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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낙동江과 팸투어·답사

담양 죽녹원에서 에코힐링을

by 실비단안개 2012.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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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0일 경남도민일보와 경남풀뿌리환경교육정보센터가 함께 하는 2012 생태·역사기행을 다녀왔습니다.

갱상도문화학교 주관, 경남도민일보와 경남풀뿌리환경교육정보센터가 함께 하는 2012 경남도민 생태·역사기행은 3월부터 10월까지 있는데 7월 생태·역사기행은 담양 죽녹원과 관방제림, 메타쉐콰이어 길이었습니다.

 

죽녹원앞의 향교교를 지나 국수거리에서 국수를 먹은 후 향교교가 아닌 관방천(담양천)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 죽녹원으로 갔습니다.

징검다리를 건너니 소소한 풍경들이 느리게 걷게 했습니다.

먼저 발견한 것은 하마비였습니다. 하마비는 성현을 모신 담양향교가 성역임을 표시하는 상징으로 비의 앞면에는 대소인원하마(大小人員下馬)라고 씌여 있습니다.

여기에서 대(大)는 고급관리, 소(小)는 하급관리, 인(人)은 당하관으로 종3품 이하의 벼슬, 원(員)은 당상관으로 통정대부 이상의 정3품 이상을 의미하는데, '양반이든 평민(백성)이든 모두 다 말에서 내려 걸어 오시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워낙 벽에 가까이 세워져 있었기에 하마비 뒷면을 손으로 더듬었지만 무슨 글씨가 있는 듯 했지만 알아내지는 못 했습니다.

근처 노인정의 할머니들은 관방천 바람에 잠이 든 분도 계셨으며, 벽보게시판에는 마을 어르신들이 그린 그림이 붙어 있기도 했습니다. 고향수퍼의 담배가게 간판이 고풍스러웠기에 다시 봤습니다.

 

▲ 붉은동그라미부분이 하마비

 

긍께, 있는거여, 있것어, 허제... 티비와 인터넷 등에서 사투리를 대하다보니 다른 지역이지만 낯설기보다는 정겨웠습니다.

어르신들은 화가가 아니라며 겸손해 하셨지만 작품이 수준급입니다.

 

 

죽녹원 바로 앞에는 죽제품을 판매하는 가게가 있습니다.

몇 년전에 보리밥소쿠리를 산적이 있는데 이번엔 아버지를 위해 대나무로 만든 부채와 오죽포크를 장만했습니다.

집에 접이부채 몇 개가 있긴 하지만, 담양에 왔으니 담양다운 것을 아버지께 선물로 드려야 할 것 같았습니다. 한지부채는 5,000원이었으며 대나무를 엇갈리게 끼운 부채는 20,000원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엄마는, "니는 돈을 물쓰듯이 하노"하셨지만 그렇다고 싫은 기색은 아니었습니다. 집앞 노인쉼터에 가실때마다 들고 가셔서 우리 딸이 담양에서 사 왔는데... 이러실거거든요.

오죽포크는 나들이시 과일 등을 먹기 위해 준비해 가는데 이게 대나무다보니 뭔가를 먹곤 (동행하는 이가)그냥 버리기에 겨우 두 개 남았거든요.

담양에 오지 않았으면 어쩔뻔 했을까.. 하며 얼른 가방에 챙겨 넣었습니다.

생수 한 병을 사 주변을 둘러보니 일행중 민병욱 기자만이 계단입구에 있었습니다. 이럴줄 알았습니다.

어딜가나 해작질이 심하다보니 언제나 꼴찌기에 오죽하면 실비단안개 왔으면 다 왔다고 할까요.

 

입장권을 끊어 잠시 두리번거리곤 이내 살팡살팡 걸었습니다.

하늘색이 참 이뻤습니다.

구름도 이뻤으며, 그 아래서 고요히 하늘거리는 댓잎은 낯을 문대고 싶을 정도로 이뻤습니다.

심호흡을 크게 했습니다.

 

 

 

죽녹원은 담양군이 성인산 일대에 조성하여 2003년 5월 개원한 대나무 정원으로, 약 16만㎡(약 5만평)의 울창한 대숲이 펼쳐져 있습니다.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총 2.2km의 산책로는 운수대통길·죽마고우길·철학자의 길 등 8가지 주제의 길로 구성 되어 있으며, 전망대에서는 담양천을 비롯하여 수령 300년이 넘은 고목들로 조성된 담양 관방제림 한눈에 내려다 보입니다.

 

생태전시관을 기웃거리니 처녀들이 댓잎아이스크림인지 초록에 가까운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지만 먹을 처지가 되지 않았기에 아래로 내려 갔습니다.

채상장 인간문화재 전시관입니다.

 

담양 채상장(彩箱匠)은 대나무나 버들, 갈대, 왕골 등으로 네모난 상자 모양의 기물을 제작하는 기술 또는 기술자를 말하는 것으로 1975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3호로 지정되었으며, 죽녹원 전시관에는 여든이 넘은 서한규 선생님이 계시긴 했지만 그 어떤것도 사진으로 찍을 수는 없었습니다.

