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마음 나누기/가본 곳

가덕도 선창에서 눌차왜성까지 걷기

by 실비단안개 2013. 11. 28.
728x90

11월 17일

가덕도에서 1박 2일 초등학교 동창회가 있었습니다.

새바지마을의 왕바지에서 1박을 한 친구들은 17일 오전에 외양포 탐방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대충 시간을 맞춰  가덕도 선창으로 갔습니다.

선창은 물가에 배를 대거나 하는 그런 뜻이 있기도 하지만 가덕도 입구의 마을 이름입니다.

선창마을은 여러 버스종점이며 신항공사로 도로가 상당히 복잡한 동네인데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는 그런 어촌마을입니다.

선창에 내려 친구에게 연락을 하니 외양포로 가는 중이라고 했기에 그럼 정거마을까지 걸어갈게 했습니다.

얼마전 친구와 정거벽화마을 답사를 했기에 혼자 걷고 싶었던 길이거든요.

또 눌차로 가는 다리 아래에는 낚시를 하기에 그 풍경도 다시 보고 싶었습니다.

 

가덕도중 노란색 동그라미가 눌차인데 전체 사진의 아래가 눌차로 노란색 화살표를 따라 눌차왜성까지 걷습니다.

 

 

 

눌차로 가는 다리는 두 개인 있는데 보행자전용 다리를 걷겠습니다.

1993년 천가교가 건설되었으니 그 전에는 눌차도 선박으로 왕래를 한 모양입니다.

(아래 동그라미부분은 눌차왜성 부분임.)

몇 해전 이 옛날다리 아래에서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기에 우리도 언제 낚시오자 한게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는데 녹산공단과 신항의 상황을 보면 낚시는 물 건너 갈 것 같습니다.

 

▲ 천가교와 눌차왜성

 

천가교를 건너니 외눌이었으며 굴 작업을 하는 집이 나왔습니다. 굴 철입니다.

선창마을과 눌차에 싸여진 만은 눌차만으로 가덕도에는 굴 종패사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진해 안골의 굴 작업집들과 비슷한 풍경입니다.

 

 

천가교를 건너 섬 왼편을 돌아야 합니다.

외눌마을 입구에는 버스정류소가 있으며 1997년 마을주민이 세운 외눌마을 자부심이 서 있었습니다.

 

눌차섬 바깥목이

외눌되어 이은 터전

남해에 이는 파도

억겁세월 받아 안고

가신 임 지혜로 이어

더 넓은 뭍으로 태어난다

 

난 바다 바라보며

끝없이 이는 꿈을

동산 올라 나눈 그 精 

삶의 정기로 고루 배어

西釜山 번영의 소리

세계로 울려 나가리

 

정이 뜻 정(情)이 아니었는데 다른 깊은 뜻이 있는 걸까요.

한 때는 창원의 땅이었던 가덕이며 눌차인데 마을주민들은 부산시민이 된 게 좋았던 모양입니다.

버스정류소 표지판에는 강서 1과 강서 17 두 개의 노선이 있었지만 하루에 버스는 세 번 다닌다고 합니다.

그런데 몇 시에 눌차에 정거하는지 알 수 없다고 하니 천상 걸어야 합니다.

 

천가교와 거가대교로 가는 다리 아래에는 굴껍질과 조개껍질 꿰는 작업을 하다말았으며 휴일 낚시를 즐기는 이도 있었지만 바람소리만 윙윙댈 뿐 조용했습니다.

건너는 신항인데 가덕은 딴 세상같습니다.

 

지난해 이순신을 배우는 사람들에서 가덕왜성 탐방에 나섰지만 지형상 중간에서 그쳐야 했는데 그 왜성 아래를 걸어 향월마을로 향했습니다.

얼마간 걸으니 바람이 심해 머플러로 모자를 쌌으며 지나가는 차를 세워야 했습니다.

마침 인상 좋은 남자분이 차를 세워 주었는데 정거마을까지는 가지 않는다기에 향월에서 내렸습니다.

사진 찍으러 왔느냐고 묻기에 동창회중이라고 하니 좋은 곳에서 하시네요 합니다. 

외눌에서 정거마을까지 보통 걸음 30분 걸린다고 했지만 카메라질로 2시간도 좋을 거리를 비록 향월에서 내리긴 했지만 시간이 단축되었습니다.

 

 

향월마을입니다.

앞은 바다며 길다란 길을 끼고 집들이 나란히 있으며 텃밭에는 여느 시골과 마찬가지인 풍경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오늘 무 뽑고 배추 묶는다고 했는데... 하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친구들도 소중하기에 가덕도행을 택했습니다.

 

 

진우도가 살짝 보이며 배와 작업선이 방파제를 사이에 두고 바다에 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그물 손질을 하십니다.

바닷가에 살며 어망일을 하는 집 딸이지만 어떤 그물이 뭘 잡는지는 모릅니다.

물메기철이니 물메기 그물일까...

 

 

소망2호에도 부부가 그물을 손질합니다.

