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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4월의 텃밭, 매일이 그림이어라

by 실비단안개 2014.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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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인고추와 참다래 등 베란다에 것들을 손봤습니다.

다시 봄이니 장아찌류를 담기 위해 용기가 필요했거든요. 친구 불러 매화차 마시고 오가피열매 효소와 커피 마시고 쑥떡 먹으며 오랜만에 수다스레 보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후에 나가게 되었는데 해가 많이 길어졌기에 오후에 텃밭으로 가더라도 일을 제법 합니다.

어쩌면 이런 날들이 이어질까 싶을 정도로 따스하고 고요한 날들입니다.

 

텃밭을 한 바퀴 둘러 봅니다. 숲이 눈부십니다.

죽은듯 고요하더니 어느새 잎을 틔웠습니다.

거뭇한 팔다리가 얼마나 가려웠을까 싶습니다.

무얼하고 싶은 마음이 나지 않을 정도로 숲에선 새소리만 들렸습니다.

 

 

동네가 보이는 반대 방향도 마찬가집니다.

가지끝까지 봄입니다.

 

 

텃밭에 들어서 고개를 들면 꽃이 달린 으름덩굴이 나무에 걸렸습니다.

다가가 으름덩굴꽃을 따로 찍고 싶은 마음같은 건 들지 않습니다. 텃밭 둘레에 으름덩굴이 많이 있으니 찍고 싶을 땐 언제나 찍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으름덩굴 아래엔 잡풀이 꽃을 피웠습니다.

예전에 꽃이 고플 땐 풀꽃 하나에도 목이 메이곤 했지만 이제 천지에 봄꽃이며 풀꽃입니다.

며칠전만해도 그저 작은 잡풀이었는데 잠깐새 하얀꽃을 피웠습니다. 얼라아부지와 부모님께서 봤다면 풀 메야겠다 하시겠지만 그 말씀 떨어지기전까지 이대로 둘 참입니다. 그 사잇길을 걷습니다.

 

 

들고간 것들을 평상에 놓고 윗도리도 하나 벗고 화단을 살폈습니다.

몇해전 주남저수지 근처의 밥집에서 얻은 누운주름잎입니다.

그 집에서는 야생화를 키우기도 했었기에 꽃이 앙증맞기에 좀 달라고 했네요.

이늠 가느다른 줄기가 얼마나 잘 자라는지 우리집 베란다 화분마다 뿌리를 내리고 있는데 지난해 화분 하나를 텃밭에 가져 뒀더니 죽은 듯이 고요하더니 더는 안되겠는지 일어나 잎을 열고 꽃을 피웠습니다.

사진과 달리 꽃이 아주 작습니다.

 

 

좀 있음 해가 넘어갈 겁니다.

이슬 가득한 아침 풍경도 좋지만 하루를 마치는 시간인 이때는 아주 푸근해지는 풍경이 펼쳐지는데 참으로 눈부십니다.

새 씨앗들을 뿌려야 하는데 청경채꽃 구경하느라 두고 있으며 토종갓도 꽃 보기전에는 캐내지 않을 겁니다.

 

저도 처음 알았는데요, 청매실나무잎은 모두 연두색이며 홍매실나무잎은 붉은기가 돕니다.

그동안 왜 몰랐을까... 열매가 열릴 땐 모두 초록이었던 것 같은데요.

며칠전 둘이 평상에 앉아 내려다보면서 그랬지요.

청매실나무잎은 모두 푸르고 홍매나무는 잎이 붉네. 그렇네.

 

 

아래 첫번째가 청매실 나무잎이며, 가운데건 구지뽕나무잎, 마지막 건 음나무순입니다.

모든 나무의 순이 일제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올해 심은 산수유, 사과나무도 새순이 돋았으며, 3월 마지막 장날에 사서 심은 목련도 솜털을 떼지 못한 새순이 돋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심은 단풍나무와 두번째건 올해 심은 자두나무같은데 잎이 풍셩해졌습니다.

어디에 심었는지 잊을까봐 기록을 했는데 역시나 헷갈리니 꽃 피면 제대로 불러줘야 겠습니다.

마지막 붉은 새순은 가죽나무인데 참죽이라데요.

붉은 건 좋은 건데 몇 해전 농협에서 공짜로 나눠준 건 맛이 덜한, 좀은 초록빛이 나는 건데 맛이 좋다는 붉은 가죽을 땄습니다.

 

 

덩굴을 너무 많이 잘랐기에 모두 죽은 줄 알았는데 참다래덩굴이 순을 마구마구 피우고 있습니다.

해를 마주하니 더 선명했습니다. 5월말즘이나 6월에 하얀꽃을 피울겁니다. 덩굴마다 하얀 꽃을 벌써 그립니다.

 

 

이렇게 놀고 일을 합니다.

김치를 담그기 위해 돋나물을 뜯었으며 산나물도 뜯고 머위도 뜯고 미나리도 올해 처음으로 캤습니다.

바구니 가득 고물거리는 이건 오가피잎인데 장아찌용입니다.

지난해엔 좀 늦게 땄기에 부지런을 떨었습니다.

 

 

텃밭을 나서면서 다시 한 번 고개를 들어 봅니다.

꿀밤나무 같죠?  색이 참 곱습니다.

이맘때는 잎들이 꽃 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초록이 몇 가지일까, 연두색이 몇 가지일까... 누가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을까.

 

 

개울을 따라 걷습니다.

좁은 시골길이다보니 저절로 개울로 눈이 가는데 벚꽃이 함께 흐르고 있습니다.

다른 동네는 어떤지 모르지만 여긴 벚꽃이 지면 봄이 다 간듯 한데 개울물에 흐르는 꽃잎을 보니 안심입니다.

 

 

개울옆의 논입니다.

아직 논에 물을 대지 않았기에 냉이꽃과 부드러운 복새가 평화롭습니다.

 

 

저녁밥상에 올린 봄 한접시입니다.

방풍과 가죽, 두릅입니다.(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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