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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을 먹어도 대접받는 느낌, 신생원新生園

by 실비단안개 2012.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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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요리집을 우리는 대부분 중국집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부산 초량동 화교학교 근처에서 살았기에 중국음식점 분위기를 대충 알지만, 동네 중국집 분위기는 배달통이 어긋나게 쌓여 있으며, 카운터에서는 바쁘게 전화를 받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동네 중국집도 아마 비슷할 겁니다.

 

2월 11일은 작은늠 생일이었습니다.

양력으로 하니 변함없이 2월 11일입니다.

생일 이틀전 용원 도네누에서 고기를 먹자고 했는데, 다음날 지 아빠가 진해구민회관 근처에 볼 일이 있다기에 그럼 나가는 김에 신생원에서 먹자고 했습니다.

식구들에게 여러번 신생원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집에 가면 짜장면을 먹어도 정말 대접받는 느낌이니 식구들 모두 꼭 가자고.

 

미역국을 끓였지만, 이늠 출근준비로 바빠 먹지 못하고 갔는데 고맙게 직장에서 케익으로 축하를 해줬다고 합니다. 

점심은 직장 식구 모두와 탕수육세트를 먹었기에 더 이상은 느끼한 중국요리가 싫다고 했지만, 구민회관에서 용원까지 가려면 시간이 걸리니 신생원을 우겼습니다.

 

신생원에서 처음 음식을 먹었던 날은 군항제기간이었는데, 벚꽃을 찍고 진해역을 지나오니 중국집이 있었기에 출출하여 들어 갔습니다.

창밖(인도쪽)엔 야생화가 심어져 있었기에 이 하나로 마음을 끌기에 충분했는데, 실내 분위기가 마치 중국의 어느 음식점 같다고 할까, 그 정도로 중국풍이었으며 고급스러웠고 서빙을 하는 분들의 통일된 복장도 강하게 와 닿았습니다.

 

혼자인데 볶음밥이 가능하느냐고 하니 가능하다고 했으며, 다기에 메밀차를 주었고 이어 단무지와 김치가 유기그릇에 나왔습니다. 창문가에 앉아 식사를 하며 오가는 행인과 흩날리는 벚꽃 구경을 했던 당시 풍경입니다.

 

 

면보다는 밥이 좋다보니 신생원에서 몇 번 볶음밥을 혼자 먹었으며, 2010년 월드컵 기간땐가 봅니다.

당시 마산으로 가는 길에 멀미가 심해 신생원으로 가니, 입구에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하는 문구와 직원들 모두가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지금도 당시 풍경을 기억합니다. 그날 비빔냉면을 먹었으며, 예나 같은 분위기였으며 친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신생원 2층으로 가니 자리가 없었기에 우리는 1층으로 내려 왔습니다.

신생원 본관은 송학동에 있으며 우리가 간 곳은 별관으로, 본관과는 달리 배달이 안되며, 예약은 가능합니다.

1층은 4인 미만의 소규모 손님을 맞이 하며, 2층은 가족석이나 연회손님을 맞이 합니다.

 

차림표를 보니 참으로 많은 요리가 있었는데, 코스는 보통 6인 이상 가능했지만 꼭 한 가지는 2인 이상 가능했기에 코스로 하자고 하니, 아이들이 메뉴를 보더니 당기지 않으니 각자 먹고 싶은 걸로 먹자고 했습니다. 우리 식구는 냉면집일 경우 각자이듯이 돼지국밥집에서도 나는 수백, 아이들은 일반 돼지국밥, 얼라아부지는 내장국밥을 먹습니다. 어느 집에서나 각자 먹고 싶은 걸로 하는 편인데, 밥집에서 "같은 걸로 주문하세요" 할 경우 그집은 다음부터 가지 않습니다.

하여 깐풍기와 쟁반짜장, 사천볶음밥을 주문했습니다.

신생원은 사천짜장과 짬뽕이 유명하다고 하니 앞으로  한가지씩 맛을 볼 참입니다.

 

▲ 왼편은 2층이며 가운데와 오른편은 1층

 

1층은 여러 칸으로 나눠져 있으며, 식탁과 의자는 무거운 편인데 나무 식탁과 의자가 있기도 하지만, 우리는 대리석 식탁과 푹신한 의자가 있는 칸막이 안으로 안내 되었습니다.

