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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가본 곳

부산 대연동 문화골목, 생각과 달랐지만

by 실비단안개 2012.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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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잘도 흐릅니다.

6월 26일 그날은 부산 동아대병원 정기검진일이었습니다.

발병 1년이 넘었으니 몇 가지 검사를 하자고 했기에 예약한 산부인과 진료와 검사를 병행하긴 했지만 지치고 시간이 많이 걸렸기에 예정된 대연동 문화골목 탐방을 미루고 싶다고 하니, 큰늠이 지금 아니면 언제 가려고.. 하며 재촉했기에 두 번 환승하여 경성대·부경대역에 내렸습니다.

 

문화골목 다시 검색해 줄래...

(문화골목이라고 하기에 마산 창동처럼 여러 문화와 상가가 어울려 형성된 골목인줄 알았는데 확인후 그게 아니란 걸 알았습니다.^^)

 

아이는 연신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더니 이쯤인데... 했지만 둘러봐도 주점만 많을 뿐 문화골목 비슷한 냄새도 비치지 않았습니다.

그때 지나가는 여학생에게 문화골목이 어디쯤 있느냐고하니, 모른다더니 뒤를 돌아보곤 아~ 저기네요 하더군요. 그곳엔 문화골목 간판이 높게 걸려 있었습니다.

 

문화골목 확인 후 우리는 밥집을 찾아 그 동네를 한바퀴반 돌았지만 대학교 주변이다보니 주점이 많았으며, 대부분 저녁시간에 문을 여는지 밥집을 찾기가 쉽진 않았는데 다행이 골목안의 밥집에서 이름도 생소한 치즈가 있는 밥을 먹긴 먹었습니다.

 

문패, 골목대장 최윤식.

부산 대연동 문화골목은 지난 2007년 부산 APEC 정상회의장 실내인테리어를 담당했던 최윤식 씨가 주택 5채를 매입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기존 건물을 증축 또는 리모델링해 찻집, 갤러리, 소극장, 라이브 카페 등이 들어선 복합 문화공간으로 2008년 리모델링 건물로는 처음으로 '부산다운 건축대상'을 수상한 음악과 미술, 연극 등 다방면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골목으로 20m 정도 들어오고 나서야 문화골목의 공간을 느낄 수 있는 주택가 안에 있는 공간이기에 생각에서 빗나가긴 했지만 문화골목은 3개의 입구가 있습니다.

 

 

골목입구에 문화골목이 하는 일이 녹슨철판에 쓰여 있으며, 배치도와 공연 안내가 있습니다.

골목안에 공연도 보고 그림도 있고 술마시며 노래도 하네

 

바람 한자락에 커피, Wine, 음악과 생맥주 Bar~~♡

 

문화골목 배치도인데 저희는 다반쪽 대문으로 들어 갔으며, 고방쪽으로 나와 다시 다반으로 들어가 2층으로 올라 용천지랄을 구경하고, 1층 풍금간판이 있는 반지하로 내려가 또 다른 대문으로 나왔다가 고방쪽으로 다시 들어 갔습니다.

우선 배치도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했거든요.

배치도의 영업장 이름은 그때그때 다를 수 있는데 영업장주인이 바뀌기 때문이랍니다.

 


영업장 입구들입니다.

우리가 처음 간 다반이며, 석류원은 갤러리이며 고방과 함께 1층에 위치합니다.

2층은 1만 8천여장의 LP판이 있다는 라이브 카페 '노가다'(老歌多)가 있는데, 노가다란 '오래된 음악이 많다'란 의미인데 음악마니아라면 한번쯤 들리면 좋을 듯 한데요  영업시간이 되지 않았기에 아쉽게 내부를 볼 수 없었습니다.

 

용천지랄은 노가다맞은 편에 80석의 객석을 갖춘 소극장이며, 건너편 옥상에는 공연을 하러 온 배우들에게 빌려주는 게스트 하우스 '선무당'이 있는데 선무당으로 가는 길은 참 아찔했는데요, 나무계단이며 난간은 겨우 철근 하나씩이 이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선무당 앞 종탑에 닿으면 문화골목 주변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계단 맨 위에 검정고무신이 있었기에 골목대장이 완전 괴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단한 식사가 가능한 부엉이집이 있었는데 오후 6시부터 영업을 한다고 하니, 노가다도 그렇지만 문화골목은 해질녘에 가야 전체맛을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 (차례대로)다반, 석류원, 고방, 노가다, 용천지랄, 선무당

 

다반으로 가는 마당에 있는 돌수족관인데 용천지랄에서 선무당으로 가는 2층에서 내려보며 찍었는데 문화골목은 마치 미로같았습니다.

 

 

점심식사를 한 후였기에 차를 마실양 다반으로 갔습니다.

다반(茶伴)은 '차를 나눠 마시는 친구'란 의미며, 커피빙수와 얼그레이(홍차에 베르가모트향 첨가)를 주문하고 실내를 둘러 봤습니다.

 

 

가리개같은 벽엔 영화 '친구' 촬영장소임을 알리는 포스트 몇개가 붙어 있으며, 학생들은 자유로이 학습중이었고 음악이 잔잔하게 흐르는, 마치 혼자만의 공간같은 느낌의 다반이며, 또 다른 칸막이 공간엔 소소한 옛살림살이 등이 있었으며, 궁금한 것들은 다반을 운영하는 분에게 물어볼 수 있었습니다.

 

 

석류원과 고방을 지나 종탑이 보이는쪽의 대문쪽에서 폐자전거가 있는 2층으로 가는 계단은 정말 기묘했는데요, 폐자재 활용 종결을 보는 듯 했습니다.

바퀴 두 개가 있는 곳은 마굿간처럼 꾸며놓았는데, 활용 폐자재와 (계산된 것이겠지만)자유로이 자라는 식물 등이 있는 문화골목은 컷마다 화보가 될 정도입니다.

 

 

2층 오른쪽으로 가면 소극장 용천지랄이 있습니다.

우리가 마구 법석을 떨거나 꼴사납게 날뛸때 어른들이 용천지랄하네 했는데 그 용천지랄이 소극장 이름이 될 줄이야.

마침 몽타주 포스트를 붙이는 분을 만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는데 용천지랄 의자엔 방석이 모두 있었기에, "대체로 소극장은 가난한걸로 아는데 용천지랄은 살림살이가 괜찮은 모양입니다"하니, 웃으며 그렇다고 하더군요.^^

모두가 가난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어두컴컴한 소극장 내부입니다.

 

 

몽타주는 미스테리 스릴러극인데 아래 대형범죄자들은 몽타주와 관련이 있다고 하지만 이런 분야에 대해 모르니 그저 범죄자 이름이군 했을 뿐입니다.

여름에 걸맞는 연극답게 소극장 분위기까지 으스스합니다.

- 몽타주 : 7월 22일까지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 공연이며, 월요일엔 공연이 없습니다.

              문의 : 051-625-0767

 

 

용천지랄을 나와 노가다앞을 지나 선무당을 바라보는데 태산목 아래에서 고양이가 흘겨보는 듯 해 흠칫했는데 이 고양이들은 작품입니다.

부조화속의 조화랄까, 부조화속에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기도 하지만 문화골목은 도시속의 섬처럼 또 다른 골목으로 이어지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만, 문화골목을 들어서는 도시인들에게 휴식이 가능한 마당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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