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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새참은 쑥털털이(쑥버무리)

by 실비단안개 2014.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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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잘 익었고 쑥은 늙어가고 있습니다.

어린쑥도 좋겠지만, 쑥털털이(쑥버무리)는 잘 자란 쑥이 좋은데요, 방앗간에서 쌀을 빻아 냉동실에 두고 쑥버무리를 조금씩 해 먹는데 엄마도 중독인지 가끔 우리밭으로 쑥을 캐러 오십니다.

위험하다고 해도 엄마는 니나 잘 해라 하시며 쑥을 캐는데 얼마전에는 고개가 돌아가지 않는다시기에 MRI을 찍기도 했는데 다행히 이상이 없으며 연세때문인것 같다는 답이었습니다.

병은 마음에서 온다고, 그동안 여러 병의원에서 갑상선 검사, 초음파와 엑스레이를 찍었으며 한의원에서 침과 물리치료를 하기도 했는데 엄마는 여전히 고통을 호소했기에 그날은 큰맘 먹고 진해 연세병원에서 MRI을 찍고 벌침을 맞았으며 물리치료까지 했었는데 의사선생님이 이상이 없다고 하시니 엄마는 그날 오후부터 목이 움직여진다고 하셨으며, 그 다음날 가까운 한의원에서 물리치료를 받았으며 지금도 가끔 물리치료를 받는데 연세병원에서 이상이 없다고 하니, 조금 불편해도 엄마는 꼼지락거리니 비싸긴 했지만 MRI을 잘 찍은 것 같습니다.

 

일요일은 다른날보다 더 바쁩니다.

군항제팬인 얼라아부지 밤벚꽃놀이 한 번 못 갈 정도로 들일을 해야 할 판이거든요.

지난 일요일 일찍 친정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 다녀오더니 아침 식사도 않고 들로 갔습니다.

굼뱅이처럼 느릿느릿 들에 가니 하루 일 반은 한 듯 했습니다.

지난주에 심은 꽃들 얼마나 자랐으며 어떤늠이 꽃을 피웠나 점검하고 있으니 큰소리를 냅니다.

들일은 뒷전이고 꽃만 보더라... 밭갈때 비닐 좀 줍고 하소. 돼지감자도 줍고.

 

텃밭 평상에서 보이는 풍경입니다.

눈을 뒤집어쓴듯한 산은 벚꽃입니다.

이런 풍경앞에서 일만 한다면 소지 사람입니까.

 

 

텃밭을 오가는 길입니다.

마을의 작은 동산에도 벚꽃이 만발입니다.

집에 붙어 있고 텃밭일 하는 걸 기특하다고 해야지.

 

 

작은 풀꽃들이 깨어나며 민들레, 청경채꽃이 피었으며, 몇 년전 작은 화분의 향기부추를 들에 옮겼더니 꽃을 피웠습니다.

이렇게좋은 날~ 노래가 절로 흥을거려지는데 흙을 파게하고 비닐을 줍게 하다니...

 

 

 

지난해까지 돼지감자가 있던 밭인데 전날인 토요일에 거름을 냈기에 고추모종을 심기 위해 갈아 골을 타고 있습니다.

맞다, 오가피나무 아래 풀 매라고 했는데...

 

 

지난주에 토란을 밭귀퉁이에 묻어 뒀으며, 베란다의 토란은 싹이 났기에 작은 연못 주변에 심었습니다.

파종용 토란은 흙과 겨를 섞어 묻어 둔다고 했지만 자루에 넣어 베란다에 보관한 토란은 기온이 높아 그런지 싹이 더 잘 났습니다.

아~ 힘들어!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털털이 했는데 가꼬가까?

엄마 힘들어 안되거든요, 우리 먹을거 많으니 집에 있으소. 엄마 그냥 계시는게 도와주는 데...

그래도 배고픈데 묵고해라, 가꼬가께~

엄마는 언제나 할 이야기만 하시고 전화를 끊습니다.

오신다고 하셨으니 오십니다.

그런데 한참 지나도 오시지 않았기에 오시다 넘어지신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되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토란을 심고 있는데 파라솔 아래에 오셔서 부릅니다.

빨리 온나 배 고푸다~

 

커피 무라, 뜨시다.

엄마는~ 어제 타둔 커피도 있고 여기서 타 무도 되는데 뭐 할라꼬 타 오노.

목욕바구니를 엄마집에 두다보니 목욕가는 날엔 엄마는 커피를 타는데 이때는 엄마는 센스쟁이가 되지만 텃밭에 커피를 타 올 땐 오지랖입니다.

