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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가본 곳

땡초먹는 땡중이 있는 작은절간에서

by 실비단안개 2012.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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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음력 4월 8일)은 석가탄신일로 불교의 기념일 중 가장 큰 명절입니다.

종교를 갖지 못 했지만 부모님 마음이 편안하셔야 하기에 모시고 가차운 절간으로 갔습니다.

근처에 성흥사가 있긴 하지만 워낙 붐비기에 성흥사보다 작은 절, 웅천도요지가 있으며 곧 개통될 보배터널이 있는 두동마을 임광사입니다.

작은 시골이다보니 임광사에 가면 동네 언니도 만나며 딸들의 친구 부모님도 만나고 사촌들도 만납니다.

 

 

 

임광사는 그럴듯한 대웅전을 갖추지 못하고 돌로 벽을 쌓은 대웅전이 있으며, 법당 또한 넓지 않기에 많은 사람이 함께 할 수 없다보니 대부분 신자들은 절간 마당에 앉거나 평상에 앉아 설법을 듣습니다.

 

▲ 오른편 등이 달린 돌로 만든 건물이 대웅전

 

법당에 자리가 없다보니 엄마는 밖에서 부처님께 절을 올렸으며 우리는 평상에 앉아 스님의 설법을 들었습니다.

스님은 칠순이 넘은 여스님이지만 목소리가 쩌렁쩌렁했기에 멀리서도 놓치지않고 설법을 들을 수 있습니다.

 

 

스님이 노름을 했다, 고기를 먹었다 등 참 말이 많은 요즘이지만 시골의 신도들은 그 사실을 모르는지 작은 절에 많이들 왔습니다.

스님을 보고 가는 게 아니고 부처를 보고 간다고 하니..

얼라아부지는 늘 그럽니다.

마음에 부처를 안고 살면 절간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그렇지만 사람마음이 어디 그렇습니까.

그저 자식 잘 되고 건안하라고 빌고 또 비는 곳이 절간이기도 하지요.

노스님의 목소리가 절간 마당을 넘칩니다.

 

절간에 와 자식 출세하게 해 달라고 빌지말고 부모님께 잘 해라, 이웃 어르신 찾아 뵙고 목욕이라도 시켜 드려라.. 다 자신에게 돌아 온다..

돈이 많아 어디에 쓸지 모르는 보살들이 중들에게 갖다바쳐 세상이 시끄러운데 그렇다고 그 중들이 잘 한 건 아니다..

우리 절에 와서 부처님께 소원 빌 시간 있으면 근처 밭에 풀이나 뽑아라..

풀 뽑고 채소 기르느라 방생갈 시간도 없다..

땡초를 된장에 찍어 먹는 땡중이지만 인간의 도리는 안다.. 등.

 

노스님의 이런저런 말씀에 웃음이 나기도 하고 시원했습니다.

 

 

임광사는 채소 등을 직접 가꾸며 두릅, 엄나무 등 약초도 재배하기에 늘 푸른 절간입니다.

신도들에게 공양을 제공하기 위해 미나리를 캤으며 돋나물은 시원한 물김치가 되었습니다.

스님의 말씀이 이어졌지만 아버지의 건강이 염려되어 공양간으로 갔습니다.

 

 

갖은나물비빔밥과 김치, 강된장, 고추장, 돋나물김치로 차려진 공양은 마음을 편안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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