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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우야든둥 잘 묵자

멸치쌈밥으로 답사길 든든/남해 봉정식당

by 실비단안개 2012.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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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8일 진해답사팀은 틈새답사지로 남해를 택했습니다.

장마가 시작되는 날이라는 예보와 함께 비가 내리는 가운데 남해로 향했는데 남해고속도로에 오르니 비가 멎었기에 우리는 룰루랄라하며 밀양대신 남해를 선택하길 잘 했다고 모두들 자화자찬했습니다.

 

첫번째 답사지는 이락사였는데 이락사를 막 벗어나니 비가 살풋살풋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진해를 떠나올 때 지족의 멸치쌈밥 이야기를 했더니 회원들이 좋아라 했지만 지족까지 이동하려면 점심시간이 훌쩍 넘기에 아무래도 점심을 먹고 다음 답사지로 이동해야 할 것 같아 남해읍의 재래시장으로 갔습니다.

남해읍에서 식사경험이 없다보니 어디로 가자 이런 의견을 낼 수 없었기에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국장님께 문자를 보냈습니다.

피플파워 1월호에 실린 봉정식당이 생각났으나 상호가 생각나지 않았거든요.

김주완 국장님은 맛집 블로거가 아님에도 맛집 블로거 이상으로 좋은 밥상을 소개해 주는 미식가이기에 맛집 블로거 이상의 믿음을 주는 분입니다.

 

봉정식당은 남해읍 재래시장 생선전 끝에 있으며, 지족까지 가지 않더라도 멸치쌈밥 안내가 입구에 있었기에 모두들 와~ 멸치쌈밥이다 하며 반가워했습니다.

 

 

방안에는 여느 식당과 마찬가지로 술공장에서 나온 달력이 있으며, 여기저기에 신문이 붙어있고 남해 경치좋은 곳 사진도 있었습니다.

자리를 잡은 후 일행들에게 주인이 글 쓰는 분이며, 미식가가 추천하는 집이니 먹을만 할 거라면서 생색을 냈습니다.^^

 

 

봉정식당은 18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받들어 모시겠다는 뜻의 捧停입니다.

1월 피플파워에 기사에 의하면 봉정식당 주인 오문자님은 글을 쓰는 수필가로 남해시대신문에 글을 쓰는데 컴퓨터가 아닌 손으로 글을 쓴다고 합니다.

 

벽에 붙여둔 기사는 남해시대신문에 실린 기사로 시장이야기와 오문자님의 이야기가 주며, 식당의 찬은 직접 재배하며 조미료를 사용않고 맛을 내며 남해에서 생산되는 생선으로 회무침을 하고 찌개와 구이를 하니 섬밖의 것은 밥상에 오르지 않습니다.

 

김주완 국장 일행이 봉정식당에서 식사를 했을 때는 겨울이었기에 메기탕과 서대무침 등으로 식사를 했지만 생멸치가 좋은 계절이니만큼 우리는 멸치쌈밥과 갈치조림 반반씩 했습니다.

 

직접 짓는 농산물로 밥상을 차린다지만 그래도 가공식품 하나쯤은 오르는게 식당이기에 김주완 국장은 믿지만 기사를 곧이곧대로 믿지는 못하는게 현실입니다.^^

 

여자들은 나이가 들어도 가시나처럼 시끄러운데 조잘대는 사이 밥상이 차려졌습니다.

배추김치, 열무김치, 우리 어머니께서 담그주던 무시 삐죽삐죽 썰어 담근 열무물김치, 고춧잎나물, 무채, 가지무침, 아삭고추된장버무림, 양파와 고추장아찌로 상이 차려졌습니다.

 

이른 식사시간이더라도 밥상이 차려지면 젓가락이 가기마련인데요, 여리저기서 탄성이 터졌습니다.

가지나물 맛있다..

물김치 와이래 시원하노...

밥 한공기만 있다면 모두들 뚝딱 해치울 기세였습니다.