뜨시다 빨리 무라고 하시며 털털이가 든 찬합을 우리앞으로 내미는데 소심한 우리 엄마 설탕을 털털이 옆에 담았습니다.

설탕대신 꿀을 드시라고 해도 꿀은 언제나 나에게 챙겨주며 엄마는 버릇이 안 되서 하시며 설탕을 드세요.

맵쌀을 빻아 털털이를 해 먹는데 엄마는 양이 차지 않는지 두 되를 더 빻아 왔다며 털털이는 쌀을 많이 넣어야 맛있다고 하시는데 그러면 쑥향이 덜 할 것 같아 나는 쑥을 많이 넣는 편입니다.

 

 

3월에 찍어 둔 쑥버무리 사진입니다.

쑥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털어내고 쌀가루는 설탕 조금과 체에 내려 살살 버무려 찌면 되는데, 방앗간에서 쌀을 빻을 경우 소금간을 해주기에 소금간을 따로 할 필요가 없는데 개인에 따라 소금과 설탕은 가감하면 됩니다. 쑥의 양과 쌀가루 양도 마찬가집니다.

쑥버무리를 경상도에선 쑥털털이라고 하는데요, 털털 털어 만들어 먹는다고 쑥털털이라고 하는데 우리야 맛을 기억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제사를 모시보니 대추와 밤이 남게 되는데요, 제사 모시고 남은 밤을 쑥버무리에 함께 넣었으며, 대추는 모아 대추차를 만들었습니다.

 

 

 

찜기에 쪘는데 밤이 설익어 조금 더 뒀더니 쌀가루가 물러 졌기에 동네 할머니께서 "이기 무슨 털털이고."하셨지만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음식은 간입니다.

 

 

 

 

 

첫쑥버무리를 한 날 대추차가 잘 어울릴 것 같기도 했고 처리도 필요했기에 대추차를 만들었는데 이 사진에는 매화차네요.

올해 매화로 만든 매화차인데 서울 딸에게 보내줬더니 잘 마시고 있다고 합니다.

 

- 매화와 매화꽃차 만들기

 

 

이날 선반 가리개용으로 주문한 린넨 차타월이 왔었습니다.

우리 엄마 알면 기절할 정도의 값이었는데 봄맛을 내려고 준비했었는데 대추차를 만들어 받쳐보니 좋았습니다.

그런데 값에 비해 가리개는 빛을 발하지 못 해 안타깝지만 고집대로 가리개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추차에는 대추고명을 했습니다.

 

 

대추차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대추와 약간의 생강을 넣어 푹 고으는데 2시간 정도 곤것 같습니다.

대추가 푹 물러지면 채반에서 으깨어주면서 흘러내린 대추물을 끼얹어 계속 으깨어 달인 물을 30분 정도 더 끓여주면 진한 대추차가 되는데 대추 자체가 달기에 꿀 등은 따로 넣지 않아도 좋았습니다.

 

 

쑥털털이 이야기하다 곁가지가 많았습니다.

쑥은 면역력 증강과 해독작용에 좋다고 하는데요, 백혈구는 혈액속에서 해로운 병균을 잡아먹는 세포로 쑥은 이 백혈구의 수를 늘려 면역기능을 높여준다고 합니다. 쑥에 함유되어있는 체네올 이라는 성분은  쑥의 특유한 향기를 나타내는데 체네올은 대장균, 디프테리아균을 죽이거나 발육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을 뿐아니라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하요 소화를 돕는 작용까지 하는데 몸이 중금속이나 더러운 독에 의해 오염된 몸을 살균하는 효과 또한 뛰어나다고 합니다.

쑥에 함유되어있는 비타민, 미네랄 등은 간의 해독기능과 지방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피로 회복 및 체력개선 기능을 하며, 인체 내의 다량의 자유 라디칼이 빛이나 방사선 등의 영향을 받아 혈액중의 산소와 결합하여 과산화지질을 만드는 과정중에 노화가 진행되는데 쑥은 탄닌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과산화지질의 생성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항산화효과가 있어 세포의 노화를 방지한다고 합니다.
또 쑥은 몸 안의 냉한 기운과 습한 기운을  내보내는 작용을 하는데 여성이 겪는 만성적인 허리질환의 통증과, 어깨 통증 및 냉기와 습기를 해소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여 각종 여성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하니 여성을 위한 식재료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일요일에는 두끼를 들에서 해결하는데 일요일 그날은 엄마 덕분에 든든한 새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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