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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꽃거지 꽃씨 파종하여…

by 실비단안개 2014.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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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있는데 구경할 꽃이 없다!

 

그동안 많은 꽃들을 찍었습니다.

들꽃, 원예종 구분없이 찍었으며 당시엔 땅이 없었기에 화분 조금씩 구입하는 그런 재미로 살았습니다. 또 손바닥만한 화단에 이런저런 꽃들이 치이게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해 4월, 꽃이 좋은 시절이었지만 텃밭에 꽃이 없었습니다.

풀꽃과 찔레 등 야생화는 있었지만 그때그때 보고 싶은 꽃이 없었습니다.

나 거렁뱅이야, 나 꽃거지야 할 정도로 빈텃밭이었습니다.

근처에 청소차정차장이 있는데 그곳엔 참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탁자, 화분, 항아리 등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 버려져 있기에 하나씩 주워 텃밭으로 날랐는데, 그때마다 나 꼭 거렁뱅이 같다고 주절거렸습니다.

그래도 쓸만한 건 스칠 수 없었습니다.

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다닐 때 많았던 그 꽃들이 어디로 갔을까요?

 

금송화와 백합, 국화 등 기본적인 식물은 친정에서 구할 수 있었지만, 사람이 기본적인 것만 먹고는 살아도 꽃은 그렇지 않잖아요.

카메라 들고 마음컷 나갈 수도 없으니 꽃이 얼마나 고팠겠습니까.

 

군항제 전날 여좌천변에서 벚꽃을 찍고 굴다리쪽로 가는데 마치 야생화전시장처럼 듣도보도 못한 꽃들이 도로에 가지런했습니다.

와~

 

멋드러진 서부해당화는 너무 비쌋기에 깽깽이풀, 아프리카 민들레 등 몇 가지를 구입했습니다.

몇 가지 식물을 들고 오려는데 아주머니 한분이 자기집에 갈라우하며 묻더군요.

네!

 

 

여좌동 굴다리옆의 아주머니댁입니다.

14년째 야생화를 가꾼다고 했으며, 번식력이 좋은 식물은 나눠야 한다면서 몇 가지를 신문지와 비닐에 싸담아 주었습니다.

커피와 과일도 얻어먹고.

어디에 산다, 어디까지 쑥 캐러 가 봤다 등 이야기를 나누면서 블로그명함을 드리면서 드릴게 채소뿐이지만 텃밭에 꼭 들려 달라고 했습니다.

(후에 친구 두 분과 텃밭에서 쑥과 상추 등을 캐 가셨습니다.)

 

꽃집에서 산 꽃과 얻은 식물 등으로 꽃이 상할까봐 버스를 탈 수 없어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기사님게 자랑을 했지요.

제가 오늘 천사를 만났는데요, 주절주절~~

꽃값보다 택시비가 더 나가겠는데요.

그래도 꽃이 다치면 안되잖아요~

 

 

구입한 식물과 얻은 것들입니다.

히야신스와 흰수선화는 향기가 좋아 구입했으며, 할미꽃은 지난해 세 포기중 한 포기만 살아 남았기에 다시 구입했고 깽깽이풀은 귀하기에 구입했습니다.

땅이 습하고 기온이 낮아 그런지 지난해 구입한 금낭화와 하늘매발톱은 결국 싹이 나지 않았는데 근처 아는 집에서 구해 심을 생각입니다.

미니붓꽃과 섬초롱꽃, 둥굴레 등 많이 얻었는데 펼쳐놓았을 때는 푸짐했는데 사진으로 보니 그렇지 않아 속상하네요.

 

 

파종하는 김에 지난해 받아 둔 꽃씨도 함께 파종했습니다.

소중한 봉숭아와 금송화를 비롯 코스모스, 해바라기, 붓꽃, 접시꽃, 풍선덩굴 등입니다.

까맣고 동그랗고 길죽한 씨앗에서 이름과 잘 어울리는 꽃이 필날을 기다리며.

 

 

지난해 5월, 김달진 문학관에 들렸을 때 학예사님이 어린 비파나무 세 그루를 주었으며, 김씨 아저씨는 능소화와 백정화 등을 주었고, 통장님은 꽈리 등을 주었으며, 할머니의 빈집에서 아드님이 해당화를 삽목하라고 주었습니다.

그런데 해당화는 죽었으며, 비파와 능소화, 꽈리 등은 잘 살고 있습니다.

그때 학예사님께도 그랬습니다.

제가 마치 꽃거지같다고요.

 

 

가지가 하나 더 나온 비파인데 두 그루가 살았으며, 능소화는 가지를 잘 뻗고 있는데 사진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감나무 아래에 꽈리가 많이 번졌으며, 붓꽃 옆으론 떡방앗간에서 얻은 무늬둥굴레가 제법 번졌기에 화분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울을 다시 쳤지만 지난해 울은 참으로 엉성했는데요, 우리는 무궁화로 울을 만들기로 하고 무궁화를 제법 많이 주문하여 심었으며 삽목도 했습니다.

