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5일 경남도민일보와 경남풀뿌리환경교육정보센터가 함께 하는 2012 생태·역사기행을 다녀왔습니다.
갱상도문화학교 주관, 경남도민일보와 경남풀뿌리환경교육정보센터가 함께 하는 2012 경남도민 생태·역사기행은 3월부터 10월까지 있는데 6월 생태·역사기행은 '하동 쌍계사~화개장터 벚나무 그늘길'이었으며, '7월 명주~욱곡 마산의 살아 있는 바닷가길', '8월 김해의 갖은 박물관과 습지 유적들', '9월 전남 순천만의 갈대와 갯벌', '10월 밀양 재약산·가지산 골짜기 동천 둑길'이 있습니다.
관심있는 시민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셔요
- http://cafe.daum.net/GBC119/9seZ/53
마산 경남도민일보앞까지 9시까지 가야 했기에 전날 진해탐방 마산편이 있었기에 몸과 마음이 바빴습니다.
지난해 12월 갱상도문화학교의 창녕 생태·역사기행에 함께 했던 경남풀뿌리팀들과 경블공 회원인 달그리메님이 함께 였기에 그다지 낯설지 않은 하동기행이었으며 근래에 답사와 탐방으로 새로운 이웃을 여럿 사귀고 있습니다.^^
하동 쌍계사와 화개장터는 낙동강 사진전 후 처음입니다.
하동으로 접어들면 왼편으로 섬진강, 오른편으로 배밭 등이 널려 있는데 이동중 찍는 사진은 쓸만한게 없지만 습관적으로 셔터질을 합니다.
배꽃필 때 하동이나 문산 한 번 가야지 하길 여러해가 되었지만 언제나 봉지에 감춰진 어린배나무밭을 지나게 되는데, 감히 상상이 되지 않지만 그 나무에 배꽃 드문드문 피웁니다.
찔레꽃 피는 계절에 분명 하동에 간적이 있는데 그때 못 본 밤꽃이 산허리를 감아 도로변까지 피었습니다.
밤꽃은 생김도 그렇지만 향기도 그다지 맑지 못 합니다만 요즘 산이나 들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꽃이다시피 하기에 정을 조금 주게 되니 사람의 마음이 이렇습니다.
벚꽃피는 봄날 화개장터를 찾은적이 없는 듯 하며, 쌍계사 십리벚꽃길은 한 번도 걸은 적이 없으니 신록우거진 그 길의 정다움과 신록사이로 쏟아지는 빛이 어떤 그림을 그려줄지 궁금하긴 했지만 함께였기에 쌍계사입구의 밥집에서 비빔밥으로 먼저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단야식당입니다.
자연속에서 한식을 맛 볼 수 있다는 단야식당은 차림표도 자연이 만들어 주었는데 우리 일행을 위해 밥상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산채정식, 산채비빔밥, 도토리묵, 더덕구이 등 모두 입맛을 다시게 하지만 우리는 산채비빔밥과 표고버섯전으로 식사를 했으며 살얼음동동 동동주가 곁들여 졌습니다.
콩나물을 제외하고 모두 산야채며, 건취나물엔 초고추장이 끼얹어져 나왔는데 입에 잘 맞았으며 비빔밥이지만 몇 가지의 찬과 된장시락국이 나왔습니다. 단야식당은 화학조미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기에 음식맛이 깔끔합니다.
사찰근처의 밥집에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표고버섯전입니다.
동동주입니다. 지자체시대에 걸맞게 각 지역마다 특산품으로 동동주는 빚는데 전남 해남에선 울금동동주를 맛 봤으며, 어제 남해에서는 유자잎 동동주를 마셨는데 동동주의 무한개발이라고 할까, 여행시 그 지역의 동동주맛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겉 같습니다. - 단야식당 : 경남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 산101-1 (055-883-1667)
'하동 쌍계사~화개장터 벚나무 그늘길' 기행은 시간이 넉넉하게 주어졌습니다.
쌍계사 답사후 화개장터까지 벚나무 그늘길을 걸어 오후 4시 30분까지 화개장터에 도착하면 되었거든요.
식사후 달그리메님이 쌍계사를 두고 벚나무 그늘길을 걷겠다고 나섰기에 동행했습니다.
쌍계사가 이름난 절간이긴 하지만 낙동강 사진전때 찍어 둔 풍경도 올리지 못 했기에 절간의 전각들이 변화가 없는한 이태전 풍경과 다를바 없을 것이며, 절간을 포스트로 잇기에는 사건이 없는 한 흥미를 느끼지 못 하기 때문입니다.
지리산은 높으며 골이 깊습니다.
그러다보니 가뭄에도 화개천엔 물이 흐르며 화개천변엔 벚나무가 즐비하며 그 아래로 차밭이 펼쳐져 있고 밤나무꽃이 무리무리 피어 있었습니다.
하동에 원래 이렇게 밤나무가 많았나 할 정도로 밤나무꽃은 새로움을 주었지만 밤꽃향기의 비릿한 냄새는 흥미롭지 못하지만 걷다보니 밤꽃을 잊을만 했는데, 앞에서 무더기로 만날 때는 아~ 밤꽃향기 할 정로도 새로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낙들이 밭에서 뭔가를 채취중이었기에 화개천을 건넜습니다.
차밭사이에 있는 잡초밭같은 곳엔 비름과 쇠비름 등이 널려있으며 재배되는 잡풀같기도 하고 허브같기도 한 것을 채취중이었는데 이미 여러 봉지를 따뒀지만 그것을 풀어 확인하지는 않았습니다.
