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일 출근(?)을 하다시피 하는 텃밭이지만 비가 내린다고 하기에 일찍 텃밭으로 갔습니다.
가는 길에 동네에 핀 능소화를 몇 컷 찍었으며, 개울을 따라 걷다 자귀나무꽃도 찍었습니다. 여름이 오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텃밭에 들어서니 백합이 피었으며 홑왕원추리는 여러 송이가 피었고 접시꽃은 지금도 피고지고 있습니다.
채소재배보다 꽃구경이 더 재밌어서 큰일입니다. 사실은 이 맛에 텃밭에 출근을 하다시피 합니다.^^
도라지도 어제보다 더 피었으며 머루봉지는 잘 씌워져 있었습니다.
평상으로 가는 길에 눈에 띄는 잡초들을 뽑아주는데 이건 언제나 하는 일입니다. 숲냄새가 좋았습니다.
그저께 이런저런 검색을 하면서 삼백초가 검색되었기에 읽어보니 위기식물이라고 나와 있었기에, 어~ 우리 텃밭에 있는데 하며 자세히 보고 찍었습니다.
꽃 욕심이 버려지지않다보니 화단이 엉망입니다.
평상에 가방을 내려두고 텃밭을 둘러봅니다.
장마철에 피는 수국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텃밭일을 하면서 처음 구입한 꽃이 작은 수국이었는데 3년차가 되니 많이 자랐습니다. 처음 이 자리에 심을 때 물가와 가까워 심었는데 옹달샘으로 가는 목이다보니 자꾸 걸리는 듯 하여 옮기고 싶은데 말이 떨어지지 않아 그냥 두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궁금한 건 열무입니다.
며칠전 비에 초토화된 열무는 다음날 북을 돋아주었더니 어느 정도 꼴이 나며 어제보다 더 자라 열무티가 납니다.
매실을 따기전에 샐러리와 치커리를 옮겨심으면서 두렁쪽엔 그냥 두었는데 마음에 걸려 매실나무 앞쪽으로 옮겨심고, 너무 작아 다른 사람눈엔 보이지 않을까봐 막대기를 놓아 표시를 해 두었습니다.
설마 모르고 밟는 건 아니겠지요.
비가 살풋살풋 내리기에 화분밖으로 튀어나온 채송화를 좀 안쪽으로 옮겨심고 봉숭아도 솎아 자리를 찾아 주었습니다.
지난주엔가 옮겨심은 서울제비꽃이 벌써 새싹이 났으니 생명력이 강한 모양입니다.
오이가 많이 달리기에 매일 따다시피하며 멸치볶음을 하기 위해 꽈리고추를 따고, 양파와 된장에 찍어먹도록 피망도 땄습니다.
지난주부터 눈에 거슬렸던 옹달샘 가는 길입니다.
옹달샘주변의 꽃창포 꽃이 졌기에 낫으로 좀 베라고 했는데 어느게 풀이며 어느게 식물인지 구분이 어려워 베지 못 했다고 했거든요.
그 사이 섬초롱꽃과 5월부터 피었던 바위취도 졌기에 이제 정리를 해 주어야 합니다.
비가 내리다말다하니 흙일을 계속 하기도 그렇고 하여 우선 먼지가 앉은 컵과 그릇을 씻었습니다.
토란밭아래 웅덩이에서 씻어 옹달샘물로 헹구고 수돗물 받아 둔걸로 다시 헹궜습니다.
텃밭을 방문하는 이들이 가끔 있기에 맨입으로 보낼 수 없어 물과 주류, 커피를 옹달샘에 담궈뒀는데 한동안 방문이 없었다보니 캔에 이끼가 끼었기에 수세미로 닦았는데 이끼가 깨끗이 지지는 않았습니다.
주류는 평상에 가져다두고 옹달샘으로 가는 길과 옹달샘주변의 풀을 고추따는 가위로 잘랐습니다.
낫질을 할 줄 알면 쉽게 할 수 있는 일인데 가위로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으며 풀이 생각보다 많았기에 손가락에 물집이 생겼습니다.
그래도 풀을 베고 정리를 하니 이름을 아는 식물이 눈에 들어왔으며 마치 숙제를 마친 것 같아 개운했습니다.
생수는 기본으로 물에 담궈 두는데 개구리가 저 먼저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텃밭엔 개구리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풀을 베면서 본 꽃창포잎인데 비가 내려 물방울이 예뻐 찍어주었습니다.
비가 내리다 멎다를 반복하는 게 장마긴 장마인 모양입니다.
차소리, 사람소리, 공장소리가 들리지 않는 텃밭은 비가 내려 새소리도 들리지 않았기에 언제나 듣는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악을 들으며, 비가 내리니 따뜻한 커피가 좋을 것 같아 커피를 끓였습니다.
평상도 대충 정리했는데, 간단하게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살림살이가 있으며, 밭에서 난 마늘과 양파를 저장겸 말리는 중이며 단오전날 채취한 익모초도 말리는 중입니다.
김광석과 이수영, 안치환의 노래를 아마 한 시간 정도 들었나 봅니다.
비가 시간이 갈수록 세차게 내렸지만 우산도 들지않고 내려왔습니다. 그냥 그러고 싶었습니다.(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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