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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10월 텃밭풍경, 가을날 오후 작은딸과 함께 하다

by 실비단안개 2014.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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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갓과 적운무로 물김치를 담그면 색이 참 곱습니다.

밥상에 올린지 벌써 여러날이 되었는데 그저께야 작은딸이 한마디 합니다.

"이 색깔 무로 피클 담그면 이쁜데."

틀림없이 어디 술집에서 본 적운무 내지 비트로 담근 피클일 겁니다. 이 아이는 술집의 안주거리를 빼면 밥상에 올리는 찬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거든요.

그럼 내일 텃밭에 같이 가자.

 

할머니와 목간 다녀올테니 빨래해서 널고 나중에 함께 텃밭에 가자.

대답은 정말 찰떡같은 아이인데 옷 갈아입는 게 귀찮아 늘 밍기적거리는 편이기에 음식물쓰레기와 마늘껍질 등 텃밭에 가져갈것이 많다고 엄살을 부려 겨우 함께 텃밭으로 갔습니다.

 

하얀구절초 지려고 하니 노란 산국이 피었습니다.

풀을 맬때나 예초기를 사용할 때 행여 뜯기거나 잘려나갈까 애를 태웠던 들꽃입니다.

 

 

 산국옆으로 꽃향유와 금송화가 피어 있는데 금송화는 여러날 피어 있기에 텃밭이 마치 꽃밭같습니다.

 

 

단감팸투어 다녀오니 토란을 캤으며 해바가기도 씨앗을 받기 위해 잘라두었는 데 내년에는 좀 더 많은 해바라기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가 더할수록 두루 풍성해지고 있습니다.

 

 

오가피열매를 따 7.5kg은 효소로 담가뒀는 데 팸투어 간 날 또 따 뒀기에 잘 씻어 말려뒀습니다.

구지뽕, 오가피나무 등과 함께 약물을 끓이기 위해서입니다.

 

 

평상을 대충 정리하고 아이가 궁금해하는 무밭으로 갔습니다.

이게 뭐지, 이게 뭐야, 무야, 와 신기하다, 어떻게 뽑지?

이 아이는 엄마아빠가 매일 텃밭에서 놀아도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으며, 친구가 텃밭구경 온다고 하는데 어떻게 할까 묻기에 그러라고 했지만 그후 다른 소식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런 아이가 텃밭나들이를 했으니 엄마인 제가 더 신나했습니다.

 

 

콜라비, 적운무와 무입니다. 잘 자라고 있습니다.

 

 

고운 색이 신기하여 폰으로 찍습니다.

그러다가 비트는 뭐지? 하며 묻습니다.

비트는 지난해 심었던 건데 속까지 짙은 자주색무고, 콜라비는 뿌리같은 게 밭의 흙위에 있지만 비트는 뿌리가 땅에 박혀있지.

아~

 

 

아이가 좋아하는 양배추입니다.

적양배추를 보더니 이건 뭔데 합니다.

그건 항암효과가 뛰어나다는 적양배추.

어떻게 캐지요?

칼을 뿌리 가까이 대고.

뽑으면 안되나?  또 안나나?

양배추는 뿌리를 남겨둬도 안 날걸.

적양배추는 자람이 더디기에 두고 보통 양배추 한통을 캤습니다.

 

 

카레라이스를 만들어야 겠다며 당근도 캤습니다.

그리곤 고개를 박고 폰에 담아 멀리 있는 언니에게 보냈습니다.

엄마 텃밭이 백화점 지하네.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텃밭입니다.

 

 

지난주에 파종한 양파입니다.

적양파 700주를 파종했더니 구멍난 멀칭비닐이 남았기에 흰양파 500주를 다시 파종했는데도 남았기에 방풍초옆에는 어성초를 구해 심었으며, 남은 곳엔 대파를 심을까 생각중입니다.

지난해 뱀을 쫒기위해 어성초를 구해 심어두고 무심히 두었는 데 단골 미용실에서 어성초와 자소엽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방송에 나왔다면서 탈모 등에 좋다나요.

하여 조금 있는 어성초와 많은 자소엽을 말려 미용실에 주었더니 건어성초 100g당 8,000원, 자소엽은 100g당 4,000원으로 계산해주며, 건재상의 소매가라고 하더군요.

들깨기름을 짜기위해 들깨를 좀 많이 심고 드문드문 자소엽을 심어뒀는데 우연찮게 이게 돈이 되었기에 누이좋고 매부좋다고, (미용실에서 구입 더 요했음)필요한 이가 있을 것 같아 내년엔 어성초와 자소엽 양을 좀 늘려볼까 합니다.