그물을 수선할 수 있으며 작업한 물고기를 떼어내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작업장에서 흐르는 노래는 방파제 전체로 울려 퍼졌으며 인사를 하니 웃으며 들어 오라고 했지만 작업장으로 가는 나무판자가 위험하게 보였기에 웃고 말았습니다.

 

 

혼자 낚시를 다녀온 아저씨는 쿨러 보여주기를 주저하셨는데 재미를 못 봤다고 했습니다.

그래요...

 

아지매~

소리가 나는 쪽을 보니 다른 작업장에서 아저씨께서 군고구마를 들어 보였습니다.

조심스레 작업장으로 가니 살림을 살아도 좋을 듯 한 훈훈한 작업장이었습니다.

한 켠에 주방기구가 있었으며 평상에는 그물이 널려 있었고 아저씨는 난로에 고구마를 다시 올렸습니다.

군고구마가 좀 식긴 했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 커피 한 잔 드릴까요 하니, 커피는 여기도 있소 하더군요.

친구들과 마시려고 커피와 뜨신물을 배낭에 넣었거든요.

 

 

방파제에 쓰레기푸대를 내리고 다시 바다로 간 부부는 굴종패장에서 뭘 하는데 거리가 멀기도 했지만 가까이서 봤더라도 뭘 하는지는 몰랐을 겁니다.

종패장 건너의 공장들이 낯설었습니다.

향월마을회관앞 버스정류장에는 마을버스를 기다리는 할머니와 손녀가 있었는데 정거마을에서 나오는 버스를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여름에 피는 해당화가 11월 중순인데 피어 있습니다.

우리 텃밭에 수국이 피어 있으니 요즘 꽃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피는 모양입니다. 사람들 탓이겠지만요.

 

 

말리고 있는 고추의 양도 그렇지만 바다를 향한 배추도 많은 양은 아닙니다.

울에는 동백과 허브가 피었는데 동백이 피었으니 겨울로 가는 계절이 맞긴 맞습니다.

 

 

 

보리가 듬섬듬성 올라 온 밭을 지나 마을길로 들어 갔지만 집들은 많지 않았으며 마을 주민 한 분이 눌차초등학교 안내를 해 주었습니다.

학교주변은 여느 학교주변과 마찬가지였지만 눌차초등학교는 폐교입니다.

눌차초등학교(訥次初等學校) 2011년 폐교. 1958년 천가국민학교 눌차분교 개교, 1960년 눌차국민학교 승격, 1986년 병설유치원 설립인가 1996년 눌차초등학교로 개칭하여 2011년 마지막 졸업식...
농촌과 마찬가지로 섬에도 폐교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제 무덤덤해집니다. 죄가 되는 일인데 말입니다.

 

 

눌차초등학교위 능선에 서니 눌차왜성 안내표지판이 있었습니다.

눌차대교 옆의 눌차왜성과 이어지는 왜성입니다. 가덕도왜성이라고도 합니다.

1593년 4월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모리 데루모토에게 최대 전략요충지 가덕도에 왜성을 쌓도록 하였고, 약 5개월만에 축성하였으며 1595년에 다치바나, 1596년에 시마즈 이에히사가 각 주재 하다가 1597년 눌차왜성을 파괴하고 병력을 웅천왜성으로 이동하였다고 합니다.
눌차왜성 맞은편에는 성북왜성이 있는데 선창마을 서북쪽 갈마봉 정상을 중심으로 능선따라 희미하게 그 흔적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눌차왜성 안내표지판의 글입니다.

성북왜성과 눌차왜성은 임진왜란(1592~1597) 발생이후 대동강 및 함경북도까지 진격하며 전국을 유린한 왜병이 의병 활동과 보급부족으로 남하하여 일본과 제일 가깝고 낙동강과 남해안을 통하는 전략적 길목을 장악하기 위해 가덕도에 건립한 성으로 안골왜성(창원시 진해구) 죽도왜성(강서구 가락동) 지원기지 역할을 하였고 정유재란 종전 시(1598)까지 왜군이 주둔한 것으로 보인다.
눌차왜성은 가덕진성과 1.5km떨어진 북쪽에 있는 눌차섬 산꼭대기에 있는 왜성으로 해발 70m의 산꼭대기를 편편하게 깎아서 석축으로 본 둘레를 구축하고 그 아래 두 번째 둘레 세 번째 둘레를 흙으로 쌓은 것인데 현재 본 둘레 석축부분은 남아 있으나 성내외는 대부분 경작지로 변했다. 높이가 약3m 둘레는 700m 가량으로 보인다.

 

▲ 추정해 보는 눌차왜성

 

눌차초등학교에서 본 눌차왜성 안내표지판을 보니 그림이 이어졌기에 소중한 걸음이 되었기에 행복이 더해졌습니다.

아쉬움이라면 예전 같았으면 혼자 씩씩하게 성벽을 찾아 나섰을 텐데 세상이... 하며 머물다 돌아 서야 했습니다.

눌차초등학교를 또 기웃거려보는데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정거마을인데 어디고?

어 눌차초등학굔데 데릴러 올래?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