전시관에는 참으로 고운 것들이 많았는데 여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싶어하는 것들로 반짇고리, 베게, 부채, 색실상자, 액자, 받닫이 등 아주 다양했습니다. 의외로 남자 관광객들이 값을 묻기도 했습니다. 더운 날씨였기에 큰선풍기가 윙윙 돌고 있었습니다.

혼자 몸이다보니 더는 무엇을 사 들고 다닐 수 없었기에 구경 잘 했다는 인사를 남기고 일행을 쫒았습니다. 

 

 

대나무숲은 어두웠기에 댓잎이 바람에 흔들리거나 공간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죽녹원은 CNN이 한국방문시 가봐야 하는 50선에 속하며 일지매, 알포인트 등 촬영지며 1박2일 방송으로 더 유명해진 곳입니다.

겨울, 그때 승기 얼음웅덩이에 빠진 장면은 재방송 재재방송, 케이블로 보고 또 봐도 웃지 않을 수 없었던 장면이었습니다. 허당연못.

 

대나무가로 차나무가 울처럼 있는데 죽로차라고 하며, 죽로차는 대잎에서 대이슬을 맞고 자란 부드러운 찻잎으로 만들어진 차로 맛이 좋다는 뜻에서 붙여진 명칭이라고 합니다.

 

 

죽녹원은 오름 하나를 대나무정원으로 꾸몄습니다.

대나무 숲에는 음이온이 많이 발생되는데, 음이온은 혈액을 맑게 하고, 저항력도 증가시키며, 자율신경계를 인체에 유익하게 조절하고, 공기정화력도 탁월하며 살균력도 좋다고 합니다. 물론 음이온은 대나무 숲뿐 아니라 일반 숲에서도 많이 발생되는데, 특히 물과 나무가 만나면 음이온이 보통 숲보다 10배나 더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요즘 힐링(healing)이 대세인데 힐링은 몸이나 마음을 치유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힘들다는 초등학생부터 경쟁에 지친 아픈 청춘들, 재취업에 나선 주부, 구조조정에 밀려야 하는 가장... 전업주부인 저도 이런저런 일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다보니 힐링이 필요합니다.

힐링이 지나치게 상업화 된다는 지적이 있기도 하지만, 우리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서로 위로하며 보듬어야 하는데 그중 하나가 산림욕으로 에코힐링(Eco-healing)이라고 하며, 에코힐링은 자연과 치유의 합성어로 자연에서 치유한다는 말입니다.
올레길, 둘레길은 우리의 현재를 예언한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산림욕은 몸을 평안하게 하며 마음을 진정시켜 스트레스를 없애고 편안한 상태에서 휴식을 취하는 방법중 하나입니다.

 

대나무숲은 세상과 차단된 듯 조용했습니다.

대나무슾길을 걸으며 명상을 즐겨도 좋겠지만 가급적 아무것도 생각지 않고 음이온을 마시며, 운수대통 길에서조차 묵묵히 걷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걷다보면 몸이 가벼워지며 마음 또한 해방되는 느낌이 듭니다.

단체시 흠이라면 일행을 쫒아야 한다는 것이니 식구들과 함께 하면 더 효과를 보지않을까 생각합니다.

 

 

대나무숲은 어두웠다 밝았다를 반복했습니다.

중간중간 의자와 정자가 있어 쉬기도 하며, 폭포수의 또 다른 시원함을 느끼고 영화 찰영지 안내판앞에서 기념사진도 찍어 봅니다.

담쟁이의 귀여운 짓을 보면 미소가 지어지니 마음이 평온해진 듯 합니다.

 

 

죽녹원이라고 모두 좋은 풍경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 다녀가노라... 여행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낙서를 대나무에 했습니다.

아픈 청춘이었을까...

종이에 한 낙서는 따라서 후에 작품이 될 수 있겠지만, 식물이나 조형물 등에 새긴 낙서는 그저 낙서일 뿐입니다.

 

 

노무현대통령 방문기념 사진도 있으며, 알포인트 주연배우 감우성이 썼던 철모가 기증되어 촬영장소에 있기도 한데 적막속에는 이런 반가운 재미도 있습니다.

 

 

 

죽녹원은 가족여행객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나들이를 온 아기가 칭얼댔기에 할머니가 잠시 당황하기도 했지만, 폭포수 소리에 아기의 칭얼거림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대숲에 가면 바람으로 오는 시, 눈이 내리지 않아도 대숲에 가면 생각나는 시.

 

사각사각

사르락 사르락

뒤란 댓잎들 몸 부대끼는 소리

첫날밤 새색시 옷 벗는 소리 (김진호 / 눈 오는 날 저녁 中에서)

 

바람으로 빛이 스며드나 싶더니 다시 어두워졌습니다.

죽녹원은 마치 미로같기도 했지만 정자에서 쉬고 있는 민 기자를 두 번인가 만나기도 했습니다.

 

 

사방이 밝아지며 다시 이쁜 하늘과 구름이 대나무 이파리에 걸렸습니다.

죽녹원을 들어설 때 보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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