 

 

혼자 갔을 때 그때와 마찬가지로 메밀차가 나왔는데 큰아이가 차를 좋아 하다보니 다 마신 후 우리는 더 달라고 했으며, 단무지와 김치가 역시 유기그릇에 나왔는데 방짜유기는 한국의 무형문화재 22호인 김선익 선생님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유기는 음식을 살균시키는 효과가 있는 반면 가격이 비싸며, 무겁고 관리가 어렵다보니 스텐레스에 밀려난지 오래지만, 우리것의 소중함이랄까, 유기그릇이 다시 주목받긴 하지만, 중국음식점의 경우 대부분 스텐레스를 사용하는데 신생원에서 가장 인상적인게 유기그릇입니다.

아래 사진에 나오는 대형 접시의 경우 들기에 벅찰 정도로 무거웠습니다.

동네 중국집 식초용기 기억하는지요?

보통 플라스틱류 병에 담겨져 있는 반면 신생원의 식초는 앙증스런 용기에 담겨 있는데 식탁마다 모두 같은 건 아닙니다.

제가 밥집의 찬기 등을 좀 밝히는데요, 신생원은 찬기, 인테리어 소품, 친절 모두 별 다섯개를 주고 더 주고 싶은 집입니다.

 

신생원은 1950년 영업을 시작했으니 60년이 넘었으며, 주인이 화교며 안주인은 한국인입니다.

직원들이 중국말을 하는 걸 들을 수 있는데 주방장은 화교가 아닌 전통 중국인이며, 서빙을 하는 직원은 중국인도 있고 한국인도 있습니다.

 

 

깐풍기가 양이 많거나 그러하지는 않지만 종일 속이 느끼했다는 작은늠이 맛을 보더니 '아주 좋다'고 했습니다.

뭐든 잘 먹긴 하지만 맛에 민감하여 이늠 입 맛추기가 어렵습니다.

 

깐풍기는 양념소스와 앞접시가 나오기에 각자 덜어 먹으면 됩니다.

깐풍기는 닭고기를 튀긴 요리로 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면 되는데 얼라아부지는 싱겁다고 했지만 내 입엔 약간 짰습니다.

얼라아부지가 워낙 짜게 먹다보니 싱겁다고 했으며 나는 싱겁게 먹기에 대체적으로 보통 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깐풍기 접시를 비울즘 서빙을 하는 분이 오셨기에 메밀차 추가 주문을 했으며, 단무지도 추가했습니다.

쟁반짜장은 짜장면 2인분인데요, 기계로 뽑은 면이 아닐 수도 있지만 굵기가 일정했으며 찰쳤습니다.

앞접시가 다시 나왔고 아이들도 짜장면을 덜어 먹었는데, 아이들이 먹어 보더니 역시 괜찮다고 했는데 신생원에서 짜장면은 이날 처음으로 먹었습니다.

 

 

 

짜장면에 이어 사천볶음밥이 나왔습니다.

며칠전 혼자 볶음밥을 먹긴 했는데요, 좋아하는 새우가 많으며 오징어가 적당한 크기였고 중국음식 특유의 느끼한 맛이 강하지 않은 정도였습니다.

동네 중국집에서 볶음밥을 배달해 먹을 경우 야채 등으로 볶아 계란을 위에 얹어 주는데 신생원은 계란을 풀어 함께 볶았으며, 동네 중국집처럼 짜장이 한켠에 나오니 입맛에 따라 비벼 먹으면 됩니다.

 

 

 

신생원갈 때 얼라아부지가, "니 엄마 추천 맛집은 그동안 별로였다"고 했는데 이날 신생원에서는 얼라아부지를 제외하고 모두 만족했습니다.

이 양반은 돼지국밥 못 먹고 죽은 귀신이 붙었는지 어딜가나 돼지국밥 타령이거든요.

그리고 맛 평이 아주 주관적이기에 평소에도 얼라아부지 평은 반영하지 않습니다.

 

인테리어 등 분위기로 봐 음식값이 비쌀 것 같지만 일반 중국음식점과 비슷합니다.

볶음밥이 6,000원이며, 이날 전체 음식값은 43,000원이었습니다.

산지와 도소매 물가 상승으로 외식비도 따라 오르는데 1인 1만원 좀 넘었습니다. 요즘 혼자 밥집에 가더라도 최하가 6,000원 정도인데 작은늠 생일이라는 특별한 날이었으니 큰무리가 아니며, 신생원은 분위기와 맛 대비 착한 가격이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 신생원 별관 :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 761-48(055-544-1451) - 배달 안되며 예약 가능

                      주차 : 진해역 무료공영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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