풍경마다 피할 수 없는 밤꽃이 앞에도 있으며 산허리에서 흘러 내리고 있습니다.
수곡차라고 들어 봤는지요.
허브같기도 하고 잡풀같기도 하는 이것이 수곡차를 만드는 잎인데 아낙들이 시골아낙들 답게 묵묵했기에 차 이름만 알아냈습니다.
입구에 다원의 승합차가 있긴 했지만 건수는 올리지 못 했습니다.
수곡이 궁금해 잎을 하나 따 주머니에 넣고 다녔는데 다니다보니 시들해져 풀냄새만 났기에 버렸습니다.^^
수고하시라는 인사를 건네고 신촌1교를 다시 건너 화개장터로 가는 길을 걸었습니다.
빗방울이 비쳤습니다.
차밭위로 벚나무 가지와 초록잎이 늘어졌습니다.
4월 벚꽃이 피었을 때 어떤 풍경이 만들어졌을지 그림이 그려지는 풍경입니다.
옅은 초록위로 연분홍 벚꽃이 너울거리면 사람들은 함께 풍경이 되기위해 이 길을 메웠을 겁니다.
제 고향이 진해며 시댁이 벚꽃길이 있는 남해거든요.
두 사람이 안아야 할 정도의 벚나무입니다.
달그리메님과는 함께 걷기도 했지만 따로 걷기도 했습니다.
제가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반면 달그리메님은 자유로운 몸짓이었데, 이런 그림을 대할 때면 카메라를 버리고 같은 풍경이 되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만 배운 도둑질이라 카메라를 가방에 넣지 못하니, 마음에 담아야 하는 많은 풍경을 기록용으로 기계에 담는 우를 범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우리는 잠시 벚나무와 벚나무 그늘을 헤집고 반짝이는 풍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도시의 벚나무는 매연으로 수피가 검다못해 기름때가 흐를 정도인데 도시를 벗어나면 원래의 벚나무색 껍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연에게 못 할 짓을 하고 있습니다.
길이 말갛지만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늙은 벚나무잎이 우산이 되어 줍니다.
실비단님,
달그리메님은 언제나 실비단이라고 불러 주는데, 걷다 좋은 찻집에 들려 차를 마셔주자고 합니다.
우리는 많은 것이 다르지만 이럴때는 같은 마음입니다.
소수다원 등 다원과 찻집 몇을 만났지만 문이 열리지 않았기에 새로운 찻집간판을 보고 화개천을 건넜습니다.
벚나무 길을 벗어나자 내리는 비를 실감할 수 있었기에 평소에 양산겸용 우산을 챙겨다니는데 그날따라 집에 두고 왔기에 달그리님이 모자를 꺼냈습니다.
비를 맞고 걷는 사람이 이런 날 좀 더 낭만적으로 보이는데 우산을 챙겼더라도 우리는 성격상 아마 들지 않았을 겁니다.
제 같은 경우 낭만보다 카메라질이 우선이기에 우산이 거추장스럽기도 하니까요.
삐그덕하며 문은 열렸지만 주인을 만나지 못 했기에 우단동자를 비롯 노랑어리연 등 몇 가지 여름을 알리는 꽃만 만나고 돌아 섰습니다.
비가 내려 더 외로운 이발소를 지나 정금마을 버스정류소를 지나니 앞서가던 달그리메님이 반가운 손짓을 합니다.
찻집 문이 열렸다는 신호입니다.
십리 쌍계사길 절반 정도 걸었나 봅니다.
이 길이 십리가 조금 넘는다고 했으니 우리는 5리 정도를 걸었을까.
산유화입니다.
넓은 창으로 지리산이 들어 왔으며, 비가 그칠모양 구름이 하늘로 오르지만 비는 쉬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입구와 달리 방에 앉으니 여름이 더 또렷합니다.
댓잎은 어리기에 연한 빛이며 부쩍 유행인 낮달맞이꽃이 피었고 도라지는 곧 필 기세입니다.
밤꽃향기가 차방까지 따라 왔습니다.
하동에 원래 밤나무가 많았나요?
밤나무가 많긴 하지만 수확으로 이어지지 못 한다고 합니다.
차나무를 위해 방제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랍니다.
자연의 혜택을 모두 누려야 마땅하거늘 우리는 우리의 욕심을 내세워 모두 가질 수 없는 상황입니다.
따뜻하고 향기로운 매화녹차를 마시기로 했습니다.
작은 풀꽃이 핀 수반은 자연에서 얻은 돌이며 받침 또한 그럴듯한 모양으로 장만했다고 합니다.
주인의 다정하며 곱살스런 마음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차주전자에서 매화가 피었습니다.
하동 녹차밭에 핀 하동매화입니다.
매화녹차를 마시며 인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 전문은 달그리메님이며 저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듣는 편입니다.
많은 찻집이 문을 열지 않았기에 우리가 이렇게 마주했으며, 하동 화개천에 찻집을 열어 길손의 마음을 데워주고 식혀주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등.
주인 우리가 주문시 망설였던 홍삼말차를 준비합니다.
비가 많이 내리는지 일행이 찻집 산유화로 몰려 들었습니다.
단장 김훤주 기자가 먼저 왔기에 합석하여 홍삼말차를 함께 마셨으며 오미자차도 추가로 마셨고, 나중에 석곡의 규화언니가 왔기에 이날 많은 차를 마셨으니 머리와 마음을 맑게 해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산유화다원: 경남 하동군 화개면 삼신리 154-3번지 (055-884-5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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