- 진해탐방팀과의 식사는 블로거와 다르기에 (충무공 리더십센터 제외)밥집에서 처음으로 카메라질을 했기에 일행에게 미안함이 들기도 했지만, 남해음식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눈치껏 카메라질을 했습니다.^^

 

 

위에 차려진 것만으로 충분한데 양념꼬막, 호래기젓갈과 갈치젓갈, 상추와 쌈장이 추가 되었습니다.

이제 진짜 밥만 있음 되겠다...

 

 

그런데 또 생선구이가 나왔으며 멸치조림과 갈치조림까지 나왔기에 완벽한 남해 밥상이 되었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갈치와 서대구이입니다.

남해로 시집을 가니 제사때와 결혼식 등 큰행사에 서대가 오르더군요.

육지와 다른 차림에 좀 놀랍긴 했지만 그렇다고 어머니께 여긴 서대를 왜 제사상에 올리나요 하며 어머니께 끝내 묻지 못했지만 용원장에 가거나 경화장에 가면 자반서대를 사 냉동실에 넣어두고 전을 부치거나 쪄 먹기도 하는데 회양전만큼 좋아합니다.

얼라아부지가 갈치구이를 먹는 방법은 독특한데요, 전어도 그렇습니다.

생선구이에 조선간장을 끼얹어 으깨다시피하여 먹는데 처음엔 이상했지만 이제는 그렇게 해 주길 젓가락을 들고 기다립니다.

그런데 봉정식당에서 간장을 내지 않았으니 생선구이는 무효로 하고 싶은데 탐방팀이 워낙 잘 먹어 주었기에 흡족했습니다.

 

 

멸치조림입니다.

살짝 뒤적이면 해풍먹고 자란 남해고사리가 있으며, 마늘쫑이 날때는 남해에선 마늘쫑이나 풋마늘을 넣기도 하는 멸치조림입니다.

마늘은 남해특산물이며, 고사리, 시금치 등도 남해특산물이니 보물섬 남해라고 하여 바다에서 생산되는 것만이 섬의 특산물이 아님을 깨워주는 남해입니다.

 

 

언제나 좋은 갈치조림인데 이늠 한도막만 있음 밥한공기를 비울 수 있습니다.

 

 

거의 흡입하다시피 멸치조림으로 쌈을 싸 먹는데 강된장과 호박잎이 나왔습니다.

탄성 연발이었습니다.

 

 

제가 쌈을 싸니 마주앉은 언니가 사진찍기 좋도록 쌈을 먹기전에 펼쳐주었습니다.

꼬막도 싸고, 갈치구이도 좋고, 갈치젓갈, 호래기젓갈..  호박잎도 이렇게 싸먹으면 얼마나 좋은데~ 자 얼른 찍어~ ^^

 

 

밥상을 거의 해치울 무렵 고지라는 생선구이가 올랐는데 이늠은 아침에 미조항에서 공수했다고 했는데 잘아도 신선했기에 금방 동이 났습니다.

그런데 남해양반인 얼라아부지께 고지가 뭐꼬하며 사진을 보여주니 모르겠다고 하니 이늠이 사이빈지 얼라아부지가 사이빈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생선은 고지입니다.

 

 

왕언니는 맛있어 두고 갈 수 없다면 마지막까지 드셨고, 담당교수님은 열무물김치 그릇을 들고 알뜰히 마셨지만 차마 그 사진은 올리지 못 하겠습니다.

 

 

완전 대박밥상이었습니다.

저를 포함 열한명 모두가 만족했으며 남해에 이런 식당이 있다니 놀랍다고 했고, 사장님이 남해시대신문에 나온 기사를 들고오니 서로들 보겠다고 했기에 차에서 읽자며 들고 왔습니다.

종씨라고 인증샷찍는 언니, 오씨가 인물이 좀 있는데 오바마, 오드리 헵번, 오 사마 빈라덴 등... 이라며... 이래서 사장님과 함께 한바탕 웃고.^^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국장님과 봉정식당 사장님의 보물섬 밥상으로 든든한 남해답사가 되었기에 감사드립니다.^^

 

- 봉정식당 : 남해군 남해읍 북변리 282-11번지(055-864-4306)

 

 

- 오시다는 '어서 오세요'의 남해사투리며 '가시다'는 '안녕히 가세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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