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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6월 텃밭풍경, 물주고 잡초매는 일이 일생이었지

by 실비단안개 2015.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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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씨앗이나 모종을 파종한지 약 두 달이 되었습니다.

파종때 황량했던 텃밭은 가뭄에도 불구하고 잎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눈 닿는 곳마다 푸르름이 가득합니다.

텃밭에 들어서면 왼편에 감나무가 한 그루 있으며 아래로 접시꽃이 피어있고 백합이 봉오리를 맺고 있으며 섬초롱꽃은 이제 지고 있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감나무에는 지지난해 소사의 김씨아저씨가 준 능소화가 넝쿨을 올리고 있는데 이게 잘 된건지 잘 못된건지 아직 분간이 되지 않습니다. 능소화의 세력에 감나무가 고사하는 건 아닐까 하는 염려가 들거든요.

어쨌거나 올해 감나무에 핀 능소화를 볼 듯 합니다.

 

 

파라솔을 스쳐 계단을 오르면 역시 왼쪽의 다른 감나무 아래에 꽈리가 자라는데, 꽃이 피었으며 성급한 늠들은 열매를 맺었습니다.

가을에 빨갛게 익을텐데 그때도 나는 아마 따지 못 하고 그대로 겨울을 맞지 싶습니다.

 

 

계단을 오르면  감자밭이 있고 비스듬히 또 오르면 우리들의 쉼터가 되는 평상으로 가는 길이 있는데 길을 가운대 두고 왼편으로 도라지와 더덕이 자라고 있으며, 블루베리와 초크베리 세 그루가 있고 포도나무 한 그루와 머루포도 두 그루가 있으며, 오른편으로 제충국을 심었는데 이게 지난해 심을 때와는 달리 시원찮지만 꽃을 그냥저냥 피우며 두렁쪽에는 낮달맞이꽃이 화려합니다.

 

 

평상에 가방을 내리고 보는 풍경입니다.

지난해 저쪽 빌라가 섰는지 어쨌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새로운 빌라가 산중턱에 섰기에 텃밭냄새가 예전보다 못 하지만 우리 텃밭은 매일 푸르고 있습니다.

 

 

평상옆의 작은화단입니다.

이곳은 텃밭을 개간할 때 돌밭이었기에 아쉬운대로 화단을 만들어 이런저런 식물들을 모으고 있는데, 서울제비꽃 번식력이 어마어마하여 몽땅 뽑아 다른 곳으로 옮겼으며, 박하 또한 화단을 침범했기에 뽑아 뒷울쪽으로 부분 옮겼더니 화단이 홀가분해졌으며 그곳에 채송화를 솎아 심었습니다.

자주섬초롱꽃이 절정입니다.

 

 

이제 가방을 평상에 내려두고 텃밭을 둘러 봅니다.

아래로 내려가면 왼편에 손바닥만한 토란밭이 있고 옹달샘가에 섬초롱꽃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습니다.

토란밭 귀퉁이에는 처음부터 연과 노랑어리연을 통에 키우고 있는데 연잎이 몇 장 나왔으며, 노랑어리연은 계속 꽃을 피우고 있지만 비가 내리지 않아 꼴이 애처롭지만 개구리와 올챙이들의 보금자리입니다.

 

토란밭둑에 치자꽃이 달콤합니다.

네 그루인데 다른 모양의 치자나무는 도라지밭끝에 있는데 그 치자나무는 아직 꽃을 피우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잎이 선명한 치자꽃보다 겹치자꽃이 좋습니다.

 

 

치자나무 아래로 웅덩이가 있으며 웅덩이 아래에 토마토와 오이, 쥬키니호박, 들깨, 가지 등을 심은 작은 밭이 있습니다.

텃밭에 가면 한바퀴 둘러보곤 오이와 토마토 새순을 따는 게 일이며 요즘은 오이를 계속 따기에 잎 정리까지 하고 있습니다.

줄기 아래 부분의 늙은 잎부터 따 주고, 열매 한 개를 수확하면 1~2개의 잎을 제거하는데 아랫 잎은 노화되면서 누렇게 되는데 영양분을 소모하고 병도 올 수 있기 때문에 지저분해진 잎은 잘라줍니다. 어이가 지지대끝까지 닿았습니다.

 

 

오이자람이 잠시 주춤하더니 다시 주렁주렁 달리고 있으며, 토마토도 많이 컸고 쥬키니호박이 부분 썩고 있기에 잘라 버리지만 우리가 먹고 남을 정도로 달리고 있습니다.

 

 

토마토옆에 얼마전에 심은 참외와 수박인데 덩굴이 제법 자랐으며 침외는 꽃을 피웠지만 수박은 아직 꽃을 피우지 못 하고 있습니다. 감꽃이 많이 피었더니 꼭지째 떨어지고 있지만 병이 든 건 아니지 싶습니다. 감잎이 깨끗하거든요.

 

 

호박지지대를 지나 돼지감자밭을 지나서 아래로 내려가면 기계가 다닐 수 있도록 빈밭이 있는데 둑엔 호박과 여주가 있으며 앞쪽엔 수세미가 자라고 있습니다. 수세미는 한뼘보다 더 자랐으며 여주도 느리지만 꽃을 피워 덩굴을 올리고 있고 호박도 더러더러 열리고 있는데 가뭄으로 물을 이틀에 한 번 꼴로 주고 있으며, 얼마전에 심은 대파와 매실나무 아래 채소에는 매일 물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주 토요일 저녁무렵에 비가 아주 조금 내렸으며 텃밭에 웅덩이가 있어 다행입니다만, 다른 지역에선 가뭄으로 기우제까지 지냈고 소양강댐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고 할 정도로 가뭄피해가 극심하다보니 채소값 또한 뛰고 있다고 합니다.

가뭄으로 전국의 농경지가 마르고 있는데 농사와 물은 뗄 수 없는 관계로 텃밭에 물을 주는 일이 일생이었지 할 정도로 물조리개를 들고 텃밭을 오르내리는 일은 수확을 떠나 꼭 해야 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돼지감자밭뒷쪽의 참다래입니다.

작은 털복숭이 참다래가 가을을 기다리며 대롱거립니다.

 

 

단감이 꼴을 갖추어가고 있으며 포도는 열리지 않았는데 지난해 심은 머루포도나무에는 머루포도가 많이 열렸습니다.

한 그루 있는 블루베리도 익고 있으며 손바닥만 자리에서 자라는 복분자도 익고 있습니다.

 

 

한 포기도 상한 고추가 없는 고추밭인데 비가 조금 내려준다면 열매를 실하게 맺지않을까 싶습니다.

 

 

밭두렁에는 무궁화가 울이 되며 고추의 벌레 예방을 위해 심은 들깨도 예쁘게 자라고 있습니다.

 

 

텃밭의 모든 것들이 다 잘 자리지만 잡초는 더 잘 자라기에 뒷고랑엔 낫으로 베었으며, 자소엽밭엔 오전 내내 맸는데 흐리긴 하지만 기온이 높다보니 뽑은 잡초는 금방 시들었습니다. 그래도 내일이면 잡초는 채소보다 먼저 자라고 있을 겁니다.

잡초를 매는 일이 일생이 될지라도 텃밭일은 자연비타민이 됩니다.

 

 

6월 19일 수확한 호박과 오이, 복분자입니다.

다다기오이인줄 알았는데 조선오이가 맞는 듯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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