지금 모두 잘 자라고 있는데 삽목한 무궁화를 밭귀퉁이에 임시로 묻어 두었는데 이늠의 영감탱이가 관리기로 밭을 갈면서 무궁화를 잊고 몽땅 갈아버렸네요. 아까운 무궁화.(당시 검은 움막에 삽목 무궁화를 뒀음)

 

 

 

▲ 2013년 5월 29일(무궁화, 달개비, 국화, 백일홍, 붓꽃 등)

 

여좌동 아주머니께서 준 미니붓꽃이 꽃을 피웠으며, 주남저수지 근처 밥집에서 얻은 누운주름잎이 많이 번졌기에 며칠 전 텃밭에 온 친구에서 나눠줬습니다.

아래 노란꽃은 아프리카 민들레인데 이게 우리나라 민들레처럼 피고지고를 반복하며, 옆엔 매화헐떡이라고 했는데 이름이 하도 이상하기에 구입했는데 뿌리를 잘 내렸는지 잎이 더 돋았습니다.

매화헐떡이는 천식으로 숨이 차서 헐떡일 때 쓴다하여 헐떡이란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하며, 다른 이름으로는 헐떡이 약풀, 천식약풀, 산바위귀 등으로 불려진다고 합니다.

 

 

지난해 가락에서 얻은 노랑어리연이 이제 노란꽃을 피웠으며, 봄 내내 애를 태운 연이 잎을 내밀었는데 과연 연꽃 구경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왼다리베드로님이 심어 준 연이 잘 자라고 있으며, 항아리에 심은 소무비도 대가 올라 왔습니다.

모두들 기특합니다.

 

 

우리 경은네는 밭에서 꽃만 보고 있다고 타박하는 얼라아부지지만 예초기로 풀을 베면서 토끼풀을 남겨두는 센스라니.

지난해 잡초를 뽑으면서 토끼풀은 따로 모아 군데군데 심었거든요.

 

 

아직은 자리를 잡지 못한 꽃밭입니다.

깽깽이풀이 흙내를 잘 맡았는지 튼튼하며, 옆으로 박하도 얻어 심었습니다.

몇 년전 박하가 많았기에 올케에게 주면서 밭에 심도록 했는데 번식력이 강해 다 뽑아 버렸다기에 강동에 채소모종 구입을 위해 갔더니 마침 그 집 마당에 박하가 흩어져 있었기에 조금 얻어 와 심었습니다.

텃밭에 옥녀꽃대가 흩어져 있기에 화분에 심기도 했네요.

유카는 누군가가 집앞에 버렸기에 손바닥만 한 우리집 화단에 심어 몇 년 키우다 밭에 옮겼는데 화단에 새끼가 또 자라고 있습니다.

 

 

3월 31일 씨앗파종한 해바라기, 금송화, 풍선덩굴입니다.

풍선덩굴 새싹은 처음 보는데 새싹이 하트모자를 썼기에 풍선덩굴이구나 했습니다.

금송화는 한포기도 많이 번지기에 대부분 속아내야 하는데 아까워 아주 조금 속아냈는데 차츰 더 속아내야지요.

 

 

몇 년전 삼랑진 여여정사 가는 길 전원주택에서 만났던 풍선덩굴입니다.

그런데 놀랍게 우리 동네 한 집에서 자라고 있었기에 씨앗을 받았는데 까만 씨앗에 하트가 모두 있는 아주 이쁜 씨앗입니다.

풍선덩굴은 다른 이름으로 heart pea라고도 한다고 했는데, 열매의 생김이 아닌 씨앗의 생김으로 heart pea라고하며, 우리 이름으로 하면, '사랑콩'이 되겠습니다.

 

풍선덩굴은 꽃말을 궁금하게 하는 식물인데, 풍선덩굴의 꽃말은 '어린 시절의 즐거운 추억(재미)'입니다.

다른 꽃도 마찬가지지만, 식물과 참 잘어울리는 꽃말입니다.

 

 

지난해 웅천의 고은꽃집에서 구입한 창포가 꽃을 피웠습니다.

무늬창포도 함께 심었는데 꽃창포 번식력이 강하다보니 무늬창포가 보이지 않을 정도인데 장마철에 따로 심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해 삽목한 장미가 첫 꽃을 피웠으며, 잘라버리라고 하는 찔레를 뒀더니 역시 하얀꽃을 피워 향기롭습니다.

 

 

괭이밥은 화분에 심어 바구니에 담아 뒀습니다.

버려진 꽃바구니 등이 보이면 주워 식물을 심는데 우리 엄나는 야는 참 별나네 하시지만 엄마가 웃으시니 그게 싫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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