 까고 있더군요.

할머니는 명주마을에서 매일 출퇴근하다시피하며, 옆엔 도시락이 뒹굴고 있었으며, 언 손으로 깐 굴을 맛을 보라며 입에 넣어 주기도 했습니다.

입구에서는 두 분이 나란히 앉아 계셨지만 여긴 혼자시기에 할머니의 굴  한 바가지(1만원)를 샀습니다.

양식굴보다 비싸긴 했지만 굴젓을 담글려면 어린굴이 좋거든요.

 

 

드라마 세트장 위로 무언가를 더 만드는 모양인지 출입을 금했는데요, 다시 무언가가 추가될 때나 봄에 한 번 더 가야 겠습니다.

봄엔 뭐든 새롭게 보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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