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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지사님, 갑질 맞습니다

by 실비단안개 2014.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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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일 경상남도가 학교 무상급식 실태 감사를 강행하기로 한 가운데 시민단체가 도 감사반의 학교 출입을 막겠다고 예고해 양측의 충돌이 예상되었는데, 이  예상을 깨고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경남교육청이 도 감사를 거부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하며, '감사 없는 예산은 없다'란 원칙에 따라 더 이상 무상급식 지원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대신에 무상급식 보조금 예산을 예비비로 편성, 서민과 소외계층 자녀에게 직접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즉 서민의 자식은 눈칫밥 먹어라는 말씀입니다.

 

제 친구 김말자는 초등학교 급식소에 근무한지 15년이 되었기에 급식소에서 프로입니다.

우리는 가난하고 어려운 시대를 함께 했기에 가끔 만나면 밥과 도시락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는 데 동창회때면 절정을 이룹니다.

요즘은 학교에서 급식을 하지만 당시엔 대부분 양은도식락에 밥을 싸다녔으며 점심시간이면 밥은 싸늘하게 식어 있었습니다.

이 도시락은 추억의 도시락이라고 하여 고깃집에서 맛을 볼 수 있었는 데, 이 추억의 도시락에는 계란프라이가 하얀 쌀밥위에 있었는 데 당시엔 계란이 귀했기에 좀 산다는 집 아이들 도시락에만 있었으며 소세지를 싸오는 친구는 그날 친구가 가장 많은 날이 되기도 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때로 기억되는 데, 당시 점심을 굶는 친구들에게 학교에서 옥수수죽과 옥수수빵이 주어지기도 했는 데, 오래된 기억이긴 하지만 옥수수죽을 준다고 하여 급식비조로 학교에서 무얼 받거나 하지는 않은 듯 했으니 소외계층에 대한 무료급식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옥수수죽을 배급받으면 소외계층이란 걸 친구들이 알지만, 우리는 당시 고픈배를 채우는 게 우선이었지 요즘처럼 친구 눈치쯤은 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 학과공부시간이 5교시까지 있으며 우리는 도시락을 싸 다녔습니다.

지금이야 멸치가 건강식품으로 평가되기에 비싸지만 당시에는 대부분의 친구들이 김치와 멸치를 도시락 반찬으로 했는 데, 멸치는 볶음용이 아닌 다시용 굵은멸치를 반으로 갈라 내장을 제거한 걸 볶거나 했을 겁니다.

그런데 옥수수죽을 도시락에 받을 정도로 넉넉치 못 했던 친구들은 이후 옥수수죽(배급)이 없어진 후 도시락을 싸다니지 못 했던 친구들은 점심을 굶거나 친한 친구와 나누어 먹거나 물로 고픈배를 채워야 했습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자랐다고 들었는 데, 눈칫밥 서러움을 어느 정도 알 만한 분이 무상급식 감사를 내세워 아이들이 눈칫밥을 먹게 해서는 안 됩니다.

급식비를  제 때 내지 못 하면 담임은 학부모에게 전화 독촉을 하게 되는데, 무료급식후 이런 일을 하지 않아도 돼 어느 담임은 무료급식은 학부모와 얼굴 붉히지 않아 좋다고 했으며, 학부모 또한 세금으로 냅니다만 급식비를 따로 지출하지 않아도 우리 아이가 점심을 굶지 않으니 좋은 일이며, 학생들 역시 눈칫밥을 먹지 않아도 되니 학교· 학부모·학생 모두에게 좋은 일이 무료급식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홍준표 지사는 '감사 없는 예산은 없다'며 도교육청을 감사하겠다더니 급기야 서민과 소외계층 자녀에게 직접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더군다나 감사를 거부하는 박종훈 경남교육감에 대해 "박 교육감이 (나를 향해) '정치적 한탕주의' 또는 '갑질' 등으로 모질게 비판했다"며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었는 데, 어제 홍 지사의 폭탄선언으로 내년 경남지역 무상급식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으니 정말 모진 사람은 자신의 밥그릇으로 아이들 밥그릇을 저울질 하는 홍준표 지사님이니 갑질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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