 

 

고추가 탄저병이 들었기에 아래밭은 몽땅 뽑았으며 윗밭은 풋고추라도 먹자며 조금 두고 나머지에는 마늘과 양파를 심었습니다.

이 많은 마늘과 양파 어디다 저장해야 할까요.

 

 

실오래기같은 양파 1,200주를 혼자 심었더니 다음날 허벅지가 아프긴 했지만 지금 잘자고 있는 듯 하여 흐뭇하며, 자리를 잡으면 보온을 위해 볏짚을 덮어 줄 생각입니다.

 

 

마늘밭 두렁에 심은 토종적갓과 청경채입니다.

벌레구멍이 송송하지만 청경채는 선짓국, 짬뽕국 등으로 두루 쓰임이 많기에 좋아하며 적갓은 요즘은 물김치를 담그며 김장속도 할 것이며 적갓김치도 담글겁니다.

 

 

너무나 서글펐던 배추모종이었는 데 이렇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심을 당시엔 적배추가 아주 월등했었는 데 지금은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작은딸이 처음 태어 났을 때 큰아이와 다섯살 차이였기에 정말정말 아기였는데 지금 함께 자라듯이요.

 

 

배추속이 얼지 않도록 서리내리기전에 묶어야 할 겁니다.

 

 

거금을 들인 제충국인데 꽃이 지고 있으며, 봄에 핀 꽃 씨앗이 떨어져 군데군데 새순이 돋고 있기에 보온을 위해 자른 볏짚을 덮어 두었습니다.

뒷쪽의 파 같은 건 꽃무릇인데 꽃이 지고 지금은 잎이 났습니다.

 

 

궁금했는 데요, 이게 무슨 열매지?

풍선덩굴은 작은 꽃을 피우지만 씨앗주머니는 마치 열매같습니다.

풍선덩굴인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씨를 품고 있지요.

누가 그랬는 데요?

누구긴 엄마가 붙였지, 볼래!

까만씨앗마다 하트가 그려진 꽃씨가 아이는 마냥 신기하여 손바닥에 놓고 폰에 담습니다.

 

 

토란대가 없는 밭이 휑하긴 하지만 흙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겨울을 이길 수 있는 채소들이 자라고 있으니 보기에 휑하다고 빈밭이 아닙니다.

 

 

올 겨울과 새봄까지 밥상에 오를 겨울초입니다.

봄동도 씨앗파종해야 하는 데 지금은 바땅한 자리가 없기에 시금치 조금 솎아 낸 후 파종해야 겠습니다.

 

 

저녁찬거리를 장만했습니다.

청경채숙채를 위해 솎았으며, 상추와 치커리도 솎았습니다.

치커리보라색꽃을 따 머리에 꽂았더니 이상한 동네아줌마같다고 합니다.

그래도 엄마는 너와 함께라면 무조건 좋아요~.

 

 

모듬상추를 뿌려둬었더니 잡초가 먼저 나 자라고 있습니다. 지금도 가능하지만 겨울 잘 이겨 새봄에 밥상에 오를 것들입니다.

이 속에는 내년 봄에 꽃이 필 광대나물도 있습니다.

 

 

매실나무 아래에 심은 고구마는 아직도 푸릅니다.

여름날 오이와 함께 밥상을 풍성하게 해 주었으며 서리가 내릴때즘이면 수확할 예정입니다.

 

 

고구마이랑 앞으로 민들레밭입니다.

민들레는 번식력이 강하기에 모조리 뽑아 버리고 열무를 파종하기도 했지만 민들레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그 자리에서 이렇게 자라고 있습니다.

여기는 남부지방이라 따듯하기에 겨울에도 민들레꽃이 피기도 합니다.

김치도 담그고 효소도 담글것들입니다.

 

 

그것도 감나무 아래에 왜 꽈리를 얻어 심었을까.

이쁠것 같아 감나무 아래에 심었는데 마삭이 감나무를 타고 오르기에 이쁨이 배가 되는 풍경입니다.

단감에 연연해하지 않다보니 자라는 그대로 대부분의 것들을 두고 있습니다.

행복한 오후였습니다.

이쁜딸 둔 푼수엄마의 오지랖. 10월 30일

 

 

시월 마지막날, 잊혀진 계절 듣지 않으면 서운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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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계절 - 이용

(*우~~~ ~~~~ ~ ~~~ ~ ~)

지금도 기억 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 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 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날 울려요~

(*우~~~ ~~~~ ~~~ ~ ~)


가사 출처 